기후변화가 굶주림도 초래...옥스퍼드대학 보고서
기후변화가 굶주림도 초래...옥스퍼드대학 보고서
ESG경제 2023.08.23
옥스퍼드대학 연구진, 폭염 2차 피해 경고
폭염 지역 거주자일수록 식량 불안 더 경험
생산,소득 줄고 식비 이끼려는 경향 심해져
폭염경보가 지속되는 가운데 8월 4일 서울역 행인들이 연신 부채질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ESG경제=이진원 기자] 기후변화가 사람들을 굶주리게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 폭염 발생 빈도가 늘고 강도가 심해지면 건강이 위협받는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폭염의 2차적 피해로 굶주림을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옥스퍼드대학 박사 후 연구원 캐롤린 크로거는 22일(현지시간)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 저널을 통해 발표한 논문에서 “너무 더워서 일을 못 해 수입이 줄게 되면 료품 구매 여력이 줄 것”이라며 굶주림 위험을 경고했다.
폭염 지속되면 굶주림 위험↑
크로거의 연구에 따르면 폭염 기간을 ‘연중 기온이 가장 높은 10%에 속하는 날이 3일 이상이 포함된 일주일’로 정의했을 때, 이 기간 가정 내 ‘식량 불안(food insecurity)’은 작지만 유의미한 수준으로 커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도 인구 수인 약 14억 명을 기준으로 추산해 보니 폭염이 일주일 동안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제대로 먹지 못하게 되는 사람이 800만 명이 넘었다는 게 크로거의 설명이다. 기온이 상승하면 생산성에 따라 수입이 좌우되는 사람들은 일을 포기하거나 더위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져 수입이 준다. 식료품을 아껴 써야 하므로 제대로 먹지 못하게 된다.
크로거는 논문에서 2021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폭염으로 인해 4700억 시간의 노동 시간 손실을 봤다. 이는 1인당 약 1.5주의 노동 시간에 해당한다. "가령 벽돌 운반 횟수에 따라 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경우 더운 날에는 당연히 임금을 덜 받게 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고용 형태가 취약한 국가일수록 피해 더 심해
갤럽 월드 폴(Gallup World Poll)은 매년 거의 모든 국가 성인을 대상으로 식량 불안을 포함한 여러 지표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왔다. 크로거는 여기서 나온 50만 건 이상의 관찰 결과를 연구의 기본 자료로 삼았다.
그는 이 데이터를 ‘보편적 열 기후 지수(Universal Thermal Climate Index)’에서 얻은 온도 데이터와 함께 사용해 한 주 동안 더위에 시달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해 봤다. 그랬더니 전자의 경우 해당 주에 식량 불안을 겪을 가능성이 더 컸다. 특히 더운 날의 수가 많을수록 식량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고용 형태가 취약한 국가일수록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국가에서는 일용직 노동자, 농업 종사자, 비공식 고용 상태에 사람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브리스톨 대학교의 안토넬라 마조네 연구원 역시 폭염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블룸버그에 “크로거의 논문은 단기적 식량 불안과 폭염과 관련된 문제가 서로 얽혀있다는 걸 보여준다”면서 “논문이 기후변화와 식량 안보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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