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안 듣는다, 1000만명 숨질 것" 코로나 이후, 가장 큰 위협
"약 안 듣는다, 1000만명 숨질 것" 코로나 이후, 가장 큰 위협
중앙일보 2021. 11. 19.
항생제 자료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류는 '항생제 내성'을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가 항생제 내성 문제가 코로나19 이후 최대의 보건 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영국 보건안전국(UKHSA·UK Health Security Agency)도 17일(현지시간) 항생제 내성 감염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폭스뉴스는 18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인용해 매년 수백만건의 수퍼버그(Superbug·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 감염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항생제는 폐렴, 수막염, 패혈증을 유발하는 세균 감염의 치료에 필수적인 약품이다. 그런데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체에 항생제 내성이 생기면 세균이 항생제의 영향을 받지 않고 증식할 수 있게 된다.
최근 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3만5000명이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돼 사망한다. 수퍼버그라고 불리는 항생제 내성균은, 항생제 내성이 생긴 인체에 침투해 어떤 약품에도 죽지 않고 증식하는 박테리아를 뜻한다. 영국도 비상이다. UKHSA에 따르면 지난해 '혈류 감염'을 겪은 영국인 5명 중 1명은 항생제 내성 반응을 보였다. 영국 정부는 "이는 항생제 내성 감염이 팬데믹 이후 몇 년 동안 증가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UKHSA 수석 의료 고문인 수잔 홉킨스 박사는 "우리가 책임감 있게 행동하지 않으면 심각한 항생제 내성 감염이 다시 증가할 것"이라며 "겨울철 호흡기 감염량이 증가할텐데, 감기 같은 증상에는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으니,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항생제 복용을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DC와 WHO는 현재의 추세가 유지된다면 향후 수십년 동안 1000만명이 항생제 내성으로 사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직 미군 의무감인 제롬 애덤스 박사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코로나19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전염성이 있으면서 항생제에 내성까지 가진 박테리아가 생긴다면 그것은 (코로나19보다 더한)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항생제 내성 주의경보가 울렸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00명 중 26명은 매일 항생제를 사용하는 등 다른 국가에 비해서 항생제 사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19년 기준 '부적절한 항생제 처방' 사례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당 26.1명이 부적절한 항생제 처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9.5, 핀란드 14.7, 이탈리아 21.7 등 다른 OECD(세계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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