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한반도 주변 4강과 태극기의 4괘
<칼럼>용도폐기돼야할 6자회담…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도권 잡아야
통일을 두려워하는 지도자들…차기 대권의 키워드는 복지 아닌 안보
신성대 출판사 ´동문선´ 대표 (2010.12.22 16:23:58)
태극기를 만들 당시 한반도의 미래를 예견했던 모양이다. 가운데 남북 분단을 두고 주변 4강이 힘을 겨루는 모양새이다. 4강의 힘의 균형이 깨어지면 태극이 요동치게 되고, 태극이 소용돌이치면 4강이 분주하게 밀고 당기면서 태극의 힘의 균형을 유지시키려 하는 형국이다. 대한민국의 국기라기보다는 6자회담 상징기에 딱 어울린다.
6자회담은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라지만 실은 현 남북대치상황의 고착화를 목표로 한 회담이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태어난 정책이 바로 햇볕정책이었다. 안정을 핑계로 남한의 돈과 물자를 북한에 퍼다 주게 해서 남북의 균형을 유지시키자는 전략이었다. 물론 어영부영 밀고 당기면서 큰 충돌 없이 10여년 넘게 끌어왔으니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정치란 것이 원래 그처럼 뭔가 하는 척하며 부산이나 떨면서 제 임기만 무사하게 넘어가는 것이라면 말이다.
햇볕정책은 죄악이다
사실 이 6자회담은 어떻게 해서든 쪼개진 한반도를 영구히 분단시켜 미국과 직접적인 군사적 대치를 피하려는 중국이 고안해낸 전략이다. 그래서 연평도 포격 후 국무위원이란 사람이 청와대에 좇아와 뜬금없이 6자회담을 재개하자고 해 국민들을 열 받게 한 것이다. 중국은 입만 열면 ‘한반도 안정’이다. 이는 한국전쟁에 개입해서 얻어낸 북한에 대한 권리금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의 외교적 수식어일 뿐이다.
북한의 핵개발은 실상 중국의 묵인 하에 꾸준히 진행되어 왔으며, 그것도 과연 북한이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했는지 의문이다. 중국의 부추김과 기술지원이 없었을 거라고 어찌 장담할 수 있는가? 그리고선 남한의 좌파정권을 부추겨 핵개발 비용을 대게 한 것 아닌가? 중국이 누천년동안 오랑캐들을 다루던 상투적인 외교 전략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은 수법이다. 오랑캐는 단순했고 중국은 언제나 음흉했다.
하나 이번 연평도 포격으로 대한민국은 드디어 이천 년 만에 공자님 부채 뒤에 숨은 중국의 진면목을 똑똑히 보게 되었으니, 이 또한 김정일이 준 ‘선물’이라 하겠다. 햇볕정책이 실패로 끝난 이상 6자회담 역시 파기되어야 마땅하다. 똑같은 일을 언제까지 되풀이 할 것인가? 더 이상 중국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 경제적 협력과 군사문제는 별개이다.
이젠 냉전시대의 마지막 유산이자 동북아 발전의 걸림돌인 북한 정권을 전복시켜야 한다. 세계는 더 이상 2천만 북한 주민들의 평화와 인권에 대해 모른 척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지구상 가장 악독한 독재왕조의 체제연장을 도와주고, 2천만 주민들의 인권은 고사하고 굶주림과 기아로 몰아넣는 일에 동참해서는 안 된다. 이는 전 세계가 공감하고 있는 문제이다.
강철은 두드릴수록 강해진다
10여 년간의 햇볕정책의 결과, 느슨한 남북 긴장관계로 대한민국 국군은 한없이 나약해졌으며, ‘반공’이란 단어는 ‘빨갱이’와 함께 쓰레기매립지로 실려간지 오래되었다. 그 촌스러운 단어 대신에 민주, 인권, 혹은 진보로 포장된 좌파 바이러스들이 구제역 번지듯이 사회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실 지난 봄 천안함 폭침 때 대한민국 국민들은 한없이 자괴감에 빠졌고, 탈 쓴 좌파들은 마치 해방의 날이 가까워진 양 정부와 군을 물고 늘어져 분탕질을 해댔다. 대한민국을 전 세계의 웃음거리로 만드는데 혈안이 되었다. ‘진실’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제발이지 북한에다 대고 그런 말 좀 해주길 간곡히 바란다.
그렇지만 이번 김정일의 계산은 분명 시대착오적이다. 그를 비롯한 북한 권력자들이 얼마만큼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에 갇혀 있는가를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70, 80년대적 케케묵은 도발전략으로 3대 세습을 해보겠다는 건지 한심할 따름이다. 설사 그런 식으로 세습에 성공한다 해도 그 정권이 오래갈 리 만무, 도태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진정 세습을 하고 싶다면 뭔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들고 나와 새로운 세상을 열어 나가겠다고 해야 정석이다. 헌데 남한의 조그만 섬에 대포 몇 방 쏘고, 대가리 피도 안 마른 제 새끼를 졸지에 대장으로 세우고, 핵무기를 완성하여 공갈협박하면 사해가 다투어 조공을 갖다 바칠 것이니 인민들이 쌀밥과 고깃국을 먹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헛소리를 반복하고 있다. 차라리 그 돈으로 인민들 굶주림을 해결해주는 것이 훨씬 세습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매도 자꾸 맞다보면 겁도 덜 나고 오기도 생기는 법. 연평도 포격은 드디어 대한민국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영원히 분노할 줄 모를 것 같던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이런 자극은 그 어떤 것보다 강하게 국민적 에너지를 분출시킨다. 그동안 북한에 대해선 참을 만큼 참았고, 동족으로서의 도리도 할 만큼 했다. 이젠 분노를 행동으로 옮길 때가 왔다.
통일을 두려워하지 마라!
태극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게임이 시작되었다. 냉전시대로 되돌아간다 해도 불리한 건 공산진영이지 민주진영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세계만방에다 대고 “어떤 식으로든 통일을 하겠다!”고 끊임없이 외쳐야 한다. 그러니 어떤 세력도 우리의 통일 의지를 꺾어서도, 방해해서도 안 된다는 경고다. 이에 동의하면 우방이고, ‘안정’이란 미사여구로 반대하는 나라는 적국이다.
태극의 요동은 힘의 불균형에서 온다. 주변 4강에 휘둘려서 마지못해 움직이지 말고, 스스로의 몸부림으로 태극기의 구도를 깨야한다. 힘을 기르고 우호세력을 결집시켜야 한다. 한반도 통일이 러시아에 얼마나 득이 되는지를 설득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일본과의 군사협력도 고려해야 한다. 세계가 중국을 압박해서 북한을 포기토록 해야 한다. 북한의 억지 세습이 실패하는 날엔 중국의 현 정권도 그 책임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주지시켜야 한다. 김정일 부자나 중국공산당이나 어차피 일당독재 세습인 건 마찬가지이니까.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다. 그동안 세계평화에도 이바지할 만큼 했다. 이젠 누가 뭐래도 충분히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할만한 역량과 자격을 갖추었다. 이런 기회 다시 안 온다. 그러니 방법이야 각자 다를지언정 다음 대선 공약 1호는 어떤 후보라도 남북통일이어야 한다. 또 다시 철지난 공사나 알량한 복지를 내세우는 그런 지도자를 뽑아서는 안 된다. 반드시 통일을 약속하는 대통령이어야 한다. 그럴 신념 없이는 나서지 마라.
글/신성대 출판사 '동문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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