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만에 유혈충돌.. 팬데믹 시대 G2 갈등에 깨어진 '평화' [뉴스 인사이드]
'또 하나의 화약고' 中·인도 국경지역 / 中·인도 70년간 국경분쟁 / 양국, 히말라야 고산지대 서로 "우리 땅" / 실질통제선 비무장 원칙 지켜며 상황 관리 / 2020년 5월 라다크서 난투극.. 사상자도 발생 / 印, 반중정서 확산.. 中제품 불매운동 벌여 / 접경지역 긴장 고조 배경은 / 코로나 대응 실패 트럼프, 연일 中 때리기 / 中 '의료 실크로드'로 공격적 외교행보 / '편가르기' 양상.. 인도, 美와 더 가까워져 / 中, 확전 자제 '일대일로 지렛대' 활용할 듯
1954년을 즈음해 인도에서는 이런 말이 유행했다. ‘인도와 중국은 형제’라는 뜻이다. 양국 ‘건국의 아버지’ 자와할랄 네루 인도 총리와 마오쩌둥 중국 국가주석은 당시 △영토·주권 상호 존중 △상호 불가침 등 5대 평화공존 원칙을 담은 ‘판츠실 조약’을 체결했다. 두 신생국은 제국주의에 침탈당한 아픔을 딛고 일어난 동지애를 바탕으로 냉전 시기를 헤쳐나갔다.
밀월은 오래 가지 않았다. 인도는 1959년 티베트의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또 티베트의 정신적 지주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피신하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1962년에는 서부 악사이 친(중국명 아커싸이 친) 국경지대에 인도가 50여개의 초소를 설치한 것이 불씨가 돼 전쟁까지 일어났다. 이후에도 수시로 충돌이 빚어졌으나 ‘불안한 평화’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서로가 확전을 우려해 실질통제선(LAC) 순찰 병력 비무장 원칙을 지키며 상황을 관리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5월 라다크 지역 판공호수와 갈완계곡 등 히말라야 고산지대 LAC 인근에서 양국군 간 몸싸움이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두 나라는 충돌지점 부근에 군사력을 증강하더니 지난달 15일 쇠못이 박힌 몽둥이 등을 이용한 난투극을 벌였다. 인도군 20명이 죽었다. 중국은 사상자 수를 밝히지 않았으나, 관영매체들은 인명 피해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1975년 이후 45년 만의 유혈충돌이었다.
양국은 전쟁까지 치르고도 여지껏 국경을 획정하지 못한 채 3488㎞에 달하는 LAC를 사용하고 있다. 중국은 청나라 때의 전통적 경계선을, 인도는 식민지 시절 영국이 정한 경계선을 국경이라고 주장한다. 문제는 LAC가 강, 호수, 설원 등으로 이뤄져 경계가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폭설, 해빙, 낙석 등으로 지형이 변하면 경계 구분이 더욱 어렵다.
양국 간 역학구도가 완전히 변화한 것도 유혈분쟁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FP는 “양국은 1988년 이후 경제성장과 안정을 위해 평화를 유지하자는 데 이해관계를 같이 했으나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며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인도의 5배가 됐고, 군사비 지출도 4배에 이른다”고 했다. 중국이 인도를 더욱 압박해야 할 이유와 여건이 갖춰진 셈이다.
중·인도 국경분쟁이 중국에 전략적 이해의 문제라면, 인도에는 국가적 자존심이 걸린 민족주의적 이슈다. 유혈사태 이후 인도 내에 강력한 반중 정서가 형성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CMP는 지난주 인도군이 미국·일본·호주 병력과 인도양에서 연합훈련을 했다면서 “육상 유혈사태 이후 인도가 바다에서 중국에 도전장을 내밀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의 244주년 독립기념일을 축하합니다”는 트위터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맙습니다. 나의 친구. 미국은 인도를 사랑합니다!”라고 답했다.
중국은 일단 확전을 피하면서 인도와의 국경 문제를 일대일로 구상 관철을 위한 지렛대로 계속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경 충돌 이후 인도는 미국 쪽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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