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G2 책임 겁내고 있다”
“중국은 G2 책임 겁내고 있다”
중앙일보 2012-05-28
존 햄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장
존 햄리“현재의 (세계) 질서가 G2(미·중)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두 나라 관계의 성격을 완전히 과장한 것이다. 미국은 수퍼파워로 남겠지만 동맹의 지지 없이는 일을 해나갈 수가 없다. 우리는 G1처럼 행동하거나 중국에 G2를 부여할 위치에 있지 않다. 중국은 G2 아이디어에 겁먹고(terrified) 있다. 세계 체제를 운영하는 부담을 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존 햄리(62)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CEO는 G2 담론에 대한 질문에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24일 서울에서 열린 ‘중앙일보-CSIS 포럼 2012’를 계기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다. 햄리는 빌 클린턴 미 행정부 시절 국방부 차관과 부장관을 지냈으며, 2000년 이래 CSIS 소장·CEO를 맡아 왔다. 다음은 일문일답.
- 미국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부터 묻고 싶다.
“최우선 순위는 아시아의 안정이다. 그것은 두 가지를 반영한다. 하나는 중국의 정치·경제·군사적 부상이다. 다른 하나는 안정적이고 협박(intimidation)이 없는 환경을 보장받기를 원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반응이다. 둘째 우선순위는 유럽이 경제위기를 극복하도록 돕는 것이다.”
- 중국이 동·남중국해에서 공세적 행동을 취하고 있다.
“중국은 2~3년 전과 달리 정상적인(normal) 이웃국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후진타오(국가주석)는 그의 임기가 원만하게 끝나길 원한다. 시진핑(국가부주석)도 그럴 것인가. 어떤 사람들은 더 복잡한 버전의 후진타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은 그가 보다 독단적이어서(assertive) 우리가 향후 10년간 중국과 더 어려운 관계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대중 관계의 어려움은 중국이 보다 복잡한 나라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 중국의 변화를 부연해 달라.
“30년 전엔 모든 것이 베이징과 공산당에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아니다. 우리는 지방 정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중앙정부 통제의 수많은 어려움을 목도하고 있다. 그 긴장이 우리의 대중 관계에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또 어렵게 만들고 있다. 중국에서 급격하게 변하지 않은 하나의 요소는 인민해방군이다. 그들은 사물을 비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어떤 일이 터졌을 때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 없이 즉각적으로 대응하려는 불길한 움직임이 있다. 향후 10년은 대중 관계에서 보다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 차기 중국 지도부는 특권층의 자제들로서 수혜층이다. 그들은 중국이 변하면 많이 잃게 될 것인 만큼 권위주의적 동원 모델을 더 오래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 북한 외무성이 핵실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첫째는 북한 내에서 대논쟁이 있고, 무엇을 할지에 대한 의견일치가 없다는 것일 수 있다. 둘째는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라’는 중국의 압력 때문일 수 있다. 북한 리더십 내에 많은 긴장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확실치 않다.”
- 중국의 대북 정책을 어떻게 보나.
“중국 관리들을 만나면 항상 거의 같은 말을 한다. ‘우리는 정말로 북한을 모른다. 우리는 북한에 대한 통제력이 없다. 그들은 우리를 좌절시킨다’는 게 그것이다. 실제 북·중 관계는 그것보다 더 복잡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북한의 권력 이양을 관리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으며, 매우 천천히, 실용적이고 발을 거의 들여놓지 않는 전형적 중국식 방식으로 그것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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