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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中에 예속된다던 내 예측 틀렸다" 아미티지 11년만의 고백

2011.12.31 | 조회 5260

[韓·中 수교 20년, 중국을 다시 본다] <1> 다가온 中 패권시대… 한국의 운명은

올해 한국과 중국은 수교 20년을 맞는다. 냉전시대 적성국가 중공(中共)으로 불리던 중국은 1992년 8월 24일 한·중 수교 이후 미국과 일본을 뛰어넘어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떠올랐다.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된 중국은 빠른 경제발전과 군사력 신장을 통해 새로운 패권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2020년에는 중국이 미국을 앞질러 국내총생산(GDP) 세계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가온 ‘중국 시대’에 한국은 어떤 도전을 맞이할 것인가.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한국이 중국에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지만 한국이 중국에 예속되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중국이 세계 정치·경제를 주도하게 되면서 한국은 결국 중국 영향권에 편입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중 수교 20년을 맞아 중국 시대 속에서 한국이 맞이할 기회와 위기를 전문가 인터뷰 및 기고 등을 통해 진단한다.

['아미티지 보고서' 쓴 前 美국무부부장관]

"고래 사이에 낀 '새우' 벗어난 한국, 그래도 한쪽 눈 뜨고 자듯 中에 대한 경계 늦추지 말아야"

"한국, 국제사회 주요 플레이어, 中 경제도 한국에 크게 의존… 앞에선 '스마일 외교' 중국, 천안함·연평도 땐 北 편들어… 그들과 비즈니스는 좋다, 친구해야 될지는 생각해보라"


"이미 30년 전부터 한국은 미국·중국이라는 '고래' 사이에 낀 '새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하지만 기적적인 경제발전을 이루고 G20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등 국제사회의 주요 플레이어로 올라선 한국은 더 이상 새우가 아니다. 한국이 중국에 예속되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대(對)아시아 전략에 관한 정책 제언을 담은 '아미티지 보고서'의 저자 리처드 아미티지(Armitage) 전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달 워싱턴 인근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은 중국에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지만, 중국도 한국에 의존하는 부분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아미티지가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와 함께 2000년에 집필하고 2007년에 개정판을 낸 '아미티지 보고서'는 부시 행정부에서 동아시아 정책의 근간이 됐다. 아미티지는 당시 보고서에선 "한국은 북한 변수로 인해 미국·일본보다 중국과 같은 줄에 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에서는 "한국은 중국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항상 '한쪽 눈을 뜨고 자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중국의 부상(浮上)에 한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미국이 내린 결론은 중국과 '비즈니스'는 해야 하지만, 꼭 '친구'가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한국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한국은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지만 과거 중국이 수백 차례 한국을 침공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중국의 어떤 점을 우려하고 있나.

"중국의 군사력이 어떤 방향으로 튈지 예측하기 힘들다. 그들이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때 북한을 지원한 것, 남중국해에서 영토분쟁을 일으키는 것 등은 모두 중국의 의도를 의심케 한다. 이런 우려가 해소되기 전까지 우리는 중국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없다."

―중국이 미국을 조만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난 그렇게 보지 않는다. 물론 미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이나 군사력에서 중국이 미국을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다. 그리고 중국은 소수민족 문제 등 국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중국이 곧 미국을 추월한다는 가정은 성급하다."

―중국의 부상을 어떤 식으로 견제해야 하나.

"꼭 견제가 아니더라도 한국, 그리고 일본은 정치적·경제적으로 계속 강해져야 한다. 중국의 희생양이 돼선 안 된다. 미국도 아시아에서 이런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지만, 이는 한국·일본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중국이 지금 한국을 대하는 입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지금 중국은 한국에 '미소 외교(smiling diplomacy)'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현상 관리라는 측면에서 한국으로서는 나쁠 게 없다. 하지만 중국이 언제나 미소를 짓지는 않는다는 것은 이미 경험상으로 증명된 것이다."

―향후 중국 때문에 한·미 동맹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을까.

"솔직히 말해 한·미 관계는 과거 (미국의 동아시아 방위선에서 한국을 제외한다는) '애치슨 선언' 때처럼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를 극복했다. 단기간 내 이런 기조가 바뀔 것으로 보지 않는다."

[한국의 中 예속 전망하는 국제정치학자들]

"중국 패권에 도전할 만한 국가, 아시아에선 일본·인도뿐 한국은 빨려들어가고 말 것"
"6·25 때 피흘리며 싸워준 美엔 툭 하면 반미시위… 한국 침략했던 중국엔 국민정서 오히려 너그러워, 통일 땐 美軍 주둔 명분 줄고 中에 정치·경제 의존 커질 것"

“미국 젊은이들이 한국전쟁 때 피 흘려가며 한국을 위해 싸웠는데 한국인들은 미국과 작은 문제만 생겨도 반미 시위를 한다. 하지만 중국이 한국을 무시하고 거칠게 대해도 한국은 중국에 너그럽다. 중국은 한국전쟁 때 한국을 침략한 적국(敵國) 아니었나. 그런 걸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

미국 버지니아에 사는 한 한국전쟁 참전용사는 최근 “한·미가 혈맹이라고 하지만 한국인들은 심정적으로 중국에 더 가깝고 중국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 같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중국이 급속한 경제발전과 국력 신장을 이루면서 한국은 결국 중국 영향권에 빨려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많다. 로버트 카플란 미 국방부 정책위원은 2010년 미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 영향권 지도’를 그리면서 일본을 중국 영향권 밖에 있는 나라로, 인도를 중국 영향권에 저항 가능한 국가로 분류한 반면 한국은 중국에서 벗어날 수 없는 나라로 그렸다. 카플란은 중국의 영향력이 한국 및 러시아 극동지역, 중앙아시아와 남중국해, 인도양과 동남아 지역에 이르기까지 확대될 것으로 진단했다.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도 2010년 11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며 미국은 이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지정학적으로 주변국인 한국은 늘 강대국의 위협 속에서 존재해 왔다. 한국의 대중 무역이 대미 무역보다 커진 상황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든 틈을 중국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미국과 중국이 대립할 때 한국은 미국 혹은 중국을 택해야 하는 양자택일의 곤란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국제정치학자들 중에도 ‘중국의 시대’에 한국이 중국에 예속될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데이비드 강 서던캘리포니아대학 교수는 중국을 중심으로 동아시아에 새로운 위계질서가 창출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지난 30년간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중국에 적응하면서 대중 경제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중국 중심 지역질서의 등장은 필연적이라고 했다. 한국 역시 그 질서 안에 편입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도는 거대한 인구와 빠른 경제성장을 통해 중국에 도전하는 지역 라이벌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센카쿠열도 등을 둘러싸고 중국과 영토분쟁 중인 일본은 미·일동맹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과 긴장관계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패권에 도전할 유일한 지역 국가로 일본이 꼽히지만 한국이 일본과 연대해 중국에 대항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이 역사적으로 중국에 반감을 갖고 있긴 하지만, 과거 한국을 강제 점령했으며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에 대한 반감이 더 크다는 것이다.

한반도가 통일될 경우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는 더 긴밀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카플란은 ‘통일 한국’에서는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할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에 미국의 영향력은 급속히 축소되고, 대신 중국에 대한 한국의 정치·경제적 의존도는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일보 201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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