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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도 외로움 탄다

2009.12.20 | 조회 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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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2009.12.19

독방에 갇힌 수감자가 정신 이상을 일으켜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어떻게든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치는 것처럼 고립된 박테리아도 자신이 고립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에게 말을 걸며 고립상태에서 벗어나려고 맹렬히 활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디스커버리 채널이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이 연구는 단 하나의 박테리아가 어떻게 심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지, 또 단 한 개의 암세포가 어떻게 치명적인 종양으로 전이될 수 있는 지 등 중요한 보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국 뉴멕시코 주립대와 뉴햄프셔 주립대 연구진은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고립된 박테리아가 맹렬한 활동으로 악성 전염을 일으킨다고 발표했다.

박테리아는 주변의 개체수를 인식하는 `쿼럼 센싱(quorum sensing)' 방식으로 자신의 고립 상태를 알게 되며 자신이 혼자라는 것을 알게 되면 걷잡을 수 없이 난폭한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쿼럼 센싱'은 박테리아가 다른 개체 및 주변 환경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박테리아는 자신들이 분비하는 `오토인듀서'라는 화학물질의 농도를 통해 주변에 얼마나 많은 다른 박테리아가 있는지를 인식한다.

이런 화학물질 신호가 `쿼럼(정족수)'이라 불리는 일정 단계에 이르면 박테리아들은 `바이오필름'이라는 덩어리로 뭉쳐 어떤 것은 방어, 어떤 것은 먹이 공급, 어떤 것은 번식을 맡는 식으로 하나의 생명체처럼 활동한다.

그러나 주변의 개체수와 정비례하는 오토인듀서의 농도가 높지만 박테리아가 단 한 개만 있을 때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 보기 위해 연구진은 나노 기술을 이용해 단 한 개의 박테리아를 가둘 수 있는 유리 독방을 만들었다.

그 결과 독방에 갇힌 황색포도상구균은 화가 나서 스스로에게 말을 하지만 자신의 말, 즉 쿼럼 센싱 분자가 전달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그러면 황색포도상구균은 탈출하기 위해 모든 이물질을 먹어치우는 화학폭탄 `리소좀'을 분비해 주위에 확산시키는데 독방이 유리 재질로 돼 있어 리소좀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도 계속해서 벽에 리소좀을 뿜어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테리아의 이런 변화는 학자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박테리아가 자신의 유전자 발현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수십 수백개의 박테리아에서 나온 화학물질 쿼럼이 한데 뭉치는 것뿐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연구진은 "세포가 주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싸우는 데는 단 한 개의 쿼럼만 있어도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를 통해 사람에게 심각한 감염증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 등 병원균이 본격적인 감염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막는 방법을 찾고 더 나아가 암의 전이를 막는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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