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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는 어떻게 실험실에서 유출될 수 있나?

2023.03.09 | 조회 519

바이러스는 어떻게 실험실에서 유출될 수 있나?


BBC News 2023-03-09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WIV)’ 앞에 서 있는 경찰 인력사진 출처,REUTERS



이 기사에는 보기 다소 불편한 장면이 포함돼 있습니다.


최근 미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중국 정부가 통제하는 실험실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제기하면서 3년 전 처음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의 기원에 대해 다시 한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18~2021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소장을 맡았던 로버트 레드필드 박사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 의회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의 기원이 중국에서 우연히 발생한 실험실 유출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레드필드 박사의 이번 발언에 앞서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또한 지난달 말 미 현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FBI는 오랜 기간 코로나19의 근원이 실험실에서 발생한 사건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평가해왔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과학자들이 실험실 유출설을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지적하며, 미국 내에서도 팬데믹의 기원과 관련해 다른 결론을 도출한 정부 기관들도 있다.


즉 미 정부 내에서조차 그 기원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면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된다는 건 과연 쉬운 일일까. 과거에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는지 살펴본다.


치명적인 발병

우선 과거에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이다.


과거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도시 중심에 있는 실험실에서 실수로 유출된 적 있으며, 아마도 이러한 사건에서 천연두바이러스 유출이 단연 가장 아찔했던 사건일 것이다.


천연두바이러스는 1977년 이후 더 이상 발병 사실이 보고되지 않고 있으나, 20세기만 해도 3억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기에 1978년 8월 영국 버밍엄대 의학 사진작가 자넷 파커(40)가 갑작스럽게 천연두 진단을 받자 모두가 공포에 휩싸였다.


발병 당시 이스트버밍엄 병원의 감염병 컨설턴트로 재직 중이었던 알라스다이어 게데스 교수는 “버밍엄 지역뿐만 아니라 영국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가 패닉에 휩싸였다”고 회상했다.


전염성이 있으며, 감염자의 약 3분의 1이 사망하는 천연두바이러스는 당시 버밍엄대 실험실에서 실험 중이었다.




얼굴과 온몸이 고름집으로 덮인 소년

사진 출처,GETTY IMAGES

사진 설명,

얼굴과 팔이 온통 고름집으로 덮인 천연두 환자


사실 파커의 천연두 감염 경로에 대해선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영국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기류, 개인적 접촉, 오염된 장비와의 접촉 등 3가지 경로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이후 격리 조치가 시행되면서 파커 본인을 제외하고 천연두에 걸린 사람은 파커의 모친이 유일했다. 다만 모친은 감염 증세가 가벼워 이후 회복했으나, 파커는 끝내 사망했다.


해당 사건은 2명의 목숨도 추가로 앗아갔다.


우선 파커의 부친 프레데릭(77)이 격리 생활 중 딸의 천연두 감염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추정되는 심장 마비로 사망했으며, 버밍엄대 천연두 연구소장이었던 베드슨 교수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고 수준의 관리와 통제 조치




CDC 연구소 본부 화면에 띄어진 각종 자료와 그래프

사진 출처,GETTY IMAGES

사진 설명,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하기도 한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본부를 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세계 최고의 실험 시설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해당 사건 이후 여러 당국은 실험실 유출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검토하며 천연두바이러스가 보관된 실험실 수를 줄여나갔다.


그렇게 1979년 WHO 협정에 따라 현재 천연두바이러스 샘플이 남아있는 곳은 미 애틀랜타의 질병통제센터(CDC)와 러시아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 지역의 ‘러시아 국립 바이러스 및 생명공학 연구센터(벡터)’뿐이다.


한편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자랑하는 연구소이기에 선정됐으나, 이러한 연구소라고 언제나 안전하지만은 않다.


2014년 CDC에선 실험 중이던 탄저균 샘플을 제대로 불활성화하지 못해 수십 명이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감염자는 없었다.)


이후 2019년에는 벡터에서 가스 폭발로 건물 유리창이 날아가고 근로자 1명이 심각한 화상을 입고 중환자실로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당국은 해당 사고로 별다른 생화학적 유출은 없었다고 밝혔다.





치명적인 실수




일부가 노란색으로 강조된 모습의 뇌 스캔 사진

사진 출처,GETTY IMAGES

사진 설명,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은 뇌가 손상되는 질환인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을 일으킨다. 손상된 뇌 부분은 사진 속 뇌 스캔 사진에서 노란색으로 표시됐다


이 외에도 보안 수준이 높은 연구소에 발생한 유출 사고로 직원들과 근처 주민들이 피해를 입은 사례는 더 있다.


프랑스에선 과학자가 오염된 실험 도구에 베인 뒤 10년 만에 사망하면서 관련 연구 시설의 보안 조치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에밀리 저맹이라는 연구자는 손가락이 베여 ‘프리온’이라고 불리는 단백질에 노출된 뒤 2019년 33세의 나이로 결국 사망했다. 프리온은 소에서 일명 광우병으로 불리는 소해면상뇌증(BSE)을, 인간에겐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을 일으킨다.


의료진은 저맹의 감염 가능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중국에선 북서부 란저우에 있는 생물의약품 공장 측 잘못으로 1만여 명이 위험한 병원체에 감염되는 일이 있었다.


동물용 브루셀라병 백신 생산 과정에서 폐기물 가스를 처리하는 데 사용 기한이 지난 소독약을 사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폐기물이 제대로 살균되지 못해 남아있던 브루셀라균이 연구소 직원들과 인근 주민 수천 명에 퍼져나갔다.


사람이 브루셀라병에 걸리면 치사율은 낮지만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켜 장기적인 건강 문제를 앓을 수도 있다.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 모두 브루셀라균을 생물학 무기로 개발한 바 있다.


치료가 필요한 이들이 수천 명이었으며, 이들에겐 보상금이 지급됐다.


이렇듯 실험실 유출 사고는 생각보다 드물지 않으며, 여러 실수로 근로자들과 인근 주민들이 감염되곤 했다.


의문스러운 유출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탈출했으나, 그 정확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례도 있다.


일례로 2021년 대만 타이베이의 어느 시설에서 근무하던 근로자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연구하던 중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조사 결과 해당 연구소의 관리감독 수준이 “매우 철저하진” 않았다고 드러났으나, 정확한 감염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실험실에서 바이러스를 흡입했거나, 잘못된 순서로 보호장비를 제거했던 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이렇듯 실험실에서의 의문스러운 유출 사고 또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첫 발병 사례가 보고돼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이 실제로 실험실 유출 사고로 비롯된 것인지, 야생동물에서 자연적으로 인간에게 감염됐을지는 여전히 확실히 규명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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