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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Window >강소국 급부상… 코로나 1년, 선진국을 재정의하다

2021.05.11 | 조회 178

< Global Window >강소국 급부상… 코로나 1년, 선진국을 재정의하다


문화일보 2021.05.11.




美, 초기피해 컸지만 백신주도권 확보… 中도 빠른 회복


日, 백신 조기확보 실패로 접종률 OECD 꼴찌수준


프랑스·영국·러시아 등 기존 선진국도 일상복귀 더딘 편


이스라엘·뉴질랜드 등 강소국들 방역모범으로 두각


집단 면역·마스크 프리·트래블 버블 등 국력의 상징으로


“코로나와 사투 벌이는 세계, 더욱 다자적으로 변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 선진국 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응과 방역 성과에 따라 주요 7개국(G7) 중심 ‘선진국 클럽’이 재편성되고 있다. 선진국을 가늠하는 잣대 역시 전통적인 경제력보다 의료·문화에 기반한 사회 내구성과 회복력, 국민 응집력 등 무형의 자산으로 옮겨갔다. 무엇보다 코로나19의 유일 해결책인 백신 개발·확보 과정에서 나타난 백신 주도권과 외교 역량이 선진국 명단을 ‘새로고침’했다. 팬데믹 초기에는 ‘G2’ 미국·중국의 피해가 두드러졌고,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현재는 이스라엘·뉴질랜드·대만 등 강소국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유럽 등 전통적 서구세력의 건재냐, 중국 등 신흥세력의 부상이냐’는 국제정치의 해묵은 질문도 이제 바꿔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단순한 냉전 및 패권 대결 구도로만 읽기에는 팬데믹이 촉발한 변화가 너무 크다는 분석이다. 파리드 자카리아는 최근 국내 출간된 ‘팬데믹 다음 세상을 위한 10가지 교훈’에서 “포스트 아메리카의 세계는 중국에 지배당하지 않을 것이다. ‘나머지 국가들의 부상’과 함께 세계는 완전한 다극 체제는 아니더라도 더욱 다자적(multilateral)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여기에 팬데믹 기간 급성장한 ‘빅테크’도 국가 중심의 국제질서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국제학학회(ISA) 부회장을 지낸 멜리 카바예로 앤서니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학학교(RSIS) 교수는 최근 동아시아포럼(EAF) 기고문에서 팬데믹 시대에 부상한 다양한 행위자를 거론하며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지금, 냉전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다극의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 자난 가네슈도 “우리가 더 이상 단극이나 양극 시대에 살고 있지 않는 것은 명백하다”고 짚었다.


◇다시 그려지는 선진국 지도, 백신 주도권이 좌우 = 팬데믹이 만들어낸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바로 ‘슈퍼파워’ 미국의 부침이다. 전후 최대 패권국이었던 미국은 팬데믹 초기 3350만 명의 확진자, 60만 명의 사망자라는 기록적인 오명을 쓰며 추락했다. 하지만 바이오·정보기술(IT)에서의 힘을 기반으로 천문학적 자금과 인적 자본을 투입해 역사상 유례없는 속도로 효과적 백신을 만들어내면서 백신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 역시 초기 타격에도 불구하고 권위주의적 통제에 기반한 강력한 봉쇄로 오히려 가장 빨리 코로나19에서 회복한 국가가 됐다. 반면 한때 경제 분야에서 미국의 패권을 위협했던 일본의 경우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전혀 존재감을 찾아볼 수 없다. 자국 백신 개발을 기대하다 백신 조기 확보에도 실패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백신 접종률 꼴찌를 기록 중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직접 매달린 끝에야 백신 물량 확보에 성공했지만 도쿄올림픽 취소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탈리아를 비롯해 프랑스·영국 등 전통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속해있던 유럽 국가들도 줄줄이 누적 확진·사망자 상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독자적 방역 기준을 세우고 발 빠르게 백신 확보에 나선 국가들의 급부상도 두드러졌다. 이들 국가는 ‘집단면역’ ‘마스크 프리’(mask-free) ‘트래블 버블’ 등 일상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제 이 성과들이 국력의 상징이 되고 있는 것이다. 팬데믹 대응·회복력을 기준으로 세계 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는 셈으로, 국내총생산(GDP)이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선진국의 기준이 되지 않는 세계가 도래하고 있다.


◇‘백신’ 회복력과 ‘방역’ 대응력… 포스트 팬데믹 시대 새 국력 지표 = 영국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 면역 형성을 위한 권고 기준에 맞춰 백신 접종을 모두 완료한 사람의 비율은 지난 8일 기준 58.63%다. 영국령인 지브롤터(103.95%·5월 7일)나 섬나라인 세이셸(60.68%·5월 3일)을 제외하면 주요국 대비 압도적으로 높으며, 접종률 70%를 기준으로 삼는 집단면역을 달성하는 시점도 머잖아 보인다. 그 뒤를 아랍에미리트(UAE·38.79%·4월 20일), 칠레(36.98%·5월 6일), 미국(33.68%·5월 8일), 바레인(33.52%·5월 8일) 등이 잇는다. 백신 모범국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달 들어 공공장소 등을 제외한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도 해제했다. 반면 미국을 제외하면 피해 규모가 컸던 기존 선진국들의 회복은 더딘 편이다. 프랑스(누적 확진자 4위·접종률 11.39%), 러시아(6위·5.85%), 영국(7위·25.36%), 이탈리아(8위·12.02%), 스페인(9위·12.74%), 독일(10위·9.04%)이 대표적이다.


백신이 회복력을 의미한다면, 정부 방역은 초기 단계에서부터의 대응력을 드러낸다. 누적 확진자 10만 명 이하로, 짧은 대유행 때마다 확산세를 잡는 데 성공했던 호주, 뉴질랜드, 홍콩, 싱가포르 등은 대표적 방역 모범국들로 꼽힌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코로나19 회복력 순위’에서 4월 기준 상위 10개국 안에 포진된 이들 국가는 올해 들어 일제히 여행객들의 의무 격리를 상호 면제하는 트래블 버블을 도입했다. ‘백신 여권’과 함께 팬데믹 이후 국경개방 질서를 결정지을 트래블 버블은 관광과 경제 회복의 블록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 일부 방역 우수국을 ‘그린 리스트’에 올려 격리 의무를 면제하는 방식으로 해외여행을 재개한 영국의 방식도 ‘회복의 블록화’를 상징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회복력과 대응력으로 평가한 국력 순위는 가변적이다. 미국과 같이 뒷심을 발휘하며 기존의 국력을 증명해 내는 국가도 있고 인도처럼 방심하다 예기치 못한 최악의 사태를 불러오는 국가도 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데도 불구, 확진자 수가 줄지 않고 있는 칠레나 세이셸의 사례는 거리 두기 등 기본적 방역 수칙의 중요성과 변이의 출현, 중국산 백신의 불안정성 등이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975년 2차 오일쇼크 이후 형성된 G7,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갖춰진 G20처럼 코로나19 위기 이후 회복에 성공한 국가 간 블록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향후 우리 앞에 펼쳐질 국제정치 구도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결정할 것이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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