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육은 다시 시작돼야 한다!

2011.10.11 | 조회 2310

박신욱 / 객원기자


◆ 역사는 피로 쓴 기록

1259998479다음은 서기 1918년 조선총독부의 총독으로 부임한 사이토 마코토가 발표한 <신교육 칙어>의 내용 중 일부이다"
“먼저 조선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역사와 전통을 알지 못하게 만듦으써 민족혼, 민족문화를 잃게 하고, 조선인의 조상과 선인의 무위, 무능, 악행을 들춰 내어 가르침으로써 조선 청소년들이 부조(父祖)를 멸시하도록 만들고, 결과로 조선 청소년들이 자국의 인물과 사적에 대하여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하여 실망과 허무감에 빠지게 한 후, 그때에 일본 사적, 일본인물, 일본 문화를 교육하면 동화의 효과가 클 것이다. 이것이 조선인을 반(半) 일본인으로 만드는 요결이다.” ( 사진: 사이토 마코토 )


지금으로부터 93년 전 한반도를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로 만드는 데 첨병 역할을 한 조선총독부의 역사교육정책은 서기 2011년 현재 대한민국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오늘날 역사는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의 하나 정도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현행 입시제도(수능)에서 <국사> 과목은 ‘선택과목’으로 지정되어있으며, 그나마도 역사가 외울게 많고 공부하기 귀찮은 과목으로 인식되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냉대받고 외면받는 실정이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역사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어느 정도일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면 그 실상은 기가 막힐 지경이다. 3.1절이 유관순 누나의 생일이라는 얘기는 애교로 받아준다 하더라도, 안중근 의사가 독립운동 당시 병을 치료해준 사람으로 오인받는 대목에 이르면 역사교육의 심각성을 실감케 된다.

사실 역사 그 자체는 생활현장에서 알지 못해도 먹고 사는 데는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역사를 망각해 가는 것은 그와는 차원이 다른문제를 안고 있다. 안중근 장군이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역사 이야기를 망각하면 또 다른 이토 히로부미의 침략을 맞게 될 수도 있다. 해방 후 한국전쟁이 일어난 비극의 역사를 잊어버리면, 또 다른 민족간 내전의 비극을 맞이할 가능성을 후대에 물려주는 셈이 된다. 역사는 수많은 선대 조상들이 자신의 생존경험을 후대에 넘겨준 피로 쓴 기록이다. 곧 ‘피값으로 이뤄진 경험의 기록’인 것이다. 이 피값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모르면 그 다음 세대는 전 세대가 흘린 피의 역사만큼 또다시 피의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법이다.


다행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다수 한국 국민들이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데에 찬성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월 26일 고등학교에서 한국사를 필수 과목으로 이수하도록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발표했으며, 여당에서도 초중고교 과정에서 역사교육을 의무화하고 수능시험, 국가공무원임용시험에 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관련 법안들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조속히 국회에서 이 법이 통과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 고대사를 바로 세우자

그러나 여기서 또 하나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만약 현재의 법안 통과가 지금의 중 고교 교과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는 데 그친다면 적잖은 아쉬움이 남는다. 과거 일본제국주의 시절 조선총독부 산하 조선사편수회에서는 의도적으로 우리 역사를 왜곡·축소시킨 『조선사』 36권을 펴냈다. 그로 인한 부작용은 우리나라 역사학계에서 식민사관과 반도사관의 싹이 뿌리내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왜곡된 현대사를 고치는 것은 물론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민족사의 중요 부분인 고대사(古代史)를 현행 비중대로 가르친다면 일제 식민사관의 폐해를 고스란히 안고 가는 결과가 된다.


중국의 역사 기록만 봐도 우리가 우리 고대사를 얼마나 업신여겨 왔는지 알게 된다. 청(淸)말의 저명한 역사가 왕셴탕은 “염제 신농씨는 동이의 한 갈래인데 산동이 기원지”라 했고, 사마천은 『사기』에서 “신농씨의 후계 치우가 구려족(동이)의 임금”이라고 썼다. 또 중국 사서에는 고조선에 대해 기록하면서 춘추시대인 서기전 7세기에 시작되어(『관자管子』), 전국시대인 서기전 4세기에는 강성한 국가를 이룬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위략魏略』).


최근 중국의 홍산과 우하량에서 고대 한족문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되는 7~8천년 이전의 유물·유적이 출토되었다. 이는 한족의 문명이 아니며 오히려 동이족의 문명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고조선 이전의 국가로 알려지는 배달국, 그리고 일연의 『삼국유사』에서 ‘석유환국(昔有桓國)’으로 그 실체를 명시하고 있는 배달 이전의 국가 환국(桓國)의 역사까지도 역사교과서에는 반영하여 가르쳐야 한다.


현재 중학교 국사 교과서 본문(7쪽~327쪽)중 고조선 기록은 18~20쪽이며, 고등학교 교과서의 본문(16쪽~335쪽)중 고조선 기록은 32~35쪽이다. 현행 교과서는 고조선 이후 한민족끼리 다투다 한반도로 밀려들어온 근세 1500년간의 역사에 대한 내용을 전체 분량 중 97%나 할애해 다루고 있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초·중·고등학교의 역사교과서가 중화사관과 식민사관에 길들여진 반도사관에서 머물 일이 아니다. 유물사관과 실증사관에서 요구하는 1차 사료인 유물·유적의 근거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이제부터 왜곡되고 축소된 고대사를 복원하고 한민족의 역사와 전통을 드러내어 민족사의 혼과 민족문화를 온전히 드러내야 한다. 우리 조상들의 찬란한 업적과 문화적 전통을 밝히고 앞으로의 창조적인 문화발전으로 계승해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것은 전적으로 역사교육의 몫으로 남아있는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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