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전염병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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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2012-03-0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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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 중세 봉건제 붕괴 핵심 역할
흑사병 중세 봉건제 붕괴 핵심 역할
천연두 유럽인 아메리카 정복 큰 공
미생물이 주요 원인… 사망까지 초래
독감 1차대전 군인 4만명 목숨 앗기도
미생물이 일으키는 페스트(흑사병), 천연두, 콜레라, 결핵 등 전염병은 인류와 끊임없는 전쟁을 벌여왔으며, 인류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전염병인 천연두는 유럽 군대가 아메리카를 정복하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쥐가 옮기는 흑사병은 중세 유럽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고, 유럽 인구의 3분의1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질병 막는 미생물, 일으키는 미생물=인간은 태어나 첫 숨을 쉬는 순간부터 미생물의 숙주가 돼 공생관계를 맺습니다. 성인 몸 속에는 1㎏ 정도의 미생물이 살고 있고, 미생물 수는 몸 전체 세포 수의 95%를 차지하는 1경개에 달합니다. 미생물은 소화를 돕고, 필수 비타민을 합성해 주거나 우리를 질병으로부터 보호해줍니다. 그렇지만 무서운 전염병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유럽 봉건제도 강타한 흑사병=14세기 유럽을 강타한 전염병인 흑사병은 4년만에 유럽 인구의 3분의1을 죽게 했습니다. 흑사병은 쥐 등 설치류를 통해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으로 페스트균, 곧 예르시니아 페스티스에 감염돼 발병합니다. 이 균의 명칭은 1894년에 병원균을 발견한 파스퇴르의 제자 알렉산더 예르신의 이름에서 딴 것입니다. 예르시니아 페스티스는 쥐류의 피를 빨아먹는 벼룩에 사는 기생충인데, 감염된 벼룩이 사람을 물게 되면 그 상처를 통해 사람 몸 속으로 침입합니다. 박테리아는 사타구니와 겨드랑이에 있는 림프샘으로 흘러가 세포를 죽이는 독소를 분비합니다. 환자들은 발열, 구토, 설사, 호흡곤란 등으로 괴로워하다 죽게 됩니다.
흑사병은 유럽 봉건제도가 붕괴되고 자본주의가 싹트는 계기가 됐습니다. 노동력이 줄어들면서 농민들의 지위가 향상돼, 특정 영지에 메이지 않고 임금이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게 됐습니다. 흑사병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으며, 1995년에는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변종 페스트균이 마다가스카르에서 출현했습니다.
◇아메리카 정복의 지원군, 천연두=천연두는 유럽인들의 아메리카 대륙 정복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지원군이었습니다. 1400∼1500년대 아메리카 탐험에 나선 유럽인들은 간염, 발진티푸스, 장티푸스, 홍역, 볼거리, 천연두 등 병원균을 가득 옮겨갔지만 그 중에서도 최악은 천연두로 꼽힙니다.
천연두 바이러스는 피부와 내장기관, 목, 눈을 공격해 고열, 두통과 함께 얼굴에 수천개의 물집이 잡혀 몸으로 퍼져 딱지가 집니다. `생물학 폭탄 투하'로 비유할 수 있는 유럽인들의 등장에 2세대만에 대다수 원주민이 죽음에 내몰렸습니다. 페스트균과 달리 이 바이러스는 사람만 숙주로 합니다. 아즈텍제국과 잉카제국, 북아메리가 대륙 원주민들은 유럽인들과 본격적으로 싸우기도 전에 천연두로 죽어갔습니다.
1796년 영국의 의사 에드워드 제너는 인체에 무해한 우두 바이러스로 접종하면 천연두에도 면역력을 갖는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우두접종법 덕분에 1977년 지구상에서 천연두 바이러스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끝나지 않은 콜레라 대유행=1817년 콜레라가 인도를 휩쓴 데 이어 남극대륙을 제외한 전 대륙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콜레라는 180년동안 7차례 대유행을 일으켜 수백만명을 죽게 했습니다. 이후 오염된 물을 통해 콜레라가 퍼진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1883년 독일 생물학자 로베르트 코흐는 콜레라를 일으키는 콜레라 비브리오균을 발견했습니다. 이 균은 소장 안에 붙어서 장 세포들이 물을 잘 흡수하지 못하게 하고, 소장으로 들어오는 수분과 염분을 빼앗는 독소를 분비합니다. 이로 인해 설사와 탈수가 일어나고 혈관이 두꺼워지고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 죽을 수 있습니다. 1961년 시작된 콜레라 7차 대유행이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결핵의 공포=19세기의 대표적인 유행병은 결핵이었습니다. 결핵은 막대 모양의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하며, 사람의 재채기나 기침에서 나온 미세한 침방울을 통해 사람끼리 전염됩니다. 수년간 사람 몸 속에 잠복해 있다가 나이, 영양실조, 과로 등이 겹쳐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병을 일으킵니다. 결핵으로 인해 1800년대 초반까지 유럽 인구 전체의 4분의1이 죽었습니다.
1882년 3월 결핵균을 추출해낸 사람 역시 독일 의사 로베르트 코흐였습니다. 위생 개선과 항생물질 개발로 주춤하는 듯했지만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결핵균이 1990년 이후 세계로 퍼져나감에 따라 1994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결핵비상상태를 선포했습니다.
◇세계대전을 뒤흔든 독감=1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직전 발병한 스페인 독감은 20세기에 가장 광범위하게 퍼진 전염병으로 꼽힙니다. 감기처럼 시작하지만 폐를 피 거품으로 채우는 치명적인 폐렴으로 발전해 죽음으로까지 몰고 갔습니다. 1차 세계대전에서 사망한 10만명의 군인 중 4만3000명이 스페인독감으로 죽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후 세계에서 2000만∼1억명의 사망자를 만들었습니다. 이 독감이 스페인 독감으로 불린 것은 스페인에서 시작돼서가 아니라 스페인 신문에 처음 보도됐기 때문입니다. 발원지는 사람과 가금류, 돼지들이 가까이 모여 사는 중국의 시골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후 1957년 아시아독감, 1968년 홍콩독감, 1991년 홍콩 조류독감,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2004년 아시아 조류독감 등이 세계를 휩쓸었습니다.
한편 스페인 독감 발병 이후 스코틀랜드 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은 1928년 병원균 박테리아를 죽이는 물질인 페니실린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페니실린은 인류 최초의 항생제로 꼽힙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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