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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투모로우’ 같은 빙하기는 없다

2024.03.19 | 조회 28

영화 ‘투모로우’ 같은 빙하기는 없다

조선비즈 2024. 3. 16


영국 국립해양학센터 연구진 분석

지구 온난화로 북극 빙하 녹으면 빙하기 도래 이론

SF영화 소재로 활용되기도

시뮬레이션 연구로 기존 통념 뒤집어




2004년 개봉한 영화 '투모로우'의 한 장면. 투모로우는 지구 온난화로 극지방 빙하가 녹은 결과로 지구에 빙하기가 찾아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북극 빙하의 해빙으로 인해 폭염이 가속화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투모로우 스틸컷


2004년 개봉한 영화 ‘투모로우’는 지구온난화로 갑작스러운 빙하기가 찾아온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렸다. ‘투모로우’는 기상 재난을 다룬 영화 중에서도 제법 과학적인 고증이 잘 된 편에 속한다. 그런데 최근 ‘투모로우’의 설정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온난화의 끝은 빙하기가 아닌 폭염이라는 것이다.


영국 국립해양학센터 연구진은 지난달 28일 북극 빙하가 녹아 바다로 유입된 차가운 담수가 대서양 일대에 폭염을 일으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날씨와 기후동역학’에 발표했다.


바다에서는 표면과 지하 사이에서 끊임 없는 열 순환이 일어나면서 지구 전체의 열 에너지가 순환한다. 가령 북대서양에서는 표면의 찬 바닷물이 밀도 차이에 의해 지하로 가라앉고 적도 지역에서 다시 솟아오른다. 이 과정에서 적도에서 극지방으로 열 에너지가 전달되며 다양한 기후 현상을 만들어낸다.


과학자들이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 빙하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주장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북극의 빙하가 녹아 흘러나온 찬 담수가 북대서양 아래에 쌓이면서 표면의 바닷물이 가라앉지 못하면 바다의 온도는 급격히 낮아진다. 이같은 현상은 ‘콜드 블롭’이라고 불리며 수온 분포도에서 찬 바닷물이 얼룩(블롭)처럼 보여 붙은 이름이다.



콜드 블롭은 북극 빙하가 녹아 찬 담수가 유입돼 북대서양의 찬 바닷물이 가라앉지 못하는 현상이다. 온도 분포도로 봤을 때 얼룩(블롭·가운데 상단 )이 묻은 것처럼 보여 붙은 이름이다./미 항공우주국(NASA)


콜드 블롭은 북극 빙하가 녹아 찬 담수가 유입돼 북대서양의 찬 바닷물이 가라앉지 못하는 현상이다. 온도 분포도로 봤을 때 얼룩(블롭·가운데 상단 )이 묻은 것처럼 보여 붙은 이름이다./미 항공우주국(NASA)

한 지역의 기후는 바다 온도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 대서양의 수온이 내려가면 그 일대에 있는 미국, 유럽에도 추운 겨울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결론이었다. 실제로 지구 기후를 모방한 시뮬레이션 모델에 따르면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염분이 없는 차가운 담수가 바다에 녹아들었을 때 영화 투모로우와 같이 급격한 빙하기가 온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영국 연구진이 새롭게 개발한 모델로 다시 분석한 결과, 차가워진 대서양 바다는 대기의 흐름을 바꿔놓으면서 유럽의 역대 가장 더운 여름을 만들었다. 뜨겁고 건조한 공기가 유럽에 빠르게 유입되면서 빙하기가 아닌 폭염이 찾아온다는 결론이다.


연구진은 실제 기후 데이터와 비교해 가설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1980년 이후 유럽에서 가장 더웠던 10번의 여름과 가장 시원했던 10번의 여름을 선정하고 당시 환경을 모사했다. 그 결과 가장 더웠던 여름이 있던 해에 콜드 블롭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후 변화에 대한 기존 통념을 바꿀 수 있는 만큼 기후학계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니퍼 프랜시스 미국 우드웰기후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기존에는 지지 받지 못했던 가설들을 확실하게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데도 이번 연구가 활용될 전망이다. 대서양 인근 지역의 이상 기후를 예측하는 데 콜드 블롭 현상의 강도를 고려해 정확도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릴레나 올트만스 영국 국립해양학센터 연구원은 “콜드 블롭이 유럽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알았다면 이번 여름과 같은 폭염에 대비할 수 있었다”라며 “역대급 폭염으로 인한 공중 보건 문제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자료


Weather and Climate Dynamics, DOI: https://doi.org/10.5194/wcd-5-109-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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