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개벽뉴스

흑해의 '뇌관', 비운의 크림 반도

2014.03.20 | 조회 5943

흑해의 '뇌관', 비운의 크림 반도


ⓒEPA

소치 동계올림픽으로 축제 분위기였던 러시아가 날벼락을 맞았다.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월26일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서부 지역 군부대에 긴급 군사훈련을 지시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우크라이나 남쪽 지역인 크림 반도는 러시아 서부 국경과 흑해를 끼고 맞닿아 있다. 크림 반도는 국제분쟁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뇌관 구실을 해온 지역이다. 흑해 일대의 패권을 노리는 국가라면 반드시 장악해야 할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크림 반도는 러시아가 역사적으로 갈망해온 '얼지 않는 항구'이기도 하다. 17세기 말 제정 러시아가 당시 흑해 일대의 지배자인 오스만튀르크 제국과 전쟁을 벌인 끝에 크림 반도를 손에 넣은 것은 이 때문이다. 19세기 중반에도 러시아는 흑해와 크림 반도를 둘러싸고 오스만튀르크, 영국, 프랑스 등과 격돌했다가 패배한다(크림전쟁). 그 결과, 러시아는 크림 반도를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할 권리를 상실한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두 차례 세계대전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러시아는 다시 크림 반도로 밀고 들어가 세바스토폴 항구를 러시아 최대의 해군기지로 조성했다. 옛 소련 해체로 우크라이나가 독립한 뒤에도, 러시아는 흑해 함대를 여전히 크림 반도에 주둔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새 정부가 유럽연합(EU)에 접근한다면, 러시아로서는 크림 반도를 잃는 것과 마찬가지가 될 수 있다. 더욱이 현재 크림 반도의 인구 245만명 중 60% 정도가 러시아계다. 이에 따라 야누코비치 축출 이후 크림 반도에서는 시민 수천명이 연일 "키예프의 폭도로부터 우리의 자유를 보호하라"며 러시아 지지 시위를 벌인다. "우리는 크림인이며, 러시아인은 형제다"라며 러시아 국기를 내걸기도 한다(사진). 우크라이나 임시정부가 크림 반도에서 제2 공용어로 통용되던 러시아어의 지위를 박탈하자 시위는 더욱 격해졌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 지지파와 친러 시민들이 크림 반도에서 내전에 준하는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러시아는 군사 개입 의지까지 나타내고 있다. 러시아 하원 의원인 레이니트 슬루츠키는 최근 크림 반도의 심페로폴을 방문해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동포들이 안전을 위협받는다면 마땅히 보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바스토폴 항의 러시아 해군기지는 이례적으로 부대 밖의 시내 곳곳에 장갑차와 병력 등을 배치해둔 상태다. 



twitter facebook kakaotalk kakaostory 네이버 밴드 구글+
공유(greatcorea)
도움말
사이트를 드러내지 않고, 컨텐츠만 SNS에 붙여넣을수 있습니다.

지구촌 개벽뉴스

rss
지구촌 개벽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천연두가 역사에 던지는 의미 사진 진리가이드 121079 2010.01.07 16:05
공지 구제역과 천지병 첨부파일 알캥이 113334 2011.06.08 11:21
공지 새 문명 창조의 전환점, 전염병 사진 진리가이드 120986 2009.12.07 10:02
공지 전염병, 재앙인가 축복인가? 사진 진리가이드 122313 2009.12.07 0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