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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처럼 영리한 ‘슈퍼 박테리아’

2010.09.10 | 조회 4511

하워드 휴스 연구소, 항생제에 맞서는 세균 관찰

2010년 09월 07일(화) ScienceTimes

항생제는 전염병과 같은 감염증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다. 그러나 항생제를 너무 많이 사용하다 보면 병원균 스스로 항생제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게 된다. 이러다 보면 더 강력한 항생제를 사용하게 되고, 결국 어떤 항생제에도 저항할 수 있는 ‘슈퍼 박테리아’가 탄생한다.
항생제를 투여할 경우 박테리아 내에서 유전적으로 그 약물에 대항할 수 있는 돌연변이 현상이 일어난다. 이 괴물 박테리아들은 항생제 공격에서 살아남아 번식을 계속해 나간다. 결과적으로 약한 박테리아는 소멸하고, 강한 박테리아만 살아남아 점령지(인체 등)를 장악하게 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다.
슈퍼 박테리아의 위력은 가공할만 하다. 1961년 영국에서 발견된 MRSA(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상구균)의 경우 페니실린에 대한 내성률이 84%에 달한다. 100마리 세균 중 84마리의 세균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항생제에 맞서 싸우는 박테리아 시스템
MRSA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항생제는 반코마이신인데 1996년 일본에서 이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가진 VRSA(반코마이신내성황색포도상구균)가 발견됐다. VRSA가 면역력이 약해진 인체에 침투할 경우 단일 항생제로는 물론 여러 항생제를 섞은 혼합 치료법으로도 완치를 확신하지 못한다.

박테리아

▲ 대장균의 모습. 항생제가 투입될 경우 활발한 대사작용을 통해 내성을 키운다.


많은 환자들이 전신에 심각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패혈증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는데, 인류 전체가 당면한 세균재앙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의료계와 의약계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와중에 미국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 제임스 콜린스(James Collins) 박사와 미국 보스톤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그동안 특별히 제작된 초대형 연구시설을 통해 GM(유전자조작) 대장균을 부양해왔다. 이 GM대장균에게 주기적으로 경구항생제(norfloxacin)을 투여하면서, 항생제의 항균력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를 면밀히 측정했는데,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MIC(Minimum Inhibitory Concentration)란 세균 균주의 성장을 억제하는 항생제의 최소 억제농도를 말한다. 어떤 세균에 대해 결과수치인 MIC 값이 낮을 경우 그 항생제는 낮은 농도에서 그 균을 사멸시킬 수 있다. 그러나 MIC 값이 높게 나오면 그 농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에 많은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
콜린스 박사 연구팀은 이 MIC 값을 측정하면서 개별적인 샘플과 집단적 샘플 간의 큰 차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개별적인 샘플의 경우 집단 샘플과 비교해 MIC 값이 훨씬 낮았는데, 연구팀은 경구 항생제를 투여한 상태에서 높은 MIC 값을 갖고 있는 이 박테리아 내에 단백질이 생성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어 이 박테리아 내에 트립토파나제(tryptophanse)라고 불리는 효소가 다수 존재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트립토파나제는 아미노산을 더 작게 쪼개는데 그 쪼개진 성분 중의 하나가 저온에서 녹는 무색 결정의 화합물인 인돌(indole)이다.
연구팀은 향료, 시약용으로 많이 쓰이는 이 인돌이 대장균으로 하여금 항생제 투여에 반응해 어떤 내성을 지니도록 신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인돌은 항생제에 취약한 박테리아로 하여금 경구 항생제에 대한 방어책을 부여하고 있다는 것.


연구에 초점을 맞춰야 할 부분은 ‘인돌’
흥미로운 사실은 이 돌연변이 박테리아들이 막대한 대가를 치루면서 인돌을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인돌을 생산하는 만큼 박테리아는 성장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른 박테리아들을 위해서도 이 인돌을 생산하는데, 이러한 이타적인(?) 행위는 진화론을 신봉하는 생물학자들에게 있어 잘 알려진 ‘역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이 이타적인 행동이 왜 개별 샘플보다 집단 샘플에서 더 활성화되고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중으로 아직 그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고 있다.

콜린스 박사의 발견이 1960년대 영국 진화론적 생물학자인 W. C. 해밀톤의 주장, 즉 친족 선택론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해밀톤 박사는 유기체의 이타적인 행위가 같은 유전자를 나눈 유기체를 향해 행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콜린스 박사의 발견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것.
갑자기 논쟁이 불거졌지만, 의료계 입장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중요한 내용이 인돌이라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는 사실이다. 콜린스 박사는 “향후 슈퍼박테리아 연구에 있어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인돌”이라며, “이 인돌의 능력을 저하시키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콜린스 박사는 또한 “앞으로 더 위험한 슈퍼박테리아가 출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항생제의 역할이 슈퍼박테리아를 억제하지 못할 경우 재난이 우려된다”며 “정부는 물론 관련 기관들 모두 새로운 항생제를 만들기 위해 힘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든 항생제가 듣지 않아 ‘슈퍼 박테리아’로 불리는 다제내성균은 최근 10년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건강한 사람은 감염돼도 발병하지 않지만 면역력이 낮은 환자가 감염되면 폐렴이나 패혈증 등으로 사망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슈퍼 박테리아’로 인한 사망사고는 매우 위협적이고, 불안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일본 도쿄의 데이쿄대 병원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1년 동안 입원 중이던 중증 환자 46명이 ‘슈퍼 박테리아’에 감염됐다. 이 가운데 27명이 숨졌으며 9명은 ‘슈퍼 박테리아’가 사망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이치현의 한 대학병원에서도 올 들어 24명이 같은 균에 감염돼 6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식을 접한 일본 열도는 물론 인접국인 한국에까지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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