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문화마당

전염병, 인류사의 물길을 돌려놓다

2009.11.09 | 조회 3427

강경현

매일같이 매스컴을 달구는 뉴스는‘인간과 인간’사이에 벌어지는 사건, 사고, 그리고 전쟁에 관한 기사가 적지 않다. 그런데 비록 눈에 보이진 않지만 이보다 더 심각하게 세계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 바로‘미생물’이다.
미생물은 어떻게 인간의 문명을 형성시키고 파괴했을까? 이 책은 세계역사를 통틀어 발생했던 수천 가지 유행병 가운데, 인류 사회를 가장 크게 바꿔놓았던 여섯 가지 전염병에 초점을 맞췄다. 페스트, 천연두, 전염결핵, 콜레라, 황열병, 독감이 그것이다. 책은 자칫 딱딱하고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저자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전염병 경로지도, 생생한 일러스트를 곁들여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책의 큰 목차별로 그 핵심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미생물이 어떻게 인간의 문명을 형성시켰을까?
인간의 몸에 침투한 생물들은 미생물microbe이라고 불린다. 대부분의 미생물은 인간에게 도움을 주거나 우호적이지 않고, 공생적이거나 자생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해를 끼치면서 몸 속이나 몸 위에 기생한다.
 
어떤 질병이 특별히 위력 있고, 대륙적 혹은 세계적인 범주에 이르면 그것은 범유행pandemic이라고 불린다. 병원체가 침투해서 영구적으로 어느 지방에 머무르게 되면 그것은 풍토병endemic이라고 불리어진다. 이 병원체 미생물 중 많은 것들은 이 지구상에서 가장 무서운 살인자 중 일부이기도 했다.
 
 
흑사병이 어떻게 봉건제도를 강타했을까?
전쟁이나 자연재해가 그런 것처럼 유행병도 인간의 사회제도가 얼마나 쉽게 부서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바로 14세기 유럽이 그런 경우인데 흑사병은 발병 4년도 채 안되어 유럽인구 3분의 1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이 역병으로 인해 봉건 질서(귀족-카톨릭교회-기사)가 붕괴되면서 자본주의의 맹아가 싹트기 시작했다.
 
매 세기마다 무역의 범위가 확대되고, 도시가 늘어나면서 자본가·은행가 그리고 무역업자들의 입지는 점점 더 우세해졌다. 그리고 새로운 종교적 사상들이 퍼졌다. 마침내 종교개혁과 계몽주의의 합리적 사고방식을 이끌어냈다.
 
 
천연두가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을까?
아메리카 대륙과 신세계에 유럽인이 가져온 모든 질병들 중에서 천연두는 가장 파괴적인 영향력을 지녔다. 그 어떤 질병보다도 많은 원주민들을 죽음으로 몰았다.
 
천연두 예방에서 획기적인 해는 1796년인데 영국인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무해한 우두vaccina 바이러스의 접종으로 천연두 감염예방을 증명했다. 현재 천연두는 미개지에서 뿌리뽑혀 냉동장치 속에 감금되어 있기는 하지만 바이러스는 여전히 존재한다.
 
1977년 천연두 환자가 더 이상 발견되지 않자 1980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공식적으로 천연두의 완전소멸을 선포했다. 그런데 증산 상제님께서는 그 천연두가 가을개벽을 앞두고 다시 창궐하리라고 단언하셨다. “앞으로 시두(時痘, 천연두)가 없다가 때가 되면 대발할 참이니 만일 시두가 대발하거든 병겁이 날 줄 알아라.”(道典 7:63) “장차 이름 모를 온갖 병이 다 들어오는데, 병겁(病劫)이 돌기 전에 단독(丹毒)과 시두(時痘)가 먼저 들어오느니라. 시두의 때를 당하면 태을주를 읽어야 살 수 있느니라.”(11:264)
 

 
황열병이 어떻게 노예제도를 폐지했을까?
황열병은 아메리카를 착취하려는 유럽인들의 노력을 반복적으로 방해했고, 남북전쟁은 1865년 미국 노예제도의 핵심에 말뚝을 박아버린다. 그러나 누구도 혁명에 불을 붙여준 황열병에 고마워하지 않는다. 백인들이 황열병을 통제해야 할 방해물로 여겼던 반면, 아프리카인들은 그것을 자신들의 자유와 독립을 위한 투쟁의 동맹자로 보았다.
 
 
콜레라가 어떻게 도시를 청소했을까?
약 1세기 전만 해도 청결과 공중위생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저항하는 급진적인 관념이었다. 사람들이 습관을 바꾸기까지 몇 가지 세계적인 범유행을 거쳐야 했다. 콜레라가 아직 문제로 남아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그것의 근본 원인, 즉 세계의 가난과 진지하게 씨름하기를 계속 꺼린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는 셈이다.
 
 
결핵이 어떻게 동경의 대상에서 치명적이 질병으로 전락했을까?
결핵은 가난, 인구밀집 그리고 열악한 위생환경과 연관되어 있다. 결핵은 그 자체와 결핵보유자로 의심받는 빈민들 양쪽을 모두 통제하려는 현대 공공보건제도의 창설에 강력한 촉매가 되었다.
 
결핵은 박테리아에 의해 생기는데, 아마도 사람들이 가축을 기르기 시작했을 때 소를 통해 사회로 유입되었을 것이다. 한때 낭만주의의 매력적인 질병이었던 결핵은 치명적인 질병이고, 박테리아를 통제하는 것이 21세기의 공중 보건의 가장 거대한 도전이 되었다.
 
 
독감이 어떻게 전쟁의 승패를 결정했을까?
제1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접어든 몇 달 동안, 인간이 고안해낸 그 어떤 것보다 파괴력 있는 새로운 살인마가 나타났다. 그것은 스페인 독감으로서 20세기 가장 엄청난 유행병이었다. 대부분의 유행성 감기는 어린 아이나 노인들이 더 쉽게 감염됐지만 이 질병은 유럽 전쟁터에서 만나기 쉬운 젊은 사람들에게 가장 치명적이었다.
 
이 ‘보라빛 죽음’은 상당수 인간들의 목숨만 앗아간 게 아니라 세계적인 대사건을 만들어 냈다. 제1차 세계대전의 마지막 전투들에서 주전선수로 활약했고 베르사이유 평화조약을 성립시키는 역할을 했다. 오늘날의 세계 독감 감시체계와 매년 가을에 시행되는 독감예방주사를 만드는 촉매역할도 했다. 스페인 독감의 가장 중요한 결과물은 면역학의 여파로서 발견된 페니실린이다. 항생제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병원체가 어떻게 삶을 조정하는가?
항생물질은 미생물 전부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약한 것들만 제거한다. 저항성 있는 몇몇 미생물은 살아남아서 번식하고 세력을 갖게 된다. 병원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유용한 특색을 맞바꿀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장소로서, 박테리아 내성과 질병 확대의 중심이 되어왔다. 매년 수백만 명의 환자들이 병원에서 새로 감염된다. 이로 인해 수십만 명은 죽는다.
 
바이러스는 박테리아보다 훨씬 더 빨리 진화할 수 있다. 잘 알려져 있는 인체면역 결핍 바이러스 HIV는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다. 에이즈는 인간의 면역체계를 파괴하고 결핵처럼 다른 기생충들에게 감염의 문을 열어버린다. 바이러스에 매년 4억 명 정도가 감염된 상태며, 매년 대략 4백만 명 정도의 새로운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저자는 정말로 인간의 건강을 다루는 방식을 바꾸려면, 우리부터 질병에 대해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복자와 피정복자라는 식의 군사적 비유는 미생물을 상상하는데 전혀 쓸모 없는 방식이다. 미생물과 인간의 진화적 관계를 이해하는 더 나은 방법은 인간이 진화하면 병원체도 진화하고, 병원체가 진화하면 인간도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조류독감, 사스바이러스, 에이즈 같은 것은 지금도 인간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감염성 질병과의 전쟁에서 이겼다는 교만을 버리고, 더욱 더 진화하고 있는 이들과의 결코 끝나지 않는 경주에서 승리하기 위한 방법 혹은 공존할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특히 가을개벽기 추살(秋殺)기운으로 엄습해올 지구촌 대병겁의 상황을 대비하자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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