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문화마당

고조선의 강역을 밝힌다

2009.11.09 | 조회 3914

지금 우리는 일본, 중국과 역사전쟁의 한가운데 있다. 중국은 동북공정으로 고구려, 부여, 발해 역사와 영역을 자기 역사에 편입하려 하고, 일본은 독도망언과 역사교과서 왜곡을 자행하고 있다. 길을 잃으면 출발점으로 되돌아가야 하듯 이런 시점에서 우리 고대사의 첫 출발점인 고조선 역사와 강역(영역)을 제대로 규명함으로써 역사 바로 세우기가 더욱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이 책은 3편의 논문, 즉 ‘(1)문헌자료 연구(윤내현) (2)복식문화 연구(박선희) (3)고인돌과 비파형 청동검(하문식)’ 연구논문을 모은 것으로 각기 다른 방법으로 고조선의 영역을 밝혀 보고자 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의 접근임에도 ‘고조선 강역’에 대해 이들은 일치된 결론을 내리고 있으며, 기존 사학계가 주장하는 ‘고조선 영역’보다 훨씬 넓은 영역을 밝히고 있다.
 
 
1편. 고조선의 강역을 밝힌다 - 윤내현 교수
‘고조선(옛조선)’이란 명칭은 『삼국유사』「고조선조」에 처음 나타난다. 저자는 먼저 이 ‘고조선’ 명칭에 대한 바른 인식이 중요함을 언급한다. 강단사학계(교수, 교사)에서 인식하는 고조선이란, ‘단군조선-기자조선-위만조선’을 한데 뭉친 것으로 위만조선이 단군조선을 계승한 걸로 말한다. 그러나 실은 『삼국유사』에 「고조선조」와 「위만조선조」가 별도 항목으로 기록된 걸로 보아 두 왕조는 건국자의 민족성격, 혈통이 전혀 다른 왕조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먼저 ‘고조선’ 명칭에 대해 *‘기자국과 위만정권’이 포함되지 않은, “단군조선만이 고조선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연구해야, 고대사 연구체계가 바르게 설 수 있다고 주장한다(이하 고조선은 단군조선만을 말하는 것임).
 
강단사학계(또한 국사교과서)가 말하는 고조선 영역이란, ‘한반도 북부(대동강 이북)~만주 일부’이다. 이것은 기존 사학계가 고조선 중심지를 대동강 유역(평양일대)으로 본 친일사학자 이병도1)의 견해를 통설로 했기 때문이다.
 
이 학설에서는 연나라 사람 위만이 고조선의 마지막 왕인 준왕의 정권을 빼앗아 위만왕조를 세우고 위만왕조가 멸망한 후, 그 지역에 한사군이 들어섰다는 것이다. 그 지역은 위만조선의 도읍지인 평양(대동강유역) 부근이므로 고조선 영역은 ‘한반도 북부~만주 일부’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저자는 이런 과정에서 기존사학계가 고대사 체계에 큰 오류를 발생시켰다고 말한다. 또한 이런 잘못으로 인해 한민족은 초기 역사부터 중국의 식민지배를 받은 미개한 민족으로 전락하고, 고대사는 결국 중국역사에 병합되어 사라진 역사가 되어버림으로써 국민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여러 문헌에 의거하여, 당시 준왕이 통치한 기자국은 서쪽변방에 있던 단군조선의 거수국(=제후국)이었으며, 위만정권은 한나라(서한) 외신(外臣)으로 기자국을 멸망시켜 단군조선과 대립관계에 있었고, 한사군은 한나라 영토에 편입된 행정구역 이었을 뿐 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후한서』『제왕운기』등의 중국과 우리 문헌들에 나타난 ‘고조선 기록’을 비교 종합해보면, 기자국과 위만조선의 흥망, 한사군의 설치 등은 중국과의 경계인 고조선의 서부변경 지대에서 일어난 사건일 뿐이다. 본래의 고조선(단군조선)은 한사군 설치(위만정권 멸망 BCE 108년경) 이후에도 그대로 존속하고 있었다.
 
항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개벽 실제상황』에 의하면, 고조선은 만주와 한반도에 걸친 전 영토를 마한, 진한, 번한의 3한으로 나누어 통치를 했으며, 이 때의 삼한을 북삼한이라 하는데 위만이 준왕을 몰아내고 세운 위만정권은 요서지역에 있던 번한지역이다. 그리고 고조선이 망하면서 그 유민들이 한반도 한강 이남으로 대거 이주하여 남삼한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고조선 영역과 더불어 윤내현 교수는 ‘요동’ 지역에 대해 흥미로운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고대문헌에 나타난 중국과 고조선의 경계지역인 요동은 요하의 동쪽이라는 기존의 역사체계는 잘못되었다고 한다. 실제 고대 문헌 속의 요동은 ‘중국의 먼 동쪽 국경’을 말한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고조선 말기 이후 중국국경이 확장될수록 고대문헌상의 요동의 경계는 달라졌고, 이로 인해 요동지역의 설정에 있어서 사학계의 혼동이 생겼다고 말한다. 즉 국경근처인 요동지역은 시대에 따라 달라졌던 사실을 염두에 두고 문헌을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에서 저자는 본인이 1980년대에 하버드대 옌칭도서관에서 발견한 증선지의 <십구사략통고>지도를 토대로 한 지리학적 비교연구와 『사기』, 『후한서』, 『회남자』 등 많은 중국문헌과 『삼국사기』등 우리측 사서들의 문헌 비교연구를 통해 고조선의 영역에 대해 7가지의 결론에 도달했다.
 
 1. <십구사략통고>의 지도에는 고조선의 위치가 만주로 표시되어 있다.
 2. 고조선과 진나라 국경은 갈석산 지역이었다.
 3. 고대 요동은 지금의 난하유역(난하 동쪽경계)이었다.
 4. 만리장성은 갈석산 지역에서 시작되었다.
 5. 고조선과 중국의 국경은 난하 서쪽에 있기도 했다.
 6. 고조선의 북쪽 국경은 얼구나하와 흑룡강이었다.
 7. 고조선의 국경은 한반도 남부해안선(한반도 전역)이었다.
 
위 결론을 종합하여 필자는 ‘고조선 영토는 한반도 전역과 지금 난하의 동쪽인 만주 전지역이었다’라고 확정짓고 있다.
 

 
 
2편. 복식으로 본 고조선의 영역 - 박선희 교수
한편 한국 고대복식을 연구해온 박선희 교수는 신석기 시대로부터 고조선 붕괴시기인 BCE(서기전) 1세기 초까지의 복식자료를 바탕으로 고조선의 영역을 조사했다.
 
저자는 한반도와 만주지역에서 출토된 복식자료 중 가락바퀴(가는 베실을 뽑는 기구), 원형과 나뭇잎 모양장식, 긴고리 모양 장식, 갑옷조각 등에 나타난 무늬나 양식은 공통성을 지니고 있는 반면, 중국과 북방 시베리아 지역의 복식과는 확연히 다른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복식문화의 공통성은 동일한 정치체제를 갖는 문화공동체를 형성한 것을 말하므로, 복식문화가 동일한 지역을 동일한 고조선 문화권(영역)으로 확정지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주목할 만한 점은 현재까지 한반도와 만주지역에서 출토된 ‘청동장식 옷단추’ 중에 가장 앞선 것은 BCE(서기전) 25세기에 해당되는 것으로서, 평양부근 강동군 용곡리 4호 고인돌 유적에서 발굴되었다. 이는 중국의 상나라 후기(BCE 11C)의 청동단추와 비교하여 적어도 14세기 정도 앞선다고 한다. 또한 시베리아 청동문화의 시작도 BCE 18세기 무렵이므로, 결국 동아시아에서 고조선이 최초로 청동단추로 장식한 갑옷을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더불어 저자는 중국의 청동단추 생산은 그보다 앞선 고조선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짓고 있다.
 
 
3편. 고인돌을 통해 본 고조선 - 하문식 교수
세 번째는 고인돌 유적을 통한 고조선의 영역 조사다. 고인돌은 고대국가 사회에서 자연숭배(제단기능), 무덤기능, 영생염원, 벽사(?邪), 강력한 지배자의 상징물로서 동일한 문화권을 추정하는 연구방법으로 많이 활용된다. 같은 형태의 고인돌 분포지역은 동일한 하나의 고대국가를 형성한 지역으로 설정할 수 있다.
 

 
 
하문식 교수는, 조사 결과 고인돌 유적은 지금의 요동지역에만 있고 요서지역에는 고인돌이 1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요서지역도 같은 문화의 영역으로 봐야한다고 말한다. 왜냐면 요서지역에는 큰 돌이 거의 없고 황토가 많이 퇴적되었기 때문에 움무덤이나 돌널무덤이 주로 발견되지만 그곳에서 출토되는 청동유물은 고조선 지배층의 대표유물인 비파형 청동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인돌 연구에 동일형태의 청동검 분포지역 연구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현재의 요서지역 또한 고조선 영역에 포함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결론내리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현재의 요서는 최소한 요하서쪽에서 난하(=만리장성 경계)까지의 영역을 말함)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각기 서로 다른 분야에서 다른 자료를 바탕으로 검토했음에도 ‘고조선 강역’에 대해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다. 역사는 단순히 지나간 과거의 일이 아니다. 우리 한민족의 미래를 위해서도 뿌리역사는 반드시 제대로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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