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문화마당

서번트 리더십 -제임스C.헌터

2009.11.09 | 조회 2990


 “리더의 희생과 봉사는 사랑에 근거한다.
 서번트 리더십이 요구하는 사랑은 감정으로서의 사랑이 아닌,
 행동으로서의 사랑이다.”
 
제임스 C. 헌터의 『서번트 리더십』(The Servant Leadership)은 리더십을 다루고 있는 책이지만 타인을 통솔하는 리더십의 ‘기술’을 설명하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은 오히려 리더 자신의 내면과 리더의 행동양상에 시선을 고정한 채 리더란 무엇인가, 진정한 리더십이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라는 리더십의 본질에 대한 질의를 통해 보다 궁극적이며 생산적인 발전의 축으로서의 리더십을 논하고 있다.


조직을 이끄는 자로서 리더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에 경영과 리더십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으며, 우리가 역사적·일상적으로 접해온 리더십의 유형 또한 다양하다. 최근 몇 년간 경영에 대한 요구와 관심이 부상하면서 리더의 조직경영에서 인간경영, 자기경영에 이르기까지 온갖 형태의 리더십이 범람하고 있는 현재에 이르러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리더십 연구서로서 『서번트 리더십』(The Servant Leadership)의 미덕은, 단순한 표피적 기술로서의 리더십을 가르치려 들지 않고 리더 자신을 먼저 갈고 닦아 진정한 ‘리더 leader’로서 거듭나게 하는 도덕적 리더십을 설파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더의 도덕성에 기반한 이러한 유형의 리더십에 이르러 리더의 중요성과 가치는 절정에 이른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상제님께서 인정해 주신 유교의 진법이자 최고의 정치철학서라 할 수 있는 대학의 정치론과도 닮아 있다.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로 이어지는 대학의 도덕론과 정치 관념은 동북아시아, 특히 조선 사회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전통적으로 조선 사회에서는 통치자(리더)의 도덕성이 중시되어 왔으며 이는 종종 공사영역을 미분화시키는 관행으로 왜곡되기도 하였으나, 오랫동안 타인을 이끄는 선도적 위치에 선 자들에게 엄격한 내면적 검열로 작용하는 순기능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내 몸과 마음을 닦아 그 덕이 차고 넘쳐 천하에까지 밀려간다는 것, 공동체 차원의 도덕적 각성을 결과할 수 있는 이러한 수신(修身)의 리더십은, 천지에서 사람을 내어 쓰는 이 때에 각자의 위치에서 리더의 마인드를 가지고 활동해야 하는, 도닦는 자들의 전범(典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리더란 무엇인가

사물은 관리하는(manage) 것이지만 사람은 리드하는(lead) 것이다. 누구도 다른 인격체를 관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리더의 역할, 리더란 무엇인가의 결론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리더란 타인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일정한 관계적, 심리적 ‘기술’과 동시에 특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서번트 리더십』 (The Servant Leadership)이 논하는 리더의 기술이란 단지 타인을 대할 때마다 상기하여 사용하는 단기적 대인술에 준하는 의미가 아니라, 강력한 내면화를 통하여 무의식의 수준으로까지 숙련된 당위적 행동들을 의미한다. 리더의 긍정적인 행동 양식은 철저한 자기 단련과 숙고를 통하여 얻어지는 것이다.


또한 리더십이란, ‘공동의 이익을 위해 설정된 목표를 향해 매진할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술’로 요약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영향력’으로서 영향력은 권력과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권력은 지위와 능력으로서 권력을 동원할 때에는 인간 관계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지만(예를 들어 ‘내가 요구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당신은 해고야’ 등의 권력 사용), 도덕성과 특정한 자격에서 출발하는 권위, 즉 영향력은 관계를 파괴하지 않고도 발휘되는 것이다. 이러한 영향력은 리더의 자격으로부터 출발한다. 다른 사람을 리드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은 바로 스스로 의문을 가지고 변화를 시도하는 용감한 정신을 가진 이들, 자기 자신과 조직에 지속적인 진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이들이다. 따라서 진정한 리더십이 타인에게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기발전이 필요하다. 이제, 구체적인 서번트 리더십의 모델을 따라가 보자.
 
리더십의 모델
서번트servant는 하인, 고용인, 봉사자란 뜻이다. 이러한 의미의 서번트가 앞에 서서 이끄는 사람인 리더, 리더십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소수를 위해 봉사하는 다수의 하위자(조직원)들을 설정하는 기존의 피라미드형 조직도를 뒤집어 놓은 서번트 리더십의 다음 모형을 보면 왜 리더십이 희생 봉사의 정신과 결합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새로운 패러다임 모델은 각 하위단계가 상위단계를 후원하는 모델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핵심은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하위단계에 위치한 리더의 역할은 봉사가 된다. 다시 말해서, 리드하기 위해서는 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번트 리더십을 이해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은 권력과 권위에 대한 이해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권력은 지위와 능력, 즉 원치 않는 사람에 대해서도 자신의 지위나 세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도록 강제 또는 지배하는 능력을 말한다. 권위는 자신의 영향력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기꺼이 자신의 의도대로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기술을 말한다. 권위란 한 인간으로서의 리더에 관한 것이며, 리더의 인성과 그로부터 발휘되는 사람들에 대한 영향력과 관련되는 것이다. 조직의 리더들은 누구나 권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리드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권위를 가지고 있는 리더는 얼마나 될까? 서번트 리더십은, 진정한 리더십은 권력이 아닌 권위에서 도출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권위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리더가 권위를 형성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출중한 업무 능력을 배양하는 것, 뛰어난 외교술을 발휘하는 것, 적재적소에 사람을 활용할 줄 아는 것 등.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확실하게 적용되는 한 가지 사실은, 우리가 남을 위해 봉사하거나 희생하는 순간에 반드시 권위가 형성된다는 사실이다. 간디가 인도인들의 마음을 폭발시켜 인도를 독립시킨 원동력이나, 테레사 수녀가 전세계인의 추앙을 받았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권위는 우리가 리드하는 이들을 향한 봉사와 희생에 바탕을 두며, 조직의 리더에게 있어 봉사와 희생의 구체적인 내용은 조직원들의 당면한 욕구를 규명하고 충족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욕구needs란 욕망wants과 다른 것이다. 리더는 사람들의 욕망이 아닌, 욕구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조직이 반드시 충족시켜야 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욕구는 무엇일까?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조직으로부터 원하는 것은 존중받는 것,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리더의 희생과 봉사는 사랑에 근거한다. 여기서 사랑이란 어떤 의미인가? 사랑은 흔히 마음, 감정과 연관된 의미로 통용되지만, 서번트 리더십이 요구하는 사랑은 감정으로서의 사랑이 아닌, 행동으로서의 사랑이다. 목적의식을 가지고 리더의 자리에 서 있는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들을 향한 자신의 감정을 항상 통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타인을 향한 행동을 통제할 수는 있다. 감정이 변화한다 하여도 타인에게 우호적인 행동을 표현하는 것은 가능하다. 심지어 타인이 내게 우호적이지 않을 때라도 인내하면서 그들을 솔직하고 신중한 자세로 대하면서 존중할 수 있다. 사랑이란 타인을 향한 감정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리더가 갖추어야 하는 행동으로서의 사랑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인내: 자기 통제력을 발휘하는 것, 친절: 관심·인정·격려의 뜻을 표현하는 것, 겸손: 진실하고 가식이 없으며 거만하거나 뽐내지 않는 것, 존중: 타인을 소중한 존재로 대하는 것, 이타주의: 타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용서: 잘못을 하더라도 감정적으로 원망하거나 길게 책망하지 않는 것, 정직: 속이지 않는 것, 헌신: 자신의 선택에 전념하는 것이다. 즉 서번트 리더십에서의 사랑이란, 리더에게 요구되는 고도의 도덕성과 자기 수신(修身)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랑은 무엇에 근거하는가? 사랑이 근거하는 서번트 리더십의 출발점은 바로 의지이다. <의지 = 의도 + 행동> 이다. 의도와 행동이 결부되면 의지가 된다. 즉 의도와 행동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바람직한 사람, 바람직한 리더의 길에 들어서는 것이다. 최선의 리더가 되려는 의도에 더하여 끊임없이 자신을 닦아 나가며 자신이 리드하는 사람들을 위한 희생과 봉사라는 실천행동에 매진하는 것, 그로부터 형성된 자연스러운 영향력, 권위에 기반한 강제함이 없는 자연스러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 이것이 서번트 리더십의 모델이다.

 
‘택국(澤國)이 되라’ - 봉사와 희생의 리더십

나약한 조직은 없다, 다만 나약한 리더가 존재할 뿐이다! 이것은 『서번트 리더십』(The Servant Leadership)이 전하는 궁극적인 리더십의 요체이다. 이 책은 그만큼 리더의 자격과 역할 그 자체를 중시한다. 어떤 리더가 될 것인가? 리더십은 선택과 더불어 시작되고, 선택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뒤따른다.


리더란 조직원들의 욕구를 규명하고 충족시키며 여러 가지 장애물을 제거함으로써 조직의 목적 달성은 물론, 사람들이 최선의 자신을 만드는 자아실현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뭇 생명들을 살려내고 키워내는 큰 연못, ‘택국(澤國)이 되라’는 태사부님 말씀은 봉사와 희생의 리더십을 전제로 한다. 사람들을 담아내는 큰 그릇이 되기 위해서는 리더로서 자신의 내면을 쉼 없이 성찰하고 리더인 자신의 행동을 규제하며 타인을 향하여 대의에 입각한 희생·봉사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택국이 되는 정도(正道)이다. 즉 희생과 봉사의 리더십을 택한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가져야 하는 책임이다.


최고의 리더는 누구인가? 바로 가장 열심히 봉사하는 사람이다.
 

글·김연진(discent@hanmail.net)
 
리더란
조직원들의 욕구를 규명하고 충족시키며 여러 가지 장애물을 제거함으로써 조직의 목적 달성은 물론, 사람들이 최선의 자신을 만드는 자아실현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뭇 생명들을 살려내고 키워내는 큰 연못, ‘택국(澤國)이 되라’는 태사부님 말씀은 봉사와 희생의 리더십을 전제로 한다. 사람들을 담아내는 큰 그릇이 되기 위해서는 리더로서 자신의 내면을 쉼 없이 성찰하고 리더인 자신의 행동을 규제하며 타인을 향하여 대의에 입각한 희생·봉사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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