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문화마당

미래를 읽는 힘 -피터 드러커

2009.11.08 | 조회 2368


“드러커 교수님의 경영 이론을 요약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겠습니다만 그것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떤 것이 되겠습니까?” 이것은 40여 년간 경영에 대해 연구하고 세계 각국에서 경영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는 고바야시 가오루 교수가 피터 드러커를 인터뷰하면서 마지막에 질문한 내용이다.
 
이에 대해 드러커는 이렇게 답한다. 그것은 “조직이 명령과 통제 중심에서 책임 중심으로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피터 드러커·미래를 읽는 힘』은 저자 고바야시 교수가 경영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 드러커 박사와 40년 넘는 친분을 유지하며 얻게 된 소중한 교훈을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은 드러커의 경영 철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 그치지 않고 제 3자가 본 드러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다.
 
지금까지 드러커의 저서를 두루 섭렵한 사람에게는 그의 사상과 철학을 정리하는 기회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드러커 경영철학의 입문서로 읽어도 좋을 것이다. 이미 본지를 통해서 드러커의 경영철학은 여러 번 소개된 바 있으므로, 그의 철학을 통하여 증산 상제님의 대경대법한 우주 경영 방식을 단편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조직의 종말은 불가능하다

혼돈과 불확실성이 만연하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주의와 탈조직화는 뚜렷한 흐름이다. 그러면 자연히 ‘조직의 종말’이라는 상황을 떠올리게 되는데, 드러커는 과거에 비해 조직의 중요성은 오히려 커졌기 때문에 조직의 종말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물론 경직되고 획일화된 조직은 빠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지만, 새로운 조직이 그 자리를 대체한다는 것이다.
 
드러커가 지적하듯 조직의 종말은 불가능하다. 우주 만유는 조직체로 되어 있고, 조직을 떠나서는 생존할 수 없다. 생명체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우주변화의 법칙인 상극, 상생도 조직 구성 요소간의 관계성(相)을 바탕에 깔고 있다. 증산 상제님께서 9년 천지공사를 보실 때 가장 먼저 하신 일이 천상 신명조직, 즉 조화정부를 결성하신 것이며, 인사의 조직체인 도문을 여시고서야 비로소 천지공사를 보시기 시작했다.
 
또한 천상 신명계 조직의 구체적인 모습을 모르면 상제님을 제대로 알 수가 없다. 우주 절대자에 대한 호칭 중 상제가 가장 올바른 호칭이 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상제(上帝)란 말에는 신명 조직 최고(上)의 위치에 계시면서 우주를 통치하는 하느님(帝)이란 뜻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조직을 모르면 신앙조차 제대로 할 수 없다. 지극히 개인적인 길이며 고독한 길이라고 여겨지는 자기수행과 구도의 과정도 조직 속에서 이루어진다. 속세와의 철저한 단절을 추구하는 불가에서도 ‘사찰’을 중심으로 한 조직이 등장하며, 사회를 등지고 깊은 산 속으로 찾아드는 선가의 경우에도 신선이 되는 방법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세상을 향한 공덕이라 하여 결코 사회성을 잃지 않도록 한다. 선천 미완성의 구도과정에서도 이럴진대, 하물며 우주 가을의 성숙된 열매기 진리에서 구도의 길을 걷는 우리 증산도인은 어떻겠는가?
 
상제님은 우주 역사의 최종 마무리를 육임(六任) 조직에 붙이셨다. 진정한 세계 구원, 절대 봉사와 상생의 실현, 궁극적 인간성숙이 모두 이 육임 조직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조직’을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점 위에 구축하라

그러면 어떤 것이 이상적인 조직구조인가? 드러커는 하나의 정형화된 이상적인 조직구조란 없다고 말한다. 미래의 조직은 보다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이 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의 사명, 가치관, 전략 등을 한층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기초 위에 끊임없이 학습하는 조직만이 결국 살아남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증산도 육임 조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근본신앙이 확고히 서 있는 조직이 가장 유연하게 살아 움직이는 조직이 되며, 끊임없이 배우고 가르치는 조직만이 인재를 길러낼 수 있기 때문에 조직의 확대 재생산을 꾀할 수 있는 것이다.
 
조직구성과 경영에 대해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강점 위에 구축하라’는 것이다. 드러커는 매우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는데, 그렇다고 현실을 절대로 무시하지 않는 현실주의자로도 유명하다. 드러커는 인간은 누구나 강점과 약점을 갖고 있으며, 그 강점에 의지해서 밥벌이를 하고 사는 나약한 존재라고 말한다. 또한 조직의 목적은 현재의 한정된 인적·물적 자원을 바탕으로 최대의 업적을 이루는 것이므로 조직 구성원의 단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강점을 바탕으로 조직 네트워크를 구축하라고 충고한다.
 
상제님께서도 “모든 사람을 대할 때에 그 장처(長處)만 취하여 호의를 가질 것이요, 혹 단처(短處)가 보일지라도 잘 용서하여 미워하는 마음을 두지 말라(道典 5:222:6∼7)”고 하셨고, 실제로 사람을 쓰실 때에는 그 사람의 단점보다는 장점에 기운을 붙이셔서 크게 쓰신 예가 얼마든지 있다. 특히 차경석, 박공우 성도의 예가 그러하다.
 
인간의 천성이란 결코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이어서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기는 무척 어렵다. 지금은 우리의 단점에 집착할 때가 아니라 자신의 강점을 세상을 위해 써야 할 때이다. 인생이 인생이 되는 것은 단지 무결점의 인격을 갖추어서가 아니라 천지에 쓰임(用)이 되기 때문이다.
 
 不參於天地用人之時면 何可曰人生乎아 (道典 2:23:1)
 

 
끊임없이 혁신하라

“기업의 목적은 혁신과 시장의 창조에 있다.”

어제의 진리가 더 이상 오늘의 진리는 아니다. 드러커는 급격하게 변하는 외부환경과 내부조건에서 살아남으려면 끊임없이 낡은 틀을 깨고 새로운 틀로 갈아 끼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日日新 又日新” 하라는 인격도야의 가르침이 이제는 조직 차원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혁신의 원칙은 무엇인가,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이에 대해 혁신은 폐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드러커는 지적한다.
 
“많은 기업과 그 성장 전략이 좌절하는 것은 ‘어제’라는 망령에 사로잡혀 과거의 위력에 굴하기 때문이다. 또한 ‘어제의 올바른 것’에 붙들려 있기 때문이다. 자기가 만들어낸 배설물을 제거하지 못하는 조직은 그 홍수 속에서 썩어버린다. 그러므로 어제의 결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제 속에서 비생산적인 것, 진부해진 것, 노후화 된 것을 용기를 갖고 제거해야 한다. 리더가 단호하게 이것을 실행하지 않으면 조직은 사멸의 길을 걷게 될 뿐이다.”
 
“묵은 습성이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그 몸이 따라서 망하느니라(道典 2:47:3).”하신 상제님 말씀을 조직 경영의 차원에서 생각해보게 하는 명언이다. 개벽이 우주의 본성이듯이 인간도, 조직도, 우주도 항상 새로워지지 않으면 안된다.
 
여담이지만, 상제님께서 천지공사를 보신지 100년이 되는 해, 사오미(巳午未) 개벽장터의 중심 시간대인 오시(午時) 장터가 본격적으로 활짝 열리는 올해 임오년(壬午年)에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이 열리고 있다. 물론 축구를 잘하는 나라가 월드컵을 차지할 것이다. 문자적으로만 보면, 월드컵(World Cup)은 세계를 차지한다는 뜻이니 축구를 잘하는 나라가 세계의 주인이 된다는 것이다. 참 어처구니가 없는 해석 같기도 한데, 축구(蹴球)가 아니라 축구(蹴舊)라면 어떨까? 지난 백년 역사, 선천 역사의 묵은 때를 누가 빨리 완전하게 벗겨내느냐, 그것이 진정한 월드컵은 아닐런지 생각해 볼일이다.
 
 
올바른 리더가 되는 길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조직의 사활은 결국 리더에게 달려 있다. 여기서 리더란 단순히 최고경영자 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중간 간부를 포함하여 상황에 따라서는 모든 구성원이 리더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유능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드러커는 ‘리더의 공통된 성격’ 혹은 ‘리더로서의 자질’ 등과 같은 것은 없으며, 더욱이 리더와 카리스마는 전혀 관계가 없는 말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쉬운 길보다는 항상 원칙을 강조하는 드러커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는 주장이다. 리더는 모범을 보이는 사람이며, 행동하는 사람이다. 리더는 사랑을 받거나 존경을 받으려 하지 않고, 자신을 따르는 사람에게 올바른 일을 시키는 사람이다. 또한 과감하게 권한이양을 실천하되, 위임하지 말아야 할 일은 스스로 할 줄 아는 사람이다.
 
드러커의 여러 저서들에서는 본받을 만한 경영자의 사례가 여럿 나온다. 진정으로 올바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그런 모범적 사례를 연구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천상의 보좌가 아닌 인간의 역사 속에서 진정한 우주의 통치자로서 보여주신 증산 상제님의 리더십을 배워야 할 것이다.
 
여기서 증산 상제님의 경영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예들을 제시하고 싶지만, 워낙 방대하므로 그것은 독자들의 몫으로 맡기겠다.
 
드러커도 말했듯이 효과적인 경영 방법을 가장 빨리 배우는 방법은 직접 실천하면서 부딪히는 길 밖에 없다. 그런 사람이라면 결국 깨닫게 될 것이다. 도전이 자기경영의 법전이요, 도장 경영의 법전이며 우주 경영의 법전이라는 사실을. 천지공사를 실천하는 삶이 진정한 인간, 진정한 리더가 되는 길이라는 것을….

글·김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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