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문화마당

겅호-켄 블랜차드 셀든 보울즈

2009.10.28 | 조회 1988

켄 블랜차드·셀든 보울즈 지음 / 21세기북스

 
 침체된 조직에 뜨거운 열정을!
 조직이 성장하지 않는가?
 조직의 목표가 모든 조직원들에게 충분히 공유되지 않는가?
 목표를 알고도 제 수준의 기량을 발휘해 주지 않는 조직원들이 문제인가?
 일에 대한 중압감만 안은 채 사기가 바닥으로 저하된 조직원들 때문에 고민인가?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겅호! : 다람쥐의 정신, 비버의 방식, 기러기의 선물』은 이러한 조직의 문제를 진단하는 동시에, 문제를 가진 조직과 조직원 모두에게 살아 움직이는 열정을 불어넣는 ‘겅호’의 비법을 전수하는 책이다. 『겅호!』는 조직 내 파워게임에 밀려 폐쇄 직전의 월튼 제2공장에 공장장으로 부임하여 공장 폐쇄에 대한 모든 책임을 떠맡을 위기에 처한 한 여성경영인이, 자연을 통하여 ‘겅호’의 정신을 배우고 공장 전체에 겅호의 열정을 확산시켜 공장을 살려낸 극적인 실화를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다람쥐의 정신, 비버의 방식, 기러기의 선물’이라는 부제에서 읽을 수 있는 것처럼 다람쥐, 비버, 기러기 등의 동물이 일러주는 겅호의 정신, 조직 활동의 지혜는 놀랍기만 하다.
 
겅호(Gung Ho)는 중국어 공화(共和)에서 유래된 말로, 열정과 에너지, 임무에 대한 충성의 의미로 조직에 투지와 열정을 불어넣는 구호이다. 2000년 미국 대선에서 조지 부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그의 선거 캠프에서 ‘Gung Ho!’를 외쳤을 정도로 미국 사회에서는 일반화된 용어이기도 하다. 사전적으로는 ‘멸사봉공의 열렬한’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겅호의 열정을 확산시키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전 단계의 정신이 충분히 공유되기를 기다려 순서대로 일을 진행시키는 일이다. 겅호의 모든 것은 다람쥐의 정신으로부터 비롯된다.
 
 
다람쥐의 정신 - 가치 있는 일을 한다
 
겨울을 앞두고 숲에 나가보면, 다람쥐들이 양 볼에 먹이를 가득 채우고 바쁘게 오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왜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일까? 일을 시키는 사람도, 감독하는 사람도 없는데 다람쥐들이 바쁘게 뛰어 다니며 최대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것은, 일에 대한 동기 부여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식량을 저장해야 하겠다는 목표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식량을 저장하는 일은 다람쥐들에게 단지 생존을 위한 중요함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일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가치에 따라 움직이고 행동한다.
 
겅호의 열정을 확산하는 첫 번째 단계는 바로 ‘다람쥐의 정신’이다. 자신들의 일이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다람쥐들은 열심히 일을 한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가치 있는 일, 즉 타인에게 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야 열심히 일할 수 있다. 가치 있는 것은 중요한 것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다. 가치는 중요성으로부터 출발하는데, 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어야 하며, 그것이 모두가 숙지하고 있는 공동의 목표로 이어져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선행된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가치가 조직원들의 모든 계획, 결정 및 행동을 이끌게 된다.
 
겅호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서, 조직은 두 가지 측면의 목표를 필요로 한다. 첫째, 결과에 대한 목표로서,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일이든 어떤 수치에 도달해야 하는 일이든, 조직이 추구해야 하는 것들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둘째, 가치에 대한 목표로서 조직과 조직원 자신,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조직을 경영하는 사람은 목표를 수립하고 그것을 가치와 결합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 특히 후자, 가치에 대한 목표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경영자의 윤리와 책임이 요구되는데, 전자의 목표는 경우에 따라 조정할 수도 있고 협상할 수도 있지만, 가치의 경우에 있어서는 항상 곧은길을 가야 하기 때문이다. 리더는 언제나, 다소 후퇴하는 일이 있더라도 전원이 곧은길을 걸어야 한다는 신념을 굽혀서는 안 된다. 겅호 조직에서는 가치가 진정한 리더로 되는 것이다. 가치란 조직원이 스스로의 행동을 이끌기 위해 있는 것이며, 한 사람의 리더 혹은 경영자가 다른 사람들을 이끌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가치는 목표처럼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목표는 발표하는 그 순간부터 사실이 되어 버린다. 그러나 가치는, 자신의 행동을 통해 실천하고 타인에게 어떻게 권하느냐에 따라서 실현되는 것이다. 목표는 결정하는 것이고 가치는 실천하는 것이며, 따라서 목표는 변할 수 있지만 가치는 변함없는 바위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다람쥐의 정신 : 가치 있는 일을 한다.
 1.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안다.
 2. 목표를 이해하고 또 제대로 실행한다.
 3. 모든 계획과 행동은 가치로 결정된다.

 
비버의 방식 - 목표 달성에 필요한 일을 스스로 결정한다

조직 전체가 가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기 시작하면 ‘비버의 방식’에 따라 조직이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주로 호숫가의 수면에 집을 짓고 사는 비버는 집을 짓는 일이나 집을 유지시키기 위한 댐을 짓는 일을 할 때 여러 마리가 모여 공동작업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작업에서 우두머리는 없다. 작업을 총지휘하는 리더가 없음에도 비버들의 작업은 일사분란하게 진행된다. 비버는 집이나 댐의 건설이라는 목표 앞에서 필요한 일을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하는 것이다. 모든 팀원들이 다람쥐의 정신을 갖추고 있다 해도 누군가 시키는 대로만 일한다면 그 조직은 겅호가 될 수 없다. 겅호의 두 번째 단계인 비버의 방식은, 팀원들이 자신들의 목표를 스스로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비버의 방식이 조직원에게 무제한의 자유를 누리도록 방임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자유는 자신의 영역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조직의 목표와 가치는 운동 경기장의 사이드 라인(side line)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각 팀원들은 경기의 규칙을 준수하는 한 사이드 라인 안의 어느 곳이라도 갈 수 있는 것이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팀원들은 자신의 영역 안에서 어떠한 간섭도 받지 않게 된다. 동시에 팀원들에게는 자율성의 무게만큼의 책임이 부과된다.
 
여기서 비버의 방식을 구현하는 관건은, 팀원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버들은 나무와 진흙만 있다면 어는 곳에서라도 댐을 만들 수 있지만 콘크리트로 댐을 지으라고 주문할 수는 없는 것처럼,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들이 각자에게 주어져야 한다. 주의할 점은, 이 과정에서 각자의 능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조직원에게 능력 이상의 일을 주문하거나 능력 이하의 일을 주문하거나, 두 경우 모두 의욕 저하와 존엄성 상실이라는 심각한 사기 침해를 초래한다. 달성 가능하되 쉽게 주어지지 않는, 현실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도전적인 목표들이 조직원들의 자율적인 움직임을 촉발하는 것이다. 비버의 방식에서 리더의 역할은 팀원들에게 조직의 가치를 인식시키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후, 각자가 적절한 만큼의 일을 분담하는지 확인하고 적재적소에 사람을 배치하는 일과 그들에게 필요한 자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확보해 주는 일이다.
 
비버의 방식 : 목표 달성에 필요한 일을 스스로 결정한다.
 1. 임무와 역할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2. 생각과 느낌, 욕구와 꿈을 존중하고
  경청하며, 그것에 따라 행동한다.
 3. 목표는 달성 가능하지만 도전적이어야 한다.
 

기러기의 선물 -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한다

기러기의 선물은 다람쥐의 정신과 비버의 방식이 결합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정신이다. 대표적인 철새인 기러기는 계절을 나기 위해 무리를 지어 이동할 때에 V자 형태의 편대 비행을 한다. 철새 도래지에 가보면 기러기가 무리지어 날 때의 엄청난 소음을 느낄 수 있다. 이들은 무리지어 날면서 끊임없이 서로를 향하여 울음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한 떼의 기러기들이 쉴 새 없이 만들어 내는 엄청난 소리는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소리이다. 해마다 수천 킬로미터를 비행하는 기러기들은 이동하는 동안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응원한다. 또한 편대의 선두에 선 기러기뿐만이 아닌, 편대의 모든 기러기가 소리내어 격려하고 응원한다. 리더만이 팀원을 격려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는 형태인 것이다. 결국 기러기의 선물은 모두를 위한 것이다.
 
중요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되는 일을 성취하겠다고 결심하고 나면 그 일에 생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적합한 일과 적합한 방법을 결합하는 것, 이것이 바로 임무이며 팀원들이 임무를 추구하는 동기는 충족하고 싶은 욕구와 열정에서 나온다. 팀원들에 대한 보상은 바로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조직에 열정을 부여하는 기본이 된다. 서로에 대한 보상, 기러기의 선물은 팀원들의 임무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방법이다. 이것을 현실적인 조직에 이화시켜 보면 어떨까? 기러기의 선물이 현실의 조직 속에서 구현될 때에 그것은 2C, 즉 금전(cash)과 격려(congratulation)가 된다. 아인슈타인의 공식은 겅호를 설명하는 효과적인 모델로 전유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공식, E=MC²이란 열정(enthusiasm)은 임무(mission)와 금전(cash), 격려(congratulation)에 비례하여 증가한다는 겅호의 핵심을 보기 좋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금전은 물질적인 욕구와 의식주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격려는 정신적인 양식을 제공하는 보상에 해당한다. 격려할 만한 내용을 찾을 수 없다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칭찬할 일은 언제나 존재하며, 설령 상대방을 칭찬할 수 없다 해도 언제나 격려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격려는 확인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격려를 통하여 팀원이 목표에 직면하여 놓여있는 어려움이나 진척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어떤 영역 안에서는 그를 전적으로 믿고 있으며 그의 능력에 맡긴다는, 팀원에 대한 묵묵한 신뢰를 전달할 수 있는 장이 되기도 한다. 믿음과 경의를 담은 정신적인 양식은 물론 금전적인 보상까지 이루어지는 ‘선물’이야말로 겅호 정신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이다.
 

기러기의 선물 :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한다. 


 1. 격려는 시기적절하고 즉각적이며,
 무조건적이고 열성적이어야 한다.
 2. 일의 결과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일의 진행 과정에서도 서로를 응원해야 한다.
 3. 열정은 임무과 금전적 보상,
 그리고 격려에 비례해서 증가한다.
 

겅호 - 열정적인 삶의 자세

다람쥐의 정신, 비버의 방식, 기러기의 선물을 세 축으로 하여 『겅호!』의 월튼 제2공장은 기적적인 성공을 거둔다. 폐쇄 직전의 침체된 조직에 3년 만에 겅호의 열정을 확산시킨 주인공 페기 싱클레어는 겅호가 일시적인 조직 회생책이 아닌, 결국에는 열정적인 삶의 자세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겅호가 되기를 희망한다면, 단지 겅호를 선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속적으로, 의식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겅호를 실천하는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또한 겅호 조직을 계획하고 있다면 먼저 변화의 주체가 겅호처럼 삶을 살고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겅호를 조직하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겅호 정신의 실천에 있기 때문이다.
 
 글·김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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