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문화마당

Neo-sinocentrism 신新중화주의

2009.11.09 | 조회 3476

중국의 ‘동북공정’이 지금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동북공정은 간단히 말해 중국의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연구 프로젝트다. 2002년부터 시작되어 올해 2006년까지 마무리되는 이 작업에 중국은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음으로써 고구려가 중국의 소수민족 지방정권이었음을 논증하고, 그 역사도 중국사에 속한다는 주장을 펼쳐나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처하기 위해 2004년 3월 <고구려 연구재단>을 발족하여 운용하고 있지만 이미 철저하게 준비해온 중국의 역사논리를 반박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그런데 과연 동북공정은 단순히 한국의 고대사 뺏기라는 학술적 문제에 국한된 것인가? 바로 여기에는 55개 소수민족으로 이루어진 중국을 하나로 묶으려는 중국의 거시적 총체적 국가전략인 ‘중화민족 대가정 만들기’의 논리가 숨어있다. 과거 중국인들의 사상을 지배해 온 중화주의를 새롭게 재탄생 시키는 중화민족 대가정 만들기, 그것을 통한 새로운 중국제국의 건설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 『신新중화주의』다. 우리나라에서 동북공정 전문가로 불리는 고구려 연구재단 연구위원인 저자(윤휘탁 박사)의 『신新중화주의』를 통해 동북공정 뒤에 숨은 중국의 음모를 파헤쳐 보자.
 
 
제1부 중국과 한반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우리는 중국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여태껏 우리가 우방으로 믿어왔던 미국 대신 새로운 대안으로 생각해야 할까, 아니면 자유로운 통일 한반도로 향하려는 우리의 장애물로 생각해야 할까?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저자는 우선 중국의 국가전략인 ‘동북공정’을 올바로 이해해야만 하며 나아가 동북공정을 배태시킨 ‘중화민족 대가정 만들기’의 논리와 그에 수반된 중국의 국부적 미시적 정책과 전략 등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향후 우리의 미래를 예측하고 거기에 합당한 국가전략을 수립하는 데 시급하게 요구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중화민족 대가정’은 주체민족인 한족(漢族)이 비(非)한족과의 장기간에 걸친 통일과 분열의 순환 속에서 형성된 거대한 중화민족의 가족, 통일적 다민족 국가인 중국을 의미한다. 그 구체적인 목표는 중화민족의 부흥과 단결, 중화민족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완결성 유지, 양안(대륙과 대만)의 통일로 집약해서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중화민족 대가정 만들기’는 중화주의 전통을 비판적으로 계승하면서 과거에 화려했던 중화민족 국가의 새로운 부흥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신新중화주의의 서곡이라 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중국 자체의 발전을 넘어서서 주변 민족국가와의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해 볼 필요가 있다.
 
 
제2부 ‘중화민족 대가정’을 만들기 위한 국가 이데올로기
동양 유교문화의 실질적인 중심이었던 중국은 공산화와 더불어 그들 문화의 근간을 이루었던 유가적 전통을 파괴했다. 이것은 중국인의 의식 속에 큰 문화적 공백을 만들어냈고, 그들이 받아들인 사회주의는 경제발전의 측면에서 한계를 경험했다. 그러다 개혁 개방과 더불어 자본주의 문화 유입으로 중국에서는 사회주의의 미래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에 중국정부에서는 체제를 유지 강화하기 위해 사상통제와 사회주의 신념과 애국심을 고취시킬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중화민족 대가정 만들기>에 필요한 국가 이데올로기로서, 1990년을 전후로 ‘사회주의 정신문명 건설론’과 ‘애국주의’를 추진하고 있다.
 
‘사회주의 정신문명 건설론’은 기존의 사회주의 교육을 강화하는 동시에 개방을 통한 서구 자본주의 문화를 유입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전자를 강조하면 경제발전에 악영향을 주고 후자를 강조하면 체제에 위협이 올 수 있다. 그래서 이 둘 간의 상호마찰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사회주의 도덕’을 내세우고 있다.
 
이것은 유가의 전통사상인 선공후사나 대공무사, 의리관을 강조함으로써 중국인민이 국가의 이익을 개인의 이익보다 앞세워 생각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중국 인민 모두를 사회주의 틀 속에 강고하게 묶어 두려는 것이다.
 
그리고 다민족 국가인 중국이 그들의 모든 민족을 아우르기 위해 만든 이념적 동력이 ‘애국주의’다. 이것은 중국인들의 애국 열기를 불러 일으켜 중화민족을 부흥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하지만 사회주의 체제를 이끌어온 공산당을 애국주의의 모범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사회주의 체제의 이완 방지와 공산당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두 가지 이론 모두 중화민족의 단결을 고취해서 중화민족의 대가정을 만들기 위한 국가 이데올로기인 것이다.
 
 
제3부 ‘중화민족 대가정’을 만들기 위한 역사이론
중국 정부의 국민 통합을 위한 이데올로기는 정치 사상 분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중국 역사 자체를 현재의 필요에 따라 재해석하려는 노력이 개혁 개방 이후 활발하게 전개되어 왔다. 그 결과물이 ‘통일적 다민족 국가론’이다. 그 내용은 중국 영토 내에 존재했거나 존재하는 모든 민족은 중화민족이고, 그들이 역사 속에서 행해왔던 모든 활동과 그들이 세운 왕조는 모두 중국의 역사적 내용이며 각각의 왕조들이 관할했던 강역들의 총합이 역사상 중국의 강역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중국의 당리당략을 위한 현실 편의주의적 관념일 뿐이다. 또한 인간을 역사의 주체로서가 아니라 피동적인 객체로 격하시키면서 각 역사의 시기마다 존재했던 시대정신을 무시하는 것이다. 현재 티벳 민족이나 위구르 민족의 독립운동이 중국정부에 의해 철저히 탄압받고 있는 것을 볼 때 이 논리 자체가 현재적인 모순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4부 ‘중화민족 대가정’을 만들기 위한 민족통합정책
지금까지 국민통합을 위한 국가 이데올로기와 역사이론을 살펴보았지만, 이것만으로 중화민족의 단결에 완결성을 가져오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왜냐하면 지역적으로 발전이 불균등해지면서 민족별 지역별로 생활수준의 격차가 벌어지자, 낙후된 지역 특히 변강민족의 소외감과 불만이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두 가지 민족 통합정책이 ‘서부 대개발정책’과 ‘동북 진흥전략’이다.
 
중국은 경제의 균등한 발전과 함께 서부변강지구가 중국 대가정의 일부분임을 깨닫도록 하는 문화적 민족통합정책까지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변강민족을 억지로 중화문화 속에 융화시키려는 정부의 이러한 정책은 그들에게 지지받지 못하고 있다. 동북 진흥전략의 핵심은 낙후된 동북지구를 진흥시켜 주민의 불만을 해소하고 일부민족(특히 조선족)의 이탈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향후 한반도 정세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고자 실시되고 있는 문화정책이 바로 ‘동북공정’이다.
 
그러나 서부대개발이나 동북진흥전략 모두 궁극적으로는 <중화민족 대가정화>를 이루어내기 위한 또 다른 중화주의에 지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제5부 중국의 ‘동북공정’과 한반도 한국사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문제인 ‘동북공정’에 대해서 살펴보자. 동북공정의 중심 땅인 만주는 과거 요동으로도 불렸던 땅으로 고구려, 발해의 고토이자 우리 역사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근현대에는 열강의 각축장으로 조선의 정치적 망명지였으며, 19세기 이후 많은 조선인들이 이주하는 등 한반도와 깊은 연결고리를 맺고 있다. 이러한 연계성 때문에 한반도의 정세변화는(극단적인 예로 남북통일) 지금 중국의 영토로 인식되고 있는 이 동북지역에 심각한 충격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 발해사를 중국사로 편입함으로써 동북지역에 대한 연고를 강화하고 조선족 문제가 다른 지역의 소수 민족 문제를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려 하고 있다. 또한 북한 지역이 한사군의 관할구역이었으므로 원래부터 중국 땅이었다는 식의 논리를 펴면서 북한정권이나 체제의 붕괴에 대비한 연고관계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동북공정은 학술적 대응만으로 해결될 성격의 것이 아니라 한·중 사이의 정치적 외교적 국제 역학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동북공정의 역사논리는 신중화주의의 동북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것은 중화민족 대가정을 만들어 과거 동아시아에서 누렸던 맹주 자리를 탈환해 보려는 중국의 문화적 정치적 욕망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류문명과 중국 한족 문화의 뿌리는 신교문화의 종주국, 동방의 조선인 대한민국이다. 중국의 거대한 야심도 결국은 가을개벽의 정의로써 심판받을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동방문화 종주국의 뿌리가 확연히 드러나면서 역사는 정의에 따라 진실 그대로 바로잡힐 것이다.

twitter facebook kakaotalk kakaostory 네이버 밴드 구글+
공유(greatcorea)
도움말
사이트를 드러내지 않고, 컨텐츠만 SNS에 붙여넣을수 있습니다.
8개(20/2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