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문화마당

너 자신을 혁명하라

2009.11.09 | 조회 2507

김진 편 | 오늘의 책 | 2003년 03월 | 10,000원
 
 우리는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변해야 한다. 변하지 못하면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고 결국 죽는다.”이같이 말하면서도 변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방법을 몰라서인가? 아니다. 행동하지 않고 실천하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문명의 도래를 희망하고 새 세상 건설에 헌신하는 사람일수록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혁명해야 한다. 함석헌은 자기혁명 없는 사회적 실천, 실천 없는 자기명상은 결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지 못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함석헌(咸錫憲, 1901~1989)에 대한 수많은 책들이 출간되었지만, 『너 자신을 혁명하라』책의 엮은이인 김진 박사는 이 책에서 실천의식 행동의식을 강조하며, 단순히 함석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이 아닌, 함석헌을 통한‘존재와삶의 변화’를 전하고 있다.
 
 이 책은 5부로 나뉘어 있는데, 함석헌이 생전에 남긴 말과 글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제1장‘참 찾아 나선 혼’에서는 나를 되돌아보고, 나라는 존재가 세상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언급하며, 제2장‘생명의 우주와 하나 되어’에서는 생명과 우주의 관계를, 제3장‘이 역사에 씨알로 서서’에서는 역사를 이끌어가는 주체이며 역사를 변화시키는 힘의 원동력인 씨알을 강조한다. 제4장‘미완성의 하나님’에서는 완성을 향해 변하는 역사, 변화하는 우주, 변화하는 하느님에 대해 언급하며 기존 종교를 비판하고 현실을 대변할 수 있는 참 종교에 대해 언급한다. 제5장‘아름다워라, 우리의 삶이여’에서는 세부적인 실천 항목에 대해언급하고 있다.
 
 다음은 각장에서 중요부분을 발췌해 본다
 
 
 1참 찾아 나선 혼
 “마음이 주인인 줄 아는 사람은 마음을 맑히기를 힘쓰고 마음이 맑아서 보면 참이보인다. 어떤 것이 맑음이요 어떤 것이 흐림인가? 전체의 참을 볼 수 있는 눈이 맑은 눈이요, 전체를 모르고 부분만보는 눈이 흐린 눈이다.”
 
 “생각의 근본은 어디 있나? 나에 있다. 사람은 내가 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의 문제는 나다. 나란 것은 무엇인가? 나는 왜 사나? 그런 것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중심이 된다. 너 자신을 알아라 하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내가 뭔지 분명치 않으면 생각이 일정치 못하여 마음이 이랬다저랬다 하고 마음이 이랬다 저랬다 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것이 인생문제라는 것이다. 사람이 저를 참으로 알아 제 뿌리가 깊을수록 자신이 있는 법이다. 자신 없이는 못산다.
 
 우리 본바탕이 문제다. 그것을 피어내야만 한다. 생명은 스스로 피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피(血)다. 같은 생명이 피기에 따라 잎이 되고, 꽃이 되고, 동물이 되고, 사람이 되고, 노래, 춤, 학문, 영이 된다. 사람의생명은 그 됨이 과일과 같다. 겉에 아름다운 과피(果皮)가 있고, 그 다음 맛있는 과육(果肉)이 있고 맨 속에 씨가 있다. 껍질이 곱지만 그것은 눈을 끌자는 것뿐이지, 먹을 때는 벗겨 버린다. 그러나 맛있는 살을 다 먹혀도 아까울 것이 없다. 그것은 본래 주잔 것이다. 먹는 놈 저는 도둑질로 알고 먹었지만 씨 편에서 보면 먹히고 싶은 것이다. 그것은 그 씨를 땅에 던져 줌을 얻기 위하여다.”
 
 “생각하면 깨닫게 된다. 깨닫고 보면 인생관이 달라진다. 세속주의에서는 잘 먹고 잘 입고 명예를 누리며 권세를 휘두르고 살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인생의 인생 된 참 모습을 깨닫고 나면 그 모든 것이 다 떨어져 나간다. 그것이 마치 초겨울 갈대 같다. 그래서 마른 갈대라고 했다. 말라 버리면 꽃도 떨어지고 잎도 내리고 몸은 가늘어지고 속이 텅 비게 된다. 욕심을 버린 사람도 그렇다. 파리하고 비었다는 것이 그것이다. 비면 속이 뚫려서 진리를 알게 된다.”
 
 
 2 생명의 우주와 하나되어
 “살고 싶으면 살고, 살고 싶지 않으면 버릴 수 있는 것이 인생이 아니다. 삶은 절대의 명령이다. 살아도 인생속에 있고, **도 인생속에 있다. 뜻이 있나 없나를 찾을 것이 아니라 첨부터 있는 뜻을 살아 내는 것이다.”
 
 “생명이 처음이며 끝이요, 생명이 목적이며 수단이다. 다른 무엇이 또 있어서 생명의 가는 길을 규정할 수 있는 것 아니고, 생명 그 자체가 규정이요 범주다.”
 
 “산 진리를 들어 보여주는 이는 그 전하는 진리가 산것이요, 현실의 인생과 사회에 대하여 산 교섭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늘 그 시대정신을 역사적으로 붙들기를 잊지 않는다. 모든 시대는 제 말씀을 가진다. 그말씀이 그 시대의 뜻이다. 봄에는 새가 울고, 여름에는 우뢰가 울고, 가을에는 벌레가 울고, 겨울에는 바람이 울어 일년 사철의 뜻을 드러내듯이, 역사 위에 시대 시대도 각각 제 소리를 하여 역사의 뜻을 드러낸다.”
 
 
 3이역사에 씨알로 서서
 “씨알! 하늘의 별보다도, 바다의 모래보다도, 많으면서도 한 알인 씨알, 한 알이면서도, 나서는 **서, **서는 또 나서, 죽기위해 살고 살기 위해 죽는, 무한 바퀴의 알! “
 
 “역사의 흐름이란 말이 있다. 시대는 자꾸 가만있지 않고 변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변하는 것을 보다 더 적절하게 형용하려면 자란다고 해야 할 것이다. 역사는 살아 있는 생명의 나무다. 그것은 변하지만 그저 기계적으로 달라지는 것 아니다. 달라지면서도 달라지지 않는 것이 있다. 나무가 씨에서 나서 자라서 줄기가 되고 가지가 돋고 잎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동안에 변했다면 많이 변했지만 또 그 나무로서의 성질은 변치 않는다. 자라서 모양이 달라질수록 그 변하지 않는 나무의 특성은 더 드러난다. 사람의 역사도 이와 같다. 자꾸 변한다. 변해서 시대가 된다. 각 시대는 제각기 제 특징을 가진다. 그러나 시대는 각각 서로 다르면서도 하나의 뜻으로 꿰뚫린다. 하나의 뜻을 가져서만 서로 다른 모습은 의미를 가진다. 역사는 목적을 가지고 자라 나가는 정신의 운동이다.”
 
 “씨알 하나하나가 제 발로 일어서야 한다. 집은 죽은나무로 세우기 때문에 그 기둥을 파고 세워야 하고 못과 시멘트로 얽어 붙여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죽은 물건으로 얽어 세운 것이기 때문에 산 집이 못되고 죽은집이다. 나라는 산 집이어야 한다. 자라는 집이어야 한다. 생명의 집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못을 박아 세울 수도 시멘트로 붙여 세울 수도 없다. 씨알은 산 것으로 제가 일어나야 한다. 제가 곧 제 법이요 규칙이어야 한다. 그밖에 딴 법이 있을 수 없다. 전체가 모여서 하나를 이루지만 또 하나하나가 다 저대로 저만으로서는 산 인격이다. 그래서만 산 생명 산 역사의 집으로 서의 나라는 설 수 있다.”
 
 “창조하는 힘은 씨알에게만 있다. 모든 시대를 죽음에서 건져내어 새 문화로 부활하게 하는 영원한 역사의 메시아는 씨알속에 숨어 있다. 다만 하늘소리 땅소리가 그 속에서 결합되지 않으면 안된다.”
 
 “고난이란 무엇인가. 영이 물질에 대하여, 양심이 욕에 대하여, 생명이 사망에 대하여 항쟁하는 일이다. 생명이 그 반대물을 완전히 극복하는 때까지 고난은 없을 수 없다. 고난이란 살아있다는 말이요 생명이 자란다는 말이다. 도덕적으로 진리적으로 자란다는 말이다. 고난 없이 혼의 완성은 있을 수 없다.
 
 “고난은 인생을 깊게 만든다. 이마 위에 깊은 주름살이 갈 때 마음속에 깊은 지혜가 생기고, 살을 뚫는 상처가 깊을 때에 혼에서 솟아오르는 향기가 높다. 생명의 깊은 뜻은 피로 쓰는 글자로만, 눈물로 그리는 그림으로만 한숨으로 부르는 노래로만 나타날 수 있다. 평면적, 세속적 인생관을 가지는 자는 저가 고난의 잔을 마셔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고난은 인생을 위대하게 만든다. 고난을 견디고 남으로써 생명은 일단의 진화를 한다. 핍박을 받음으로 대적을 포용하는 관대가 생기고, 궁핍과 형벌을 참음으로 자유와 고귀를 얻을 수 있다. 고난은 육에서는 뜯어가지만 영에서는 점점 더 닦아 낸다. 고난이 주는 손해와 아픔은 한때나, 그 주는 보람과 뜻은 영원한 것이다. 개인에 있어서나 민족에 있어서나 위대한 성격은 고난의 선물이다.”
 
 
 4미완성의 하나님
 “하나님은 다른 데선 만날 데가 없고, 우리마음속에, 생각하는 데서만 만날 수가 있다. 어느 산에 가면 만나는 것 아니고, 어느 물 속에 들어가서 만나는 것도 아니다. 하나님은 어느 곳이라고 하는 데에 없다. 어느 곳이라고 말할 수가 없고, 어느 시간이라는 것도 없다. 그거는 시간 공간을 다 잊어버리고 내마음을 될수록 순수하게, 잡념을 없애고-그렇다고 잡념이 저절로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참 하나님이 그렇게 해 주셨다고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는 건데, 그런 거는 우리가 겸손한 마음으로 해야 된다. 마음이 겸손하지 않고는 안된다.”
 
 “수가 있어서 수학이 생긴 것이요, 수학이 있어서 수를 지어낸 것이 아닌 것처럼, 신이 있어서 종교가 생겼지, 종교가 있어서 신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니다.”
 
 “바닷가에 가면 소라가 있다. 모든 고기가 자유로 헤엄치며 넓은 바다에 왔다갔다하며 사는데 그놈은 아직 태고시절의 껍질 속에 스스로 갇혀 돌 위에 붙어 있지 않은가? 문명에도 소라가 있다. 그런 따위 종교는 지나간 역사의 증거로는 쓰이는 데가 있겠지만, 생명이 달려나가는 일선에서는 아무 자격이 없다. 생명의 진화를 부인하는 종교는 소라종교다.”
 
 “믿음은 상식적이어야 한다. 상식은 곧 세상을 앎이요 세상을 앎은 이웃을 사랑함이다. 상식에 어그러진 믿음은 사랑 없는 믿음, 그것은 뿌리 없는 나무다.”
 
 
 5 마름다워라, 우리의 삶이여
 “생명은 하나다. 역사는 하나다. 서로 다투고 싸움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돕고 붙듦으로 살아간다. 만물을 짓고,유지하고, 뜻을 이루어 가는 것은 힘이 아니고 사랑이다.”
 
 “얼굴에도 빛이 있어야지만 마음은 더구나도 빛이 나야 한다. 속이 밝아야 밝은 사람이다. 그리고 속에 빛이 나는 것은 글 읽기로만 된다. 아무리 닦은 거울도 닦지 않고 두면 흐려 버린다. 공중에는 눈에 보이지 않아도 많은 티끌이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둘러싸는 분위기도 그렇다. 그러므로 그냥 두면 흐린다. 자주자주 닦아야 한다. 마음을 닦는 데는 글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
 
 “씩씩한 실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이 땅은 일을 하는 곳이다. 이 인생은 이마에 땀을 흘려야 사는 인생이다. 뜻이라, 정신이라 했지만 그것은 뜻만으로 저절로 살게 된다는 말은 아니다. 육신이 아니고는 정신은 있을 수가 없고 일이 아니고는 뜻은 나타날 길이 없다. 그리고 몸을 길러야 힘이 나는 것이요. 재주는 익혀야 바로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뜻이 근본일수록, 뜻을 드러내자는 맘이 간절할수록 힘을 길러야 할 것이다.”
 
 『너 자신을 혁명하라』는 이론과 말뿐이 아닌 실천을 강조하며, 자신이 직접 스스로 변화하는 것에 주 목적을 두고 있다. 이 책에는 너무나도 좋은 글들이 많다.
 이 책을 정독하면, 한번쯤 크게 감동하고 자연과 하나됨을 느끼며, 역동적이고 살아 숨쉬는 역사의 주인공이 되어 천하사를 하는 심법을 크게 틔울 수 있을 것이다. 상제님 말씀에“일심만 가지면 못될 일이 없나니 무슨 일을 대하든지 일심 못함을 한하라”하신 것처럼 우리는 우리 자신을 혁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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