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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 “트럼프의 제로섬 사고, 궁극적으로 세계 전쟁 초래”

2025.04.22 | 조회 62

유발 하라리 “트럼프의 제로섬 사고, 궁극적으로 세계 전쟁 초래”


뉴시스 2025.04.21


“우크라·그린란드·관세…모두 약자는 강자에 굴복 논리"

“트럼프의 국제사회는 장벽으로 분리된 요새들의 모자이크일 뿐”

“국제사회 협력 없이 기후변화·AI 위협 대응 못해”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세상은 승자와 패자가 있는 제로섬 게임이고 약자는 강자에게 굴복해야 한다”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넥서스' 등의 저서로 국내에도 익숙한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18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관세 파동으로 전세계적인 금융 혼란을 일으키는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관을 이렇게 요약하면서 통렬히 비판했다.


트럼프의 일련의 행동은 일관된 세계관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진단이다.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영유권 지지, 그란란드 강제합병 고려, 일방적 관세 부과로 인한 세계 자유주의 질서에 대한 공격 등이 나올 때마다 충격과 불신을 나타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윈-윈을 기반으로 한 자유주의 vs 트럼프의 제로섬 게임


자유주의 질서 지지자들은 세계를 윈-윈의 협력 네트워크로 본다. 협력이 상호 이익이 될 수 있어 갈등은 불가피하지 않다고 믿는다.


자유주의자들은 인간이 공통의 경험과 이익을 공유하기 때문에 보편적 가치, 국제 제도 그리고 국제법의 기반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의학 지식 공유와 국제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국가간 사상, 상품, 인적 교류도 경쟁과 착취보다 상호 이익의 관점에서 이해한다.


반면 트럼프에게 세계는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는 제로섬 게임이다. 국제 협정, 조직, 법률은 일부 국가를 약화시키고 다른 국가를 강화하려는 음모에 불과하다.


어쩌면 모든 국가를 약화시키고 사악한 세계주의 엘리트에게 이익을 주려는 음모일 수도 있다.


트럼프의 이상(理想)…‘분리된 요새들의 모자이크’ 국가 체제


이런 트럼프가 선호하는 이상적인 대안은 무엇일까? 각 국이 높은 재정적, 군사적, 문화적, 물리적 장벽으로 분리된 요새들의 모자이크와 같다.


이런 세계가 국가들에게 더 큰 안정과 평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트럼프는 믿는다. 오랜 역사는 이웃 국가를 희생시켜가며 안보, 번영, 그리고 영토 확장을 원하는 것을 보여왔다.


보편적 가치와 국제 제도, 국제법이 없는 가운데 요새들은 어떻게 분쟁을 해결하나.


트럼프에게 해결책은 간단하다. 약자는 강자가 요구하는 것을 하는 것이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갈등이 발생하고 따라서 전쟁은 항상 약자의 탓이다.


국제관계에서 정의, 도덕, 국제법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오직 힘만이 있다. 트럼프식 관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는 약자인 우크라이나가 항복을 해야 한다.


약소국 덴마크가 강대국 미국에 그린란드를 넘기길 거부해 미국이 무력으로 침략해 폭력과 유혈 사태가 나면 덴마크가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트럼프 세계관의 3가지 문제점


약자가 현실을 받아들이고 거래를 해야 갈등을 피할 수 있다는 트럼프의 생각에는 3가지 명백한 문제점이 있다고 하라리는 지적한다.


첫째 요새화된 세상은 평화가 아닌 불안정의 세계다. 약한 요새들은 강력한 이웃 국가들에 삼켜져 거대한 다국적 제국이 출현한다.


덴마크는 충실한 동맹국으로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 참가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자국 군인 44명이 전사했다.


트럼프는 “고맙다”는 말은 않고 그린란드를 내놓으라며 제국주의적 야망에 굴복하기를 기대한다. 그는 동맹보다는 속국을 원하는 것이 분명하다.


둘째, 각 국은 요새를 강화하기 위해 모두 군사력을 강화해야 한다. 경제 개발과 복지 프로그램에 투입되던 자원이 국방에 투입된다.


군비 경쟁으로 누구도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모든 국가의 번영도 감소시킨다.


셋째 트럼프식 사고는 약자가 강자에게 항복하기를 기대하지만 상대적인 힘을 가늠하는 명확한 방법은 제시하지 않았다.


1965년 미국은 북베트남보다 훨씬 강하다고 확신했지만 북베트남은 엄청난 역경을 딛고 일어서 결국 전쟁에서 승리했다. 강자 약자를 미리 쉽게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누구 누구에게 승복해야 하는 지 항상 분명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하라리의 설명이다.


21세기, 기후변화·AI 등 공동의 과제 해결에 협력해야


현재 미국과 중국간 무역 전쟁에서 누가 미리 항복해야 하나. 이 질문에 하라리는 이같이 반문한다. 모든 국가가 상호 번영을 위해 협력하는 것이 더 낫다고 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트럼프식 생각은 사실은 자유주의 세계 질서가 부상하기 수천 년 전부터 있었다. 그 세상에서는 제국 건설과 전쟁의 끝없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그런데다 21세기에는 국가들간 경쟁과 전쟁 위협 외에 기후 변화와 초지능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공동의 도전이 있다.


탄탄한 국제 협력 없이는 이런 세계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 트럼프식 사고로는 이런 과제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


트럼프의 등장으로 협력적인 네트워크로서의 자유주의적 세계관은 요새들의 모자이크와 같은 세계관으로 대체돼 도처에 장벽이 세워졌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단기적으로는 무역과 경쟁, 제국주의적 팽창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는 세계 전쟁, 생태계 붕괴, 그리고 통제 불능의 AI 시대가 초래될 것이다.


하라리는 트럼프의 비전을 옹호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한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편적 가치나 구속력 있는 국제법이 없이 어떻게 서로 경쟁하는 국가들의 경제적, 영토적 분쟁을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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