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코로나 동시감염 사례 나왔다…'플루로나' 땐 사망률 6배

2022.01.03 | 조회 308

독감·코로나 동시감염 사례 나왔다…'플루로나' 땐 사망률 6배


중앙일보 2022.01.02


이스라엘 당국이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된 사례가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중부 도시 페타티크바의 베일린손 병원에서 지난달 30일 한 젊은 임산부가 독감과 코로나19 모두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과 해외 주요 외신은 독감과 코로나19 이중 감염을 '플루로나(flurona)'라고 명명했다. 독감을 의미하는 '인플루엔자(influenza)'와 '코로나(corona)'의 합성어다. '플루로나'는 이스라엘 내에선 이번이 확인된 첫 번째 사례이며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이스라엘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EPA=연합뉴스]


베일린손 병원은 해당 여성이 코로나19와 독감 예방 백신을 모두 접종하지 않았으며, 아직까지 증상이 경미하다고 전했다. 이 병원의 산부인과 과장인 아르논 비즈니츠는 "이 임산부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독감과 코로나19 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고, 다시 검사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코로나19와 독감, 두 바이러스의 결합이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번 사례를 놓고 연구 중이다.


"동시 감염, 사망 확률 높아져"  

뉴스위크 등 일부 외신은 이스라엘에서 발견된 이번 플루로나 사례가 세계 최초라고 전했으나 앞서 해외 논문 등을 통해 코로나19와 독감 이중 감염 사례가 발표된 바 있다.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의 2020년 자료에 따르면 뉴욕의 코로나19 입원 환자 1996명을 상대로 진행한 검사에서 1명이 독감에 동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의 코로나19 감염자 116명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선 1명이 독감 양성 반응을 보였다.


또 2020년 영국에선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되면 사망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영국 공중보건국 연구팀이 1월 20일부터 4월 25일까지 코로나19와 독감 검사를 받은 약 2만 명을 상대로 분석한 결과 58명이 두 감염병에 이중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시 감염자들의 사망률은 무감염자의 6배, 코로나19에만 감염된 환자의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들 중)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된 환자의 43%가 사망했으며, 코로나19만 걸린 환자는 27%, 독감 환자는 4.8%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독감은 일반 감기와 다르다.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되면, 상황이 심각해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독감 급증에 '트윈데믹' 우려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서 4차 접종을 한 시민과 의료진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에선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미크론 변이가 5차 대유행을 이끌고 있는 이스라엘에선 최근 하루에 50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지난 겨울 크게 줄었던 독감 사례가 올 겨울 증가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최근 몇 주간 어린이 600여 명, 임산부 120여 명을 포함해 1800여 명이 독감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지난 겨울까진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규제의 영향으로 독감 감염자가 예년에 비해 감소했으나 최근 규제가 완화되면서 독감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저조한 독감 예방 백신 접종률도 독감 환자 증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카비, 클라릿 등 이스라엘의 의료관리기관 4곳에서 올 겨울 독감 예방 주사를 맞은 비율은 전체 회원의 10.4~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기관의 회원은 수십만 명에서 수백만 명에 달한다.


美도 트윈데믹, "플루로나 늘 수도"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는 코로나19 예방 백신을 2~3회 접종한 국민들이 '백신 피로(vaccine fatigue)'를 겪으며 독감 백신 접종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30일 면역 저하자에 한해 4차 접종도 승인했다. 대상 확대는 추가 데이터 등을 살펴본 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트윈데믹으로 인한 의료 대란을 우려한 이스라엘 당국은 국민들에게 코로나19 예방 백신은 물론, 독감 백신 접종도 촉구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줄을 선 사람들. [AFP=연합뉴스]


미국에서도 방역 제한 완화의 영향으로 독감 환자가 지난 겨울보다 급증해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CNBC는 미 보건 당국의 자료를 인용해 독감으로 인한 입원 환자는 지난 겨울 하루 평균 125명을 넘은 적이 없지만, 최근엔 하루 평균 250명에 육박한다고 보도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은 트윈데믹 위험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와 독감이 함께 유행하면서 미국에선 동시 감염 즉, 플루로나 사례도 늘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독감은 코로나19보다 전염력이 낮기 때문에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 독감까지 예방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어도 독감 백신 접종이 필요하며, '유니버설(보편적인) 백신'이라고 할 수 있는 마스크를 철저하게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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