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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亂, 인력亂, 주거亂…글로벌 '고난의 행군' 시작됐다

2022.04.02 | 조회 336

식품亂, 인력亂, 주거亂…글로벌 '고난의 행군' 시작됐다


서울신문 2022.04.01. 




['결핍의 인플레' 온다]

◆공급망·자원에 짓눌린 세계경제

☞식품亂 : 우크라發 곡물 수출제한

☞인력亂 : 팬데믹發 퇴사 러시

☞주택亂 : 금리인상發 임대비 상승

코로나 영향 물류 병목현상 심화

자원부국전쟁으로 식량마저 막혀

대퇴사 흐름까지 덮치며 '삼중고'

신흥국 물가상승률 50%대 심각

스페인 등 유럽선 사재기 기승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 있는 한 슈퍼마켓에서 쇼핑객이 텅 비어 있는 식용유 매대 앞을 지나가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서울경제]


전 세계를 덮치고 있는 물가 폭등은 지난해 경기가 반등한 와중에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마비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기에 ‘대퇴사(great resignation)’ 조류라는 3중 악재가 겹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3월 3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살아난 반면 물류의 병목현상과 기상 악화로 공급은 빡빡해졌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곡물 수출국이자 자원 부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식량 공급이 막히고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에너지와 물자난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핍의 인플레이션’ 시대가 눈앞으로 성큼 다가온 가운데 프랑스·스페인 등 유럽 각국에서는 식료품 가격 급등에 사재기 바람, 유가 급등에 따른 물류 파업 등이 겹쳐 슈퍼마켓 매대가 텅텅 비는 현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물가 통계는 이미 1970년대 1·2차 오일쇼크 이후 최악의 수치를 쏟아내고 있다. WSJ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 골드만삭스 원자재지수(GSCI)가 1분기에 29% 올라 1990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GSCI는 전반적인 원자재 선물 가격을 벤치마크한 지수다. WSJ는 “지난 10년간 원자재가 과잉공급과 낮은 수요로 인해 가격이 하락했던 추세가 뒤집어졌다”고 평가했다.


원자재 가격은 각국의 물가 상승률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 미 상무부는 이날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지난해보다 6.4% 올랐다고 밝혔다. 1982년 1월 이후 40여 년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앞서 독일의 3월 물가 상승률이 7.3%를 기록하며 1990년 초 통일 이후 최고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스페인의 물가도 9.8%나 치솟아 37년 만에 최고를 나타냈다. 영국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제대로 반영되기도 전인 2월 물가 상승률이 6.2%로 3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여기에는 팬데믹 이후 불거진 ‘대퇴사’ 흐름도 영향을 미쳤다. 전 세계적으로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이 늘어나 일손 부족 현상이 확산했고, 결국 이는 임금을 올려 전체 물가를 밀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업들이 높아진 인건비를 충당하기 위해 서비스 가격을 올릴 수 있으며 이는 높은 인플레이션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연방 노동부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2월 기업의 자발적 퇴사자 수는 440만 명으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11월(450만 명)에 육박했다.


신흥국의 물가 사정은 더 심각하다. 자원 수입의존도가 높은 터키의 2월 물가 상승률은 54.44%로 6개월 전인 지난해 9월(19.58%)과 비교해 폭등했다. 아르헨티나의 물가 상승률도 52.3%로 고공 행진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인력난, 여기에 공급망 붕괴까지 더해지면서 스페인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슈퍼마켓 진열대가 비어가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트럭 운전사들이 파업에 돌입한 스페인에서는 물자난이 심화한 슈퍼마켓들이 고객들의 구입 물품 개수를 제한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허용하는 조치도 취해졌다. 일부 국가에서는 식료품을 생산할수록 손해가 커져 아예 생산 중단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브뤼셀타임스에 따르면 벨기에 식품산업연합회는 “식품 회사 10곳 중 3곳이 생산량을 줄이거나 아예 폐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극심한 물가 상승과 공급난을 이유로 이 같은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물가 사정은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식품산업연합회 대변인은 “매일매일이 1970년대 위기(오일쇼크)와 같아 보인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전쟁 장기화로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우크라이나 돈바스에서 8년간 정부군과 친러 반군 간 분쟁이 이어졌고 우크라이나군도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여 전쟁이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이날 자국 내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해바라기씨 수출을 4월 1일부터 8월 말까지 금지하고 해바라기유에 대해서는 수출 쿼터를 부과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이미 밀·보리·옥수수·원당 등의 수출을 금지한 상태이며 우크라이나도 올해 말까지 호밀·보리·메밀·기장·설탕·소금·육류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밀·옥수수·해바라기유 등의 세계 최대 수출국인 이들 국가의 전쟁 장기화로 수출 문이 더욱 좁아진다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고물가에 대응한 미국의 금리 인상도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NYT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단기적으로는 사람들이 집을 사기 어렵게 만들고, 일시적으로는 임대 수요를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집값이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올라 집을 사기 어렵게 되면 임대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레디트스위스의 크리스 버튼 원자재 부문 글로벌대표는 “수요와 공급 상황이 빡빡한 가운데 다른 공급 충격까지 더해진다면 추가 가격 급등 현상이 나타나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태규 기자(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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