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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적 처음"…한국에서 15% 넘는 꿀벌 '떼죽음', 왜?

2022.04.30 | 조회 550

"이런적 처음"…한국에서 15% 넘는 꿀벌 '떼죽음', 왜?


머니투데이 2022-04-30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올해 유독 평균값을 넘는 꿀벌 폐사가 보고됐습니다. 그래서 전국 피해 규모를 처음으로 집계했죠."


한국양봉협회 관계자는 지난 26일 '찐터뷰'에 '2022년 월동봉군 소멸피해 전국 피해현황' 자료를 주며 이렇게 말했다. "그 전까지는 없었던 피해 상황들이 갑자기 생기니까, 현장 조사와 실사를 하게 된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2022년 월동봉군 소멸피해 전국 피해현황'에 따르면 제주 지역을 제외한 전국 벌통 268만7277개 중 41만3346개(15.38%)에서 집단 꿀벌 폐사가 발생했다. 피해집계 기준일은 지난 3월2일이다.


전국적으로 15%가 넘는 꿀벌이 집단 폐사한 상황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올해 처음 실시된 조사여서 비교 가능한 수치는 없지만, 한국양봉협회 관계자는 "꿀벌이 월동을 하면 5~10% 정도로 폐사가 발행하는데, 올해는 유독 10%가 넘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초의 '꿀벌 수의사'인 정년기 꿀벌동물병원 원장도 "겨울을 나면서 정상적으로 없어지는 꿀벌은 보통 10% 정도"라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남부지방에 그 피해가 집중됐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호남의 피해가 컸다. 전남에서는 벌통 24만5084개 중 10만5894개(43.21%)의 벌통에서 집단 폐사가 발생했다. 광주(37.72%, 4만3990개 중 1만6593개), 전북(31.44%, 28만6616개 중 9만110개) 역시 피해 비율이 30%를 넘어섰다.


김지수 전남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 연구사는 "전남 지역에서 피해 조사를 한 결과, 피해가 심한 농가는 봉군이 3분의1 밖에 안 남았다"라며 "3분의2 정도는 벌통이 텅텅 비어 있어서 폐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영남 지역은 10% 이상의 피해 비율을 보였다. 경남에서는 33만7047개 중 4만5965개(13.64%), 경북에서는 59만9000개 중 7만5729개(12.64%)의 벌통이 피해를 입었다. 부산(18.37%)과 대구(20.53%)의 수치 역시 높았다. 반면 중부지방인 충남은 8.23%의 피해율을 보였다. 경기는 1.62%, 충북은 0.29%에 불과했다.


전국적으로 볼 때 아직 '치명타'라고 말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최용수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연구관은 "당장 어떤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아직 대한민국의 꿀벌 밀도가 굉장히 높다"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관은 그러면서도 "이같은 현상이 반복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꿀벌 폐사가 확대되면 생태계가 붕괴하고, 우리의 '먹거리' 역시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꿀벌은 전 세계 야생 식물의 90%, 식용 작물 75%의 수분을 담당한다. 또 인간이 먹는 100대 농작물 중 71종 작물이 꿀벌을 통해 성장한다.


김지수 연구사는 "꿀벌의 존재는 작물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 전남에서는 참외와 수박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며 "이 수분을 꿀벌이 해야 수정률이 굉장히 높다.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꿀벌 만한 게 없다"고 언급했다.


'꿀벌 실종사건'의 근본적 이유로는 지구온난화가 꼽히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꿀벌이 월동준비를 제대로 못하고, 늦가을·초겨울까지 무리하게 활동을 하다가 집단폐사를 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더워진 날씨로 진드기가 더욱 극성을 부리게 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살충제를 남용한 결과 꿀벌의 집단적 면역력이 심각하게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7일 오후 광주 서구 서창동 한 양봉장에서 한 양봉업자가 벌통에서 소비 한장을 꺼내 들고 있다. 해당 농장에서는 130통에서 사는 꿀벌이 집단폐사해 4천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2022.4.7/뉴스1


지구온난화 가속화 속에 꿀벌의 생존이 위태로워지고 있고, 집단폐사 역시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한국양봉협회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예측이 쉽지 않지만, 이상 기후가 계속되면 꿀벌 폐사 피해가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지구온난화 추세라는 거대한 구조 속에서 꿀벌을 살리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전 세계적 과제인 지구온난화를 막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에 앞서 꿀벌을 위해 당장 할 일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친환경 살충제를 개발하는 것은 꿀벌의 면역력 약화를 막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용수 연구관은 "응애 방제에 효과적이면서 꿀벌한테도 피해를 안 주는 그런 약제를 개발해야 한다. 친환경 살충제는 꿀벌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금 개발 중이다. 국립농업과학원에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화된 계절에 맞는 새로운 양봉 스케줄 매뉴얼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김지수 연구사는 "기온이 급변하고 있다. 거기에 맞게 봉군 관리를 바꿔나가야 한다"라며 "온난화가 만든 새로운 매뉴얼에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매년 '이때가 되면 이렇게 해야지'하는 것에서 조금씩 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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