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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값 폭등’이 유혈극으로… 카자흐, 시위대에 총격 수십명 사망

2022.01.07 | 조회 82

‘LPG값 폭등’이 유혈극으로… 카자흐, 시위대에 총격 수십명 사망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동아일보 2022-01-07


주요 산유국… 장기독재에 경제난… 가격인상 항의, 반정부 시위 확산

무장시위대, 대통령관저 등 진입… 정부, 비상사태 선포-강경진압

시위대-경찰 충돌 1000여명 부상… 러, 카자흐 요청에 공수부대 파견

‘새로운 美-러 갈등 요소’ 전망도




시위대에 총 겨눈 경찰-경찰 구타하는 시위대 연료 가격 폭등에 대한 항의가 격화돼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5일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 완전 무장한 경찰 대테러부대가 시위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위쪽 사진). 경찰 방패와 곤봉을 빼앗은 시위대가 경찰을 구타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6일까지 이어진 시위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 수십 명과 경찰 12명이 사망했다고 알마티 경찰은 밝혔다. 알마티=게티이미지코리아·AFP


차량용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인상에 대한 항의가 수만 명 규모의 반정부 시위로 격화한 카자흐스탄에서 시위 참가자 수십 명이 진압 과정에서 숨지고 1000여 명이 다치는 유혈극이 빚어졌다. 대규모 시위로 알마티시의 대통령 관저와 시청까지 습격받자 카자흐스탄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내각은 총사퇴했다. 외국인 입국도 금지했다. 러시아가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6일 공수부대를 파견하면서 카자흐스탄 사태가 국제 문제로 비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 진압 과정서 시위대 수십 명 사망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알마티 공화국광장에 사흘째 모여 있던 시위대가 관공서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이 차량 50여 대로 포위해 진압하면서 양측이 충돌했다. 곳곳에서 총성이 들렸다. 진압봉으로 시위대를 무차별 폭행하는 군경, 경찰 방패와 진압봉을 빼앗은 시위대 등이 목격됐다. 경찰은 “극단주의 세력이 행정부 건물과 알마티 경찰서를 습격하려고 했다. 공격자 수십 명이 제거됐다(eliminated)”고 발표했다. 카자흐스탄 보건당국은 약 1000명이 다쳤고 400명 가까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62명은 위중하다고 밝혔다. 시위대 약 2000명이 구금됐다. 경찰은 이날 “대테러 작전 중”이라며 알마티 시민들에게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경고했다.


전날 카빈 소총과 수류탄 등으로 무장한 일부 시위대는 알마티의 대통령 관저와 시청사에 불을 질렀고, 집권당 당사와 국영 방송국에도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노인은 떠나라’라는 뜻인 ‘샬, 켓(Shal, Ket)’을 외쳤다고 한다. 약 30년간 집권하다 2019년 스스로 물러난 뒤에도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82)을 겨냥한 것이다.


경찰은 시위대가 경찰차 33대를 포함해 차량 120여 대를 불태우고 상점 400여 곳을 훼손했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관영 채널 카바르24는 경찰 12명이 숨지고 353명이 다쳤다고 경찰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시신 3구는 목이 잘린 채로 발견됐다고 한다.


6일 카자흐스탄 국영은행은 국내 모든 금융 거래를 중단했다. 인터넷도 대부분 끊긴 상태다. 정부는 시위를 보도한 카자흐스탄 기자 8명도 체포했다.


○ 카자흐스탄 정부, 러시아에 도움 요청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 시위대를 ‘국제 테러리스트 집단’이라고 비난하며 러시아 주도 옛 소련 6개국 군사안보동맹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에 평화유지군 파병을 요청했다. 러시아는 평화유지군 일원으로 공수부대를 파견했다. 러시아 일각에서 시위에 대해 “미국이 선동한 것”이라는 배후설이 나오자 미 백악관은 5일 “완벽한 거짓이다. 러시아가 수년 전부터 해온 가짜 정보 플레이의 일환”이라고 발끈했다. 이에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카자흐스탄이 내부 문제를 금방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카자흐스탄 사태가 미-러 갈등의 새로운 요인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사태는 카자흐스탄 정부가 1일 보조금으로 지탱하던 LPG 가격 상한제를 없애면서 비롯됐다. 지난해 1L에 평균 50텡게(약 138원)였던 LPG 가격은 120텡게(약 331원)로 2.4배로 치솟았다. 대부분 LPG 차량을 타는 카자흐스탄 시민들은 격분했고 이튿날 서부 도시 자나오젠에서 첫 항의 시위가 벌어진 뒤 1997년까지 수도이자 카자흐스탄을 상징하는 남동부 알마티, 수도 누르술탄까지 시위가 번졌다. 상황이 악화되자 카자흐스탄 정부는 6일 LPG 가격 상한제를 향후 6개월 동안 원상 복귀한다고 발표했다.


근본 원인은 장기 독재와 경제 사정 악화로 인한 양극화 심화, 심각한 인플레이션, 극심한 부정부패 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할 때부터 집권한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권좌에서 스스로 물러나고 토카예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며 정치 노선을 승계했다. 하지만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임에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3년 1만3890달러에서 2020년 9055달러로 65.1% 수준까지 급감하는 등 경제난이 지속돼 왔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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