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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지구, 인류 문명 멸망은 시간문제

2011.10.14 | 조회 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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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10-14 14:00:38 | 수정 : 2011-10-14 15:59:17

레스터 브라운 소장, “내가 과장한다는 비판의 근거 없다”
(※ 레스터 브라운 소장의 강연 중 일부 표현은 그의 저서 '앵그리 플래닛' 을 토대로 한 기조강연집 내용을 사용했습니다)

“우리에게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13일 오전 전남대학교 컨벤션홀을 찾은 세계 3대 석학 레스터 브라운 지구정책연구소 소장의 말은 단호했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국까지 날아와 지구가 벼랑 끝에 서 있다고 경고한 그는 인류가 기후 안정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문명 붕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와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GO글로벌포럼 준비위원회가 주최하고 광주환경운동연합이 주관한 '기후변화, 에너지 그리고 식량' 포럼에서 브라운 소장은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자연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모르지만 시간이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며 작년 여름 러시아 서부를 강타한 열파를 예로 들었다.

2010년 6월 말 모스크바 서부를 휩쓴 이상고온현상은 8월 중순까지 이어졌고, 매일 300~400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수백만 헥타르의 삼림이 불에 탔고 주택 수천 채가 잿더미로 변했다. 열 스트레스와 매연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률이 수직으로 치솟았다.

이와함께 모스크바의 7월 평균 기온은 평년 수준보다 8도나 상승했다. 열파가 모스크바를 강타하는 사이 이 지역의 기온은 두 차례나 37.8도를 넘어섰다. 거대한 열기가 파도처럼 밀려들면서 곡물 생산량은 평상시 1억 톤에서 6000만 톤으로 줄어들었다. 세계 3위의 밀 수출국 러시아가 이상기온현상에 휘청거리는 사이 세계 밀 가격은 두 달 만에 60%나 치솟았다.

브라운 소장은 이 모스크바 사례를 통해 기후변화로 한 지역의 사건이 세계 곡물시장을 어떻게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불과 몇 년 전에 누군가 모스크바의 7월 온도가 평균에 비해 8도나 더 높아질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다면 저는 ‘말도 안 된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후변화를 철저히 믿고 있는 저의 상상 마저초월한 일들이 실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기후변화가 사회를 얼마나 처참하게 망가뜨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참담한 사례는 또 있다. 파키스탄 대홍수가 그것이다.

작년 7월 말 발생한 파키스탄 대홍수 당시 파키스탄의 5분의 1이 물에 잠기고 2천만 명 이상이 고통을 겪고 있다. 당시 2천명이 사망하고 주택 2백만 채가 무너졌으며 가축 100만 마리가 익사한데다 240만 헥타르의 경작지가 침수했다. 파키스탄 역사상 가장 큰 자연 재해라는 기록을 남긴 당시 홍수는 파키스탄 북부에서 쏟아진 폭우 때문이지만 숨은 원인은 더 있었다.

같은 해 5월 히말라야 산맥 서부의 눈과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폭우가 내리기전 이미 인더스 강의 수량이 대거 늘어나 있었다. 그리고 2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미국 면적의 8% 규모에 모여 살면서 인더스 강 유역의 숲 90%가 사라져 빗물을 흡수할 능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파키스탄 전국의 식생이 헐벗어 비가 내리면 내릴수록 토양이 침식하고 저수지 바닥에 흙과 모래가 쌓여 홍수 저장 능력이 떨어진 것도 이유였다.

브라운 소장은 “2010년 여름 러시아와 파키스탄에 일어난 일은, 우리가 지금처럼 계속 살아갈 경우 우리 모두에게 닥칠 일을 미리 보여준 것이다"고 말하며 "기후학자들은 기온 상승이 더 많은 극단적인 기후 사건을 일으킬 것이라고 한참 전부터 말해왔다”고 지적했다.

물 부족도 심각한 위기다. 브라운 소장은 대수층(빙하기가 지날 때 녹았던 물이 지하로 흘러들어 고여 있는 층)을 고갈시키면서 곡물 생산량이 인위적으로 늘어나다가 대수층이 사라지면 곡물생산량이 곤두박질치는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이를 ‘식량 거품’이라고 하는데, 브라운 소장은 이 식량 거품이 이미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대수층 고갈로 밀 수확량이 300만 톤이나 줄었고, 현재 최소 17개 나라가 지하수 과잉 양수로 식량 거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브라운 소장은 물로 인한 식량 거품이 언제 붕괴할지 알 수 없지만 물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식량 안보와 정치적 불안정을 우려했고, 이로인해 세계 문명 자체가 곤경에 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브라운 소장은 살아남기 위해 인류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며 플랜B(위기극복을 위한 차선책)를 내놓았다. ▶ 2020년까지 지구 탄소 배출량의 80%를 줄이고 ▶2040년까지 세계 인구를 80억 명 수준에서 안정시키고 ▶빈곤을 퇴치하고 ▶ 숲과 토양, 어장 등 자연 부양계를 복원하는 것이다.
플랜B에 대해 브라운 소장은 “인류의 목숨이 여기에 걸려 있다. 지구의 목숨이 걸린 것이다. 지구는 우리보다 오래 존재하고 살아남을 것이다. 결국 인류의 운명이 달려 있는 셈이다. 과거에는 군사적 안보를 중심으로 사고하며 군사 기술에 투자했지만 오늘은 새로운 안보의 개념이 필요하다. 21세기 인류의 안보를 위협하는 첫 번째는 기후변화이고 두 번째는 인구의 증가, 세 번째는 물 부족, 네 번째는 식량가격 폭등 그리고 다섯 번째는 파탄국가의 증가다”라고 말했다.

파탄국가는 환경 악화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스트레스가 높아질 때 이를 관리하지 못하는 허약한 정부를 말한다. 인구가 많아지는데 경작지는 줄고 우물은 마르고 숲은 사라지고 토양은 침식하고 실업이 증가하면서 기아가 늘어나는 악순환의 과정 속에서 통치력을 상실해 기본적인 국가 기능을 할 수 없는 나라를 의미한다. 현재 소말리아가 대표적인 파탄국가이며 이 밖에도 아프가니스탄, 나이지리아, 아이티, 파키스탄 예멘 등이 파탄국가의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해마다 파탄국가의 목록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브라운 소장은 인류가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플랜B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실천하려면 연간 2000억 달러(한화 231조 6천억 원)의 비용이 든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그는 인류의 목숨과 비교할 때 큰 비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류를 벼랑으로 몰고 가는 자연계 파괴와 기후 체계 교란을 원래 상태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행동’이 가장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한편 브라운 소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 문명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가 과도한 예측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제가 과장하는 것이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도 “수메르 문명의 경우 관개 시설 설계에 환경적 결함이 발생해 토양 염분 농도가 증가했고 경작지의 염분이 늘어나 곡물생산량이 줄었고 기아가 확산해 문명이 붕괴했다. 이라크에 있는 수메르 문명지는 황폐하고 아무 것도 자라지 않는 척박한 땅이다. 마야족도 마찬가지다. 제국이 팽창하면서 경작을 위해 삼림을 파괴했고 토양 침식이 일어나면서 식량 부족이 발생했다. 식량을 두고 전쟁을 벌이고 싸우다 결국 마야족도 멸종했다”고 강조했다

브라운 소장은 또 “지난 40년 동안 환경변화, 문명변화, 삼림파괴, 지하수면 하락, 생물종 멸종, 온도 상승 등의 변화가 있었지만 인간은 어느 하나 원상태로 돌려놓은 것이 없다.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를 돌이키지 않는다면 문명이 멸망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 제가 과장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옳기를 바라지만 사실은 제가 과장한다고 비판하는 근거를 찾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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