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개벽뉴스

천지가 병 들다

2011.11.04 | 조회 5012

204난 3월 한달간 9시뉴스에서 이웃나라 일본의 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소식을 날마다 지켜보며 보냈다. 마음은 안타까웠지만 불안하지 않았던 것은 우리나라에는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보도때문이었을까.


그런데 4월 들어서 일본의 원전 사고 소식을 시시각각 들으며 보내고 있다. 지난 달까지만 해도 우리 국내에는 아무 문제도 없을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고 그 말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게 왠일인가. 이제 방사능 낙진이 우리나라 하늘로 흘러들어와 남한 전역을 뒤덮고, 비가 내리니 초등학교를 문닫아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천지가 큰 병에 들다”

최근에 펼쳐보던 작은 책 속에서 이 문장을 발견했다. 우리는 사람의 병만 생각해왔지, 자연도 병이 든다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병’이란 무엇인가. 생명이 조화와 균형을 잃어버린 상태 곧 정상적인 자연 순환 질서가 무너진 상태를 말한다. 그렇다면 ‘치유 불능’이란 또 무엇인가. 조화와 균형이 치명적으로 파괴된 상태 곧 다시는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그러므로 정상적인 상태란 곧 자연스러운 평형 질서가 유지되는 상태를, 비정상적인 상태란 말 그대로 균형이 깨져 병이 든 상태를 말한다. 사람의 불행이나 고통, 타락이나 혼란 같은 말도 사람의 심신에 병이 든 상태를 일컫는다. 그렇다면 이와 마찬가지로 자연의 재앙도 천하의 ‘병’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하! 깨달음이 왔다.

이 얼마나 참신한 사고인가. 우리는 정상적인 상태를 자연스럽다, 내츄럴natural하다고 말한다. 이는 는 정상적인 상태를 자연에 기준을 두고 있다는 말이다. 자연 및 자연적인 유지 상태야말로 인간에게 가장 정상적인 본보기인 것이다. 밤낮이 저절로 순환하고, 사계절이 스스로 둥글어가며 때가 되면 초목이 열매를 맺고 인간 생활을 풍성하게 해주듯이 말이다. 하긴 사람도 자연으로부터 온, 자연의 산물이다.

그런데 언제부터 자연은 병이 들었을까. 오늘날 인재(人災)라 불리는 수많은 사건들이, 자연을 변용하여 만들어낸 인간의 문명 안에서 벌어진다는 사실을 생각해보자. 돌이켜보면, 인류 역사 5만년 동안, 인간이 돌도끼 들고 초원을 내달릴 때부터 인간에게 자연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위대하고 신령스런 존재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자연을 물질 자원으로만 생각하고 짓밟기 시작했다. 자연을 올바로 활용하고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거꾸로 자연 질서를 정복하려 들고 인간의 사욕을 위하여 그것을 무너뜨려 왔다.

오늘날 일본의 원전 사고를 보자. 처음에는 천재(天災)가 인재(人災)를 야기시킨 줄 알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다. 작금의 일본 원전 사고라는 인재(人災)가 천지와 바다를 오염시키고 사람의 목숨마저 위험에 빠뜨리고 있지 않은가. 일본 원전의 사고는 시간이 흘러갈수록 인재(人災)라는 게 드러나고 있다. 이제 지구의 하늘과 바다는 어찌되는 것인가. 이래도 인재(人災)가 천재(天災)를 낳고 있는 것이 아니란 말인가.

사람들이 자연을 정복하고 자연을 도구로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가 비정상적인 상태로 병들어 왔다. 20세기 이래로 자연 재앙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해보자. 하지만 인류는 그 이유를 모른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일 것이라고 막연히 추측해볼 뿐이다. 그 추론이 맞다면 지구 온난화라는 게 무엇인가? 문명이 가져온 인재(人災)가 아니고 무엇인가.

이제는 인간의 삶의 터전이요 절대적 조건인 자연 환경을 제대로 알아야겠다. 인류는 자연 현상을 역사적으로 분석할 줄만 알았지 본질적으로 꿰뚫어보지 못했다. 자연은 인간의 산물도 아니요 인간이 낳은 관리 대상도 아니다. 유사 이래로 자연이란, 인간이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인간에게는 그저 날 때부터 ‘주어진’ 환경이다. 그래서 문명이 최첨단을 달리는 21세기 현재에도 인간에게 자연은 여전히 미지수요 신비로 남아 있지 않은가.

이런 자연이 병들고 있다. 천지에서 방사능 낙진이라는 ‘재앙’이 비내리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의 지진쓰나미와 원전 사고를 지켜보면서, 천지에 재앙이 빈발해온 일련의 역사 과정을 곱씹어보게 된다. 이것이 어찌 남의 일이랴. 우리 한사람 한사람이 이제는 손놓고 있을 계제가 못된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눈앞의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짧고도 무모한 인간의 이기심이 자연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나아가서 천지에 병을 불러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편집자주] 천지가 개벽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충격적이다. 이런 사실은 인간과 문명이 상호작용하면서 빚어낸 결과일 뿐만 아니라 자연이 시간의 흐름 안에서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지의 주제인 자연, 인간, 문명 개벽이라는 테마는 우주와 역사 발전을 바라보는 거시적인 패러다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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