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개벽뉴스

“인류는 최대 위기에 직면…이렇게 공멸할 순 없다”

2012.03.04 | 조회 5237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 “미래 주요 도전과제 15개 해결해야”
뉴스한국 2012.2.14
미래예측 전문가 유엔미래포럼 박영숙 대표. (뉴스한국)
지구촌을 주름잡았던 필름왕국 코닥이 지난 1월 파산신청을 했다. 1889년 회사 설립 후 120년이 넘도록 승승장구하던 코닥이지만 변화를 모른 체하다 변화에 떠밀려 결국 주저앉았다. 이는 미래학자들이 이미 예견한 일이다.

영국과 호주 정부에서 30년 동안 일하며 미래예측을 공부했던 유엔미래포럼 박영숙 대표는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미래학자들의 ‘섬뜩한’ 예측을 떠올리며 미래를 내다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 역설했다.

“제가 미래예측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1982년이다. 외국 공관에서는 미래예측 과정을 이수해야 승진할 수 있었다. 국가운영을 위해서는 30~50년의 미래를 내다보고 미리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를 시작한지 7년째인 1988년 미래학자들은 ‘코닥이 피크를 치고 망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모두들 정신나갔다고 비난했다. 당시 올림픽 당시 서울 곳곳을 코닥 광고로 도배하다시피 한 상황이었다. 20여년 후 코닥은 완전히 파산했다”

코닥이 운명을 바꿀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코닥의 한 직원이 1969년경 세계미래회의에 참석했다가 카메라 시장이 ‘필름’에서 ‘디지털’로 변화할 것임을 알아챘다. 당연히 회사에 이 내용을 보고했지만 코닥은 믿지 않았다. 이 직원은 돈을 구해 스스로 최초의 디지털카메라를 만들면서까지 ‘변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거부당했고, 이후 코닥은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도태된 후 결국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시장의 변화를 얼마나 민감하게 감지하느냐는 기업의 생명을 좌우하지만 미래를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느냐는 인류의 생존을 좌우한다.

박 대표가 이끄는 유엔미래포럼은 미국 워싱턴에 소재한 밀레니엄프로젝트의 한국지부다. 밀레니엄프로젝트는 전 세계의 미래를 연구하는 그룹으로 유엔을 비롯해 유엔 산하의 각 연구기관 및 다양한 국제기구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문제해결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40개 지부가 있으며 각 분야 3천여 명의 학자와 전문가들은 ‘유엔미래보고서’를 통해 10년 후 미래를 예측한다.

인구 증가, “최악의 위기는 2020년…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
2004년부터 매해 미래예측서를 출판하는 박 대표는 최근 미래학자 제롬 글렌과 함께 ‘유엔미래보고서 2025’를 내놨다.

책 내용 중 의미심장한 대목은 ‘미래 주요 도전과제 15’다. ▶기후변화와 지속가능 발전 ▶깨끗한 수자원 확보 ▶인구 증가 ▶민주주의 확산 ▶장기적 관점의 정책결정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빈부격차 완화 ▶신종 질병 위협 ▶의사결정 역량 제고 ▶신안보전략, 인종갈등, 테러 ▶여성지위 신장 ▶국제적인 범죄조직 확대 ▶에너지 수요 증가 ▶과학기술의 발전과 삶의 질 ▶윤리적 의사결정까지 인류가 반드시 갖춰야 할 15가지의 의제는 모두 녹록치 않다.

이 가운데서 가장 시급한 것은 인류의 생존과 맞닿아 있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식량 그리고 물이다. 박 대표는 이 모든 미래 예측의 핵심이 인구에 있다고 말한다. 한계가 명확한 땅에서 저장량이 유효한 물과 식량, 에너지를 가지고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관건이다. 미래가 장밋빛인지 암흑인지는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박 대표는 인터뷰 과정에서 ‘다 같지 죽고 말자는 생각은 잘못이다’ ‘이렇게 공멸할 수는 없다’고 말하며, 끊임없이 해법을 모색하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구는 일정한 지역에 사는 사람의 수를 말하며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입을 의미한다. 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이들이 반드시 먹고 마셔야 할 식량과 물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땅과 에너지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모든 것이 유한한 지구에서 인구의 증가는 ‘재앙’ 그 자체다.

전 세계 인구는 1804년 10억 명이었던 것이 1927년에 20억 명으로 늘고 1999년 60억 명을 기록한 후 2011년 10월 현재 70억 명을 기록했다. 이 숫자는 2050년경 81억~106명으로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유엔의 전망이다. 2100년으로 접어들면서 인구가 감소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이글을 읽고 있는 우리는 그야말로 위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이다.

박 대표는 “가장 위기라고 생각하는 것은 2020년부터 2030년까지다. 2040년만 되어도 기술이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기술이 전부 다 나와 에너지를 비롯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데, 그 사이를 어떻게 버틸 것인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료사진)지난 2008년 5월 4일 파키스탄 라호르 사원 바깥에서 음식 배급이 진행되는 동안 남성들이 빵 한 조각을 얻으려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이 폭등하면서 곡식, 기후변화, 기름값 상승 등으로 인도, 베트남을 포함해 아시아 일부 국가들의 식량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 (AP=연합)
물과 식량부족, “고기는 공장에서 만들고 물은 미세조류로 무한 재사용”
인류가 이 과도기를 성공적으로 견디기 위해서는 물과 식량에 대한 대처 방안이 필요한데 박 대표는 최근 이뤄지고 있는 갖가지 기술개발이 중요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고기를 배양해서 먹을 것이다. 가장 맛있는 소의 탯줄에서 줄기세포를 빼낸 후 이것을 플라스크에 배양하면 고기가 뭉실뭉실 생겨나는데, 이것을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것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올해 말까지 배양육을 생산하겠다고 천명했다.

배양육으로 고기를 생산할 경우 축산에 비해 온실가스를 96% 감소시킬 수 있고 에너지 사용은 45% 줄어든다. 지구상의 땅 중 절반은 축산 농가가 사용하고 있는데 배양육을 만들 경우 이중 1%만 사용하면 된다. 2050년경 인구가 93억 명으로 늘어나면 육류의 소비는 약 5배 정도 는다. 결국 지금의 축산 시스템으로는 결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미래예측 방법 중 하나가 ‘환경스캐닝’인데 이는 검색엔진 ‘구글’에 50만 개의 사진이 등장할 경우 해당 기술이 변곡점을 지났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현재 구글에서는 2억~3억 개에 달하는 배양육 사진이 등장하는데 이는 지난 30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연구해 이미지로 만든 것이다. 박 대표는 “이 정도 검색결과면 이 기술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공장에서 고기를 생산한다는 것이 이색적이기는 하지만 아직 맛은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고기의 맛을 결정하는 근육을 만들기 위해 배양육을 사방으로 당기는 실험을 하거나 영양을 더하려 비타민을 입히고 미네랄을 넣는 작업을 반복하고는 있지만 아직 대중이 보편적으로 이용할 단계는 아니다.

고기를 공장에서 만드는 동안 물 부족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물은 인간 개인의 생명은 물론 인류의 생존까지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하지만 물 부족 현상은 피할 수 없는 미래다.

지구온난화로 산악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려 식수가 줄어들고 지하수 수위는 빠르게 낮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2030년까지 전 세계 물 수요는 현재보다 40%나 증가하고, 농업용수는 바닥을 드러내며 물을 찾아 이민을 떠나거나 전쟁을 불사할 수도 있다. 박 대표는 2020년 경에는 과거 석유전쟁처럼 물 전쟁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량의 물로 많은 사람이 생존해야 하는 상황은 우주에 떠 있는 유인우주선과 비슷한 상황이다.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을 경우 아비규환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에서 박 대표는 새로운 기술만이 난제를 타계할 것이라고 말한다. 바닷물로 농사를 짓거나 바닷물을 담수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미세조류로 폐수를 정화해 무한 반복 사용하는 것이다.

그가 미래 최대 산업 중 하나로 미세조류를 활용한 물 산업을 꼽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는 미세조류를 통해 빈곤층에서도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경제위기 한복판에 선 그리스가 작년 6월 재정긴축안 표결을 두고 홍역을 치렀다. 사진은 6월 29일(현지시각) 그리스 아테네에서 촬영한 불타는 대형 쓰레기통의 모습. 정부의 추가 긴축재정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48시간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시위는 더욱 격렬하게 변했다. (AFP=연합뉴스)
이 밖에도 미세조류를 통한 바이오 오일 생산과 우주 태양광 등 부족한 에너지를 채울 신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박 대표는 공상과학영화에 등장할 법한 놀라운 기술들을 소개하며 살기 좋은 미래를 위해 적극적인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그렇게 인터뷰를 마칠 때쯤 박 대표는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말을 내놨다.

“아무리 미래예측을 잘 한다고 하더라도 지진이나 화산폭발, 쓰나미와 같은 불가항력적인 자연재앙이 발생하면 미래예측 자체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지진이나 쓰나미보다 더 무서운 것이 사람들의 폭동이나 봉기라고 답했다.

부족한 식량과 물, 에너지에 허덕이던 대중이 폭동을 일으킬 경우 사회가 망가질 정도로 사태가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감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폭력 시위를 일으켜 사회기반시설을 부수기 시작하면 지진이나 쓰나미가 닥친 것처럼 어마어마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슬 기자


http://bit.ly/wcLU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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