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개벽뉴스

미국, 양적완화 딜레마…중국, 위안화 절상 고민

2010.10.28 | 조회 4116
미국, 양적완화 딜레마…중국, 위안화 절상 고민
‘환율전쟁’ 한·중·미·일 선택은
일본 “얻은것 없다” 불만 한국 “합의 깨질라” 불안
정혁준 기자
미국, 달러 풀자니 ‘합의 깨는 꼴’ 묶자니 경기 후퇴할까 걱정

“환율전쟁은 이것으로 종식될 것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주요 20개국(G20) 경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경주 합의’로 급한 불은 껐지만, 환율전쟁이 ‘휴전’에 그칠지 ‘종전’으로 갈지 아직은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치 게임이론에 나오는 죄수의 딜레마처럼 한 나라라도 자국의 이해관계를 다시 내세울 경우 아무도 원하지 않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 한나라당 내 대표적인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은 25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경주 합의는 환율전쟁의 종식 아닌 휴전”이라고 말했다.

일단 관건은 다음달 2~3일로 예정돼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양적완화 여부와 규모다. 경주 코뮈니케(공동선언문) 합의에 따르자면 달러를 시중에 푸는 양적완화를 자제해야 한다. 경주 코뮈니케를 보면 “기축통화국을 포함한 선진국은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을 경계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이 유동성을 과다하게 풀어 신흥국의 환율 불안을 부추긴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미국은 높은 실업률(9월 9.6%)을 낮추고 디플레이션(경기침체)을 막기 위해 양적완화를 고려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25일(현지시각)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해 2조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골드만삭스가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과거의 경험도 한몫한다. 대공황 당시 미국 정부는 연평균 10%씩 통화량을 증가시켰다가 물가가 오르고 재정 적자에 직면하자, 재정을 줄이는 긴축정책을 폈다. 하지만 갑작스런 긴축 정책으로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경제는 하강 국면으로 떨어졌다.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은 미국 대공황의 발생 원인과 전개 과정에 대한 연구로 명성을 쌓은 경제학 교수이기도 하다.

중국, 위안화 절상 요구 따르자니‘일 침체 전철’ 닮을까 우려

중국의 경주 합의 이행 여부도 큰 변수다. 경주 코뮈니케에는 “시장 결정적인 환율제도로 이행하고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자제한다”는 문구가 담겨 있다. 정부통제하에 움직이고 있는 위안화를 겨냥한 것이다. 하지만 원자바오 총리는 “일부에서 주장하듯이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20~40% 올리면 중국의 수출기업은 도산하고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올릴 경우 플라자 합의 뒤의 일본처럼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1985년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일본은 엔화가치를 높이는 플라자 합의를 맺었다. 하지만 플라자 합의 결과, 일본은 부동산 투기와 거품을 양산해 ‘잃어버린 10년’을 맞게 됐다.

경주 합의와 관련해 일본은 가장 불만이 많은 나라 가운데 하나다. 미국은 환율과 무역, 중국은 국제통화기금(IMF) 지분을 챙겼지만 무역흑자국인 일본은 환율과 무역 모두 얻은 게 없다. 일단 일본 내 언론의 비판은 신랄하다. <산케이신문>은 “이번 합의는 ‘일본에 대한 역풍’이며 ‘일본만의 패배’”라고 혹평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달러에 견준 원화는 10월25일 현재 4.3% 올랐지만, 엔화는 14.0%나 올랐다.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은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정부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미·중·일이 복잡한 자국 문제로 환율전쟁 모드로 돌입하면 경주 합의는 물건너가게 되고 주요 20개국의 서울 정상회의마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여기에 대외적인 문제로 금리를 동결한 통화당국의 책임론도 확산될 수 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twitter facebook kakaotalk kakaostory 네이버 밴드 구글+
공유(greatcorea)
도움말
사이트를 드러내지 않고, 컨텐츠만 SNS에 붙여넣을수 있습니다.

지구촌 개벽뉴스

rss
지구촌 개벽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천연두가 역사에 던지는 의미 사진 진리가이드 120684 2010.01.07 16:05
공지 구제역과 천지병 첨부파일 알캥이 112993 2011.06.08 11:21
공지 새 문명 창조의 전환점, 전염병 사진 진리가이드 120635 2009.12.07 10:02
공지 전염병, 재앙인가 축복인가? 사진 진리가이드 121894 2009.12.07 0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