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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한' 과학?..멸종된 치명적 바이러스 실험실서 '부활'

2017.07.09 | 조회 108

우편주문 DNA로 천연두 바이러스 '사촌' 합성 생산해 논란 
악용 막을 규제장치 있다 Vs 기술이 너무 쉽고 싸 위험 커져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불길한 재앙의 전조인가. 과학 발전에 대한 쓸데없는 걱정인가?

캐나다 과학자들이 멸종이 선언된 바 있는 천연두 바이러스의 '사촌'격인 마두(馬痘) 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합성하는 데 성공, 논란이 일고 있다.

천연두는 전염력이 매우 강하고 대유행으로 수많은 사람을 사망케 한 인류 역사상 가장 무서운 전염병이었다. 19세기 영국 의사 제너가 소의 젖을 짜면서 우두(牛痘)에 걸린 사람들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 것을 보고, 백신을 만든 이후 인류는 그 공포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80년 천연두가 근절됐다고 발표하고, 이후 한국 등 각국에서 예방접종을 권장하지 않았다. 이후 미국 9·11테러 이후 탄저균 테러가 일어나면서 천연두 등 생물학적 테러 우려가 일면서 백신 개발이 재개됐다.

그러나 여전히 자연에선 천연두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러시아 과학기관에만 기존 바이러스의 샘플이 철저한 관리와 통제 아래 보관돼 있다. 만에 하나 천연두가 다시 나타나면 이를 이용해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다.

캐나다 앨버타대학 바이러스학자이자 부총장인 데이비드 에번스 교수팀은 유전자 기술로 마두 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해 11월 WHO 전문가회의에서 발표했다.

마두 바이러스는 말(馬)에게 천연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마두 바이러스 역시 거의 멸종에 가까울 만큼 발생이 드물어졌으며, 백신도 있다.

에번스 교수팀의 발표는 당시 WHO 전문가 사이에서만 주목받고 과학계 전반과 대중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다. 유명 학술지이자 과학잡지인 '사이언스'가 지난 6일(현지시간) 이를 뉴스로 자세히 다루고 이어 주요 일반 언론매체들이 이를 전하면서 에번스 교수팀의 실험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전에도 실험실에서 바이러스 합성에 성공한 사례들이 있다. 2001년 호주에선 쥐 천연두인 서두(鼠痘) 바이러스가, 2002년엔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각각 실험실에서 합성됐다.

소아마비 바이러스에 비해 마두 바이러스는 30배가 이상 더 크고 복잡하다는 점에서 이번 마두 바이러스 합성은 나름의 과학적 성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 분야의 일정 수준 과학자라면 마두 바이러스 합성이 크게 어렵지 않아 획기적 성과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미 천연두 바이러스의 유전체(게놈) 전체가 규명돼 있고, 유전자 기술이 보편화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발표를 계기로 과거에 전혀 없었거나 있다가 사라진 바이러스 등 병원체를 유전자 기술 등을 이용해 실험실에서 만드는 일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에번스 교수는 이번 마두 바이러스 합성은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마두 및 천연두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며, 앞으로 면역항암제 개발 등에도 쓰일 수 있다며 합성 마두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같은 위험은 없다고 강조한다.

사이언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각종 매체에 따르면 상당수 전문가도 이를 지지하면서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지카나 에볼라처럼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전염 병원체에 대한 관심과 대비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또 바이러스 등 병원체가 실험실에서 유출되거나 테러리스트와 국가기관이 생물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을 제어하는 장치가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의 경우 '이중 용도 우려 연구'(DURC) 제도 등이 운영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해 천연두 바이러스 유전체 총량 가운데 어떤 한 연구기관도 20%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각국 당국에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연구와 실험을 이제는 매우 쉽고, 값싸게 할 수 있어 통제와 감시가 어렵고 우발적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에번스 교수팀은 이번에 독일 유전자업체에 관련 '중첩 DNA 조각들'을 주문, 우편으로 받은 뒤 소수의 연구진이 반년 만에 합성에 성공했으며, 연구비도 총 1억 원 정도에 불과했다.

에번스 교수팀은 캐나다 당국 등에 사전 보고하고 허가를 얻어 실험했으나 WHO는 보고서에서 당국들이 이 바이러스 합성 관련한 규제 필요성을 충분하게 평가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에번스 교수팀 연구결과는 논문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학술지 사이언스와 네이처는 논문 게재를 거부했다. 에번스 교수팀은 논문 발표 준비를 하고 있으나 '악용 가능성'을 우려, 어느 정도까지 자세하게 쓸지를 고심 중이라고 의약전문지 스태트뉴스는 전했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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