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공기 전파” 논문 잇따라

2020.09.03 | 조회 34

“코로나19 바이러스 공기 전파” 논문 잇따라

조선비즈 2020.09.03.  



中 아파트 15→25·27층 감염 ‘미스터리’ 규명 논문 발표
"분석결과, 화장실 수직배수관 따라 에어로졸 확산됐을 것"
같은 날 "버스 내 집단감염, 에어컨이 일부 원인" 논문도

홍콩대와 중국 광저우성 CDC 공동 연구진이 올해 초 광저우의 한 아파트에서 여러 층에 걸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사례를 분석한 것. 연구진은 날짜별 감염 추정 시기(A), 세대 구조(B), 에어로졸 모형을 이용한 수직배수관 확산 실험(C) 등을 분석했다. 15층에서 발생한 에어로졸이 층과 층을 잇는 화장실 수직배수관을 따라 27층까지 올라가 화장실에서 검출됐다./‘아날스 오브 인터널 메디신(Annals of Internal Medicine)’
과거 아파트나 버스 등 실내에서 발생했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들을 분석한 과학자들이 공기 전파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연구결과를 학계에 잇따라 보고하고 있다.

홍콩대와 중국 광저우성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진은 올해 초 광저우의 한 아파트에서 여러 층에 걸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졌던 사례를 분석한 결과, 화장실 수직배수관을 통한 ‘대변 에어로졸’ 확산이 원인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1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아날스 오브 인터널 메디신(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 1월 26일부터 2월 13일 사이에 광저우의 29층짜리 아파트에서 각각 1502호, 2502호, 2702호에 사는 세 가구, 총 9명이 감염됐다. 1502호 사람들은 코로나19의 발병지 우한시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나머지 두 가구는 확진자 접촉 이력이 없었다. 엘리베이터 등 다른 경로를 통해 감염됐다는 증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들이 서로 층수는 다르지만 라인이 같은 세대들이고 공기를 통한 전파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며 대변에 바이러스가 섞여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실제로 대변 속 바이러스가 에어로졸 형태로 층과 층을 잇는 수직배수관을 따라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난 2월 21일 1502호 화장실에서 에테인(에탄)을 이용해 모의실험을 했다. 에테인은 실제 에어로졸과 비슷한 모형으로 사용됐다. 30분간 에테인을 변기에 넣어 물을 내리는 일을 반복해, 수직배수관을 따라 흐르는 에어로졸의 흐름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했다. 11개 층, 237개 표면에서 에어로졸 농도도 측정했다.

그 결과 에어로졸이 수직배수관을 타고 위쪽의 여러 층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로 위층인 1602호와 2102호, 그리고 실제 전파가 일어났던 2502호와 2702호에서 상당한(substantial) 농도가 검출됐다. 연구진은 "정황 증거에 근거하면 대변 에어로졸이 이 건물에서 집단감염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앞서 지난달 초 중국 CDC 연구진이 학술지 ‘인바이러먼트 인터내셔널(Environment International)’에 발표한 논문에서도 같은 사례를 공기 전파의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간략히 제시된 바 있다.

영국 헤리엇와트대 연구진은 이날 아날스 오브 인터널 메디신에 게재한 사설을 통해 이같은 연구결과를 언급하며 건물 배수 시스템에 대한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국 저장성 CDC 연구진이 올해 초 버스 내 집단감염 사례를 분석한 그림. 기존 감염자(IP)로부터 비교적 멀리 떨어진 좌석(Zone 2) 승객들도 감염돼 에어컨에 의한 에어로졸 확산이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당시 작동 에어컨 위치와 창문 개폐 상태도 기록돼있다./‘미국의학협회저널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
비슷한 시기였던 지난 1월 19일 중국 저장성의 한 버스에서 발생했던 집단감염의 일부가 실내 에어컨에 의한 공기 흐름으로 이뤄졌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저장성 CDC 연구진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1일 ‘미국의학협회저널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에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감염자 1명과 100여분간 동승한 승객 68명 중 35%인 24명이 감염됐다. 연구진은 일부 승객은 감염자로부터 멀리 떨어져있었는데도 감염됐다는 사실을 들어 공기 전파의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당시 버스 안에는 재순환식 에어컨이 작동하고 있었다. 바깥의 공기를 냉각시켜 실내에 공급한 후 데워지면 다시 내보내는 방식과 달리, 재순환식은 같은 실내 공기를 반복해서 냉각·공급한다. 바이러스가 섞인 공기가 에어컨에 의해 버스 내부에 골고루 퍼졌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공기 전파 가능성의 발견은 공중보건에 중요한 의미"라며 "향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는 이러한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외신 ‘메일 온라인(Mail Online)’은 영국 텔레그래프의 왕립공학원 전문가 인터뷰를 인용해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켜는 게 감염 위험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창문을 열 수 없다면 장치(에어컨)을 꺼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7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새로 나타나는 증거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사람이 많고 폐쇄적이며 환기가 잘 안 되는 환경에서는 공기 전파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32개국 239명의 과학자들은 관련 내용을 반영해 WHO의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수정하라고 촉구했었다.

[김윤수 기자 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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