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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쇼크보다 무서운 ‘식량쇼크’ 닥친다

2011.02.07 | 조회 6266

지구촌 기상이변 속출… 국제 곡물가격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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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의 재앙적 기후변화가 식품 가격을 높이고 있다. 우리는 ‘식량 불확실성 시대’에 접어들었다.”(4일 세계식량계획·WFP 관계자)

“세계 식량 가격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집계가 시작된 1990년 이래 최고치다.”(3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식량가격 보고서)

2011년의 시작과 함께 세계 곳곳에서 ‘식량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1월 프랑스 칸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는 ‘식량안보(food security)’가 주요 의제로 상정될 것으로 보이고, 지난달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도 식량위기가 최우선 과제로 논의됐다.

식량안보 전문가들은 “튀니지, 이집트 소요도 결국 ‘먹고사는’ 문제로 촉발된 것”이라며 “식량쇼크가 오일쇼크보다 심각한 경제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세계 기상이변에 곡물가격 폭등

올 들어 옥수수, 밀, 콩 등 곡물들의 국제 거래가는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5일 현재 옥수수의 국제시장 가격은 부셸당 6.62달러로 지난해 2월 대비 87.68% 폭등했다. 밀(소맥)은 83.16%, 콩(대두)은 58.09%가 올랐고, 커피와 오렌지주스의 국제 거래 가격도 1년 전에 비해 각각 88.98%, 23.55% 상승했다. 각종 가공식품 업체와 대량의 사료가 필요한 축산농가는 원자재가 상승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계절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세계를 덮치는 기상이변에 ‘식량쇼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여름 150년 만의 가뭄에 시달린 러시아 서남부 보로네시 시에서 한 농부가 말라죽은 상탕무를 뽑아든 채 황망하게 서있다. 보로네시=로이터 연합뉴스


국제 곡물가 폭등의 주요 원인은 기상이변이다. 가뭄과 폭우, 혹한과 혹서가 미국, 호주, 남미, 러시아, 중국 등 세계의 곡창지대를 덮치고 있다. 옥수수와 밀의 세계적 주산지인 미국 중서부 대평원은 긴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다. 밀과 사탕수수 재배지가 몰려있는 호주 동부지역에는 3주 동안 비가 내리는 대홍수로 밀 생산량의 50%, 사탕수수 생산량의 20%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런가 하면 콩과 옥수수의 주산지인 남미 지역은 극심한 가뭄이 문제되고 있다. 세계 3위의 콩 수출국인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곡물거래소는 “비가 적게 내린 데 따른 물 부족으로 올해 콩과 옥수수 생산이 각각 15%, 10%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질 역시 마찬가지. 콩과 옥수수 생산이 각각 20%, 6%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의 주요 곡물 수입처인 중국의 상황도 좋지 않다. 허베이(河北) 성과 산둥(山東) 성 등 중북부 곡창지대가 최장 30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으며 이 일대 물줄기가 싹 말랐다.

식량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자국의 식량 수출 문을 닫는 나라들도 나오고 있다. 작년 여름 150년 만의 가뭄과 사상 최악의 산불로 곡물 생산량이 40% 가까이 줄어든 러시아는 최근 “밀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식량안보 전문가들은 “안정적 기후와 풍부한 물, 싼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국제 식량시장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며 러시아의 수출 제한 조치를 ‘식량 무기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 밀 자급률 0.5%…우리 밥상 남의 손에

그러나 한국은 이 같은 ‘식량전쟁’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가장 큰 문제는 낮은 식량 자급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분석한 한국의 식량 자급률은 25.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가운데 관련 자료가 있는 29개국 중에서 26위로 꼴찌 수준이다. 반면 프랑스의 자급률은 320%, 독일은 147.8%에 달해 한국과 큰 차이를 보였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쌀(101.2%)만 자급자족하고 있을 뿐 콩(8.4%), 옥수수(1.0%), 밀(0.5%) 등은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특히 주요 곡물 수입의 73%가량을 4대 글로벌 곡물 메이저사와 일본계 종합상사에 기대고 있어 문제”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해외 식량 조달에 의지하는 사이 국내 경지 면적은 해마다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올 초 기획재정부의 경지 면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경지 면적은 171만5000ha가 줄어들어 최근 10년 동안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식량의 종말’ 저자인 폴 로버츠 씨는 “한 가지 작물만 특화 생산하거나 식량 자급률이 떨어져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는 향후 고립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 설 이후 가격 상승 압력 세질 듯

이미 국내 식품 값은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 따라 크게 흔들리는 구조다. 라면, 과자, 빵, 밀가루, 두부, 커피 등 각종 가공식품은 밀, 콩, 원당, 커피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매우 취약하다. 당초 국내 식품업체들은 올해 초 라면, 밀가루, 두부, 커피 값 등을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설을 앞두고 정부의 강력한 물가 억제에 발이 묶였다. 지난달 물가정책 브리핑에서 곽범국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유통정책관은 “민생을 고려해 주요 식품업체들과 설까지 가격 인상을 자제하기로 구두 합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 이후에는 주요 식품들의 가격 상승 압력이 점점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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