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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일본, 세계 경제도 휩쓸릴까

2011.03.18 | 조회 3946

세계 경제는 일본을 덮친 대재앙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말 것인가.

지난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이 진도 9.0의 지진과 쓰나미(지진해일)에 강타당한 직후만 해도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가 1995년 고베 대지진 당시보다 작을 것이란 전망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12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폭발과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방사능 누출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원전으로 피해가 확산되면서 일본 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세계 경제도 마찬가지다. 일본 증시가 대폭락하면서 세계 증시도 급락했고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융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인 일본이 경제 회복에서 멀어지면서 세계 경제에 또 하나의 불안을 더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일부 글로벌 은행과 증권사들은 단기적으로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지만 피해 복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이번 사태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별로 크지 않다는 전망도 하고 있다.

◆ 경제 손실 추정치, 시간 갈수록 늘어

이번 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은 도호쿠 지역은 일본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 정도에 불과하다. 주요 제조업 지역도 아니고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 비중도 크다. 이 때문에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지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수백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고베 대지진 때는 약 1000억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원전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금융기관들은 경제적 손실과 복구 기간을 당초 예상보다 크게 올려 잡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 UFJ 증권은 경제적 피해 규모를 22조엔, 즉 일본 GDP의 5% 수준으로 추정했다. 골드만삭스는 16조엔, 바클레이즈캐피탈은 15조엔(GDP의 3%)으로 추산했다.

세계은행은 3·11 대지진의 피해를 복구하는 데 최소 5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베 대지진 당시 피해 복구에 소요된 시간이 5년이 채 안 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로 인한 경제적 여파를 더 심각하게 판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톰 번 부사장은 “일본 국채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어떻게 바뀔지를 지켜보고 있다”며 “(국채 발행을 통한) 일본의 차입 조건이 악화될 것을 예측했었더라면 지난달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좀 더 강력한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했다. 무디스는 지난달 일본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었다.

◆ 세계 경제 성장에도 빨간불

요사노 가오루 경제재정상은 16일 오후 “일본 경제는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타격을 거의 받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 경제를 바라보는 전 세계의 우려 섞인 목소리를 일축했다. 그는 “재건을 위한 정부 지출이 투입돼 생산이 복구되면 경제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외 언론에서는 일본의 삼중고(지진ㆍ쓰나미ㆍ원전 사고)가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WSJ는 17일 “일본의 지진으로 인해 빚어진 공급망 차질이 지속되고 있다”며 “아시아 기업들이 핵심 부품의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 생산 속도를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전 세계의 상당수 대기업이 부품이 모자라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비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3대 제조업 국가인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부품과 장비는 자동차와 반도체, 전자제품을 비롯한 세계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피해 지역에서 안전 점검으로 인해 공장 가동이 중단된 것도 문제지만 항구 폐쇄 등 교통 장애로 인해 일본산 제품이 국외로 운송될 길이 막히는 것도 골칫거리다.

도쿄를 포함해 수도권에서 시행 중인 ‘계획 정전’도 경제 활동에 치명타이다. 계획 정전은 전력 부족으로 인한 전력난의 고충을 함께 부담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하지만 일본 경제의 중심부에서 전력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향후 조업 차질은 불을 보듯 뻔하다. 런던 소재 컨설팅사인 오프 하이웨이 리서치의 데이비드 필립스 이사는 “가동이 중단된 상당수 일본 공장들이 며칠 내에 공장 문을 다시 열 수도 있지만 일본 전역에 해당하는 전력 부족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생산 전망에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G7(선진7개국)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들은 프랑스의 제안에 따라 17일(현지시각) 오후 늦게 화상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에서 유일한 선진국으로 통하는 일본의 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국제적 차원에서 공조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올해 G8(주요8개국)과 G20 재무장관 회의 의장국인 프랑스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재무장관은 엔화 강세와 변동폭이 커진 금융 시장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회의를 제안했다.

◆ ‘세계 경제는 괜찮다’ 의견도

단기적인 경제적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세계 경제에 대한 영향은 최소 수준일 것이란 예측도 있다. 일본과 세계 경제에 대한 영향이 재앙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와 경제분석 기관 IHS 글로벌 인사이트는 일본 GDP가 당연히 감소하겠지만 재건 작업이 시작되면 경제에 오히려 활력이 생겨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BoA 메릴린치는 지진 발생 전에는 올해 일본 GDP가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0.5%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수정했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도 일본 경제가 올해 0.2~0.5%포인트 수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세계 경제가 새로운 위기에서 비켜갈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일본이 이미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BoA 메릴린치는 “자본 시장을 통한 (위기의) 파급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 경제는 오래전부터 쇠약해지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에서 들려오는 부정적인 소식이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전만큼 강력하지 않다”고 했다. 이 회사는 올해 일본의 경제 성장이 지난해 수준에서 멈춘다 해도 세계 GDP는 0.1%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이치뱅크는 미국의 경우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미국은 일본과의 무역에서 600억달러의 적자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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