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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은행 끝없는 탐욕.. 금융불신 갈수록 확산

2012.07.23 | 조회 3955

글로벌 은행 끝없는 탐욕.. 금융불신 갈수록 확산

영국 은행 바클레이스의 런던 은행 간 금리(Libor.리보) 조작 파문이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영국과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관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글로벌 대형 금융사만 바클레이스 외에 15곳에 달한다. 실제 리보 조작에 가담한 금융업체는 20곳이 넘는다는 지적도 있다. 리보 공시 주체인 영국은행협회(BBA)는 물론 규제당국인 영국 금융청(FSA)과 영란은행(BOE)도 사정 칼날에서 자유롭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미 지난 2007년 리보 조작 사실을 알아챘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파문이 갈수록 커지자 이번 사태가 역사상 최대 금융 스캔들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리보조작 '폭풍 파문' 왜?

리보 조작 파문이 이렇게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가고 있는 것은 세계 금융시장에서 리보의 영향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 규제당국이 바클레이스에 2억9000만파운드(약 5100억원)의 벌금을 물린 것만 봐도 리보 조작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 알 수 있다.

모간스탠리는 리보 조작 혐의가 큰 12개 은행이 물어야 할 벌금과 피해보상액만 220억달러(약 25조3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리보는 원래 런던 은행들이 단기 자금을 빌릴 때 적용되는 금리지만 실제로는 주택담보(모기지) 대출이나 자동차 및 신용카드 대출, 각종 파생상품 거래에서 기준금리로 쓰인다.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표준 척도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앤드루 로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금융학 교수는 리보에 묶여 있는 자금만 전 세계적으로 800조달러(약 92경4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70조달러의 10배가 넘는다.

이 때문에 리보 스캔들은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엄청난 후폭풍을 남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데이비드 말패스 엔시마글로벌 사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및 중국의 성장세 둔화 압력에 놓인 세계 경제가 리보 스캔들로 더 위태로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잠재적인 줄소송이 한동안 세계 금융시장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꼬리 무는 조작 스캔들

리보 조작 가능성은 금융위기가 불거진 지난 2008년 이전부터 제기됐다. 그럼에도 이제야 문제가 드러난 데 대해 전문가들은 금융권과 규제당국이 결탁한 결과 아니냐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리보 조작 행위가 집중된 것으로 추정되는 2008년 말 업계와 당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바클레이스 조사 과정에서도 BOE가 리보 조작 압력을 행사하고, FSA는 묵인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리보는 매일 오전 바클레이스를 비롯한 16개 은행이 BBA에 금리를 제출하면 중간값 8개의 평균으로 결정된다. 이 과정에는 외부 규제의 힘이 닿지 않기 때문에 은행들은 일부러 수치를 높이거나 낮춰 리보를 조작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바클레이스가 리보를 내려 금융위기 당시 부채 상환 부담을 덜고, 금리 베팅으로 파생상품에서 이익을 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금융당국도 금융위기 충격을 흡수하려면 갑자기 뛴 금리를 낮춰야 했다. 리보는 리먼브러더스가 무너진 지난 2008년 9월을 기점으로 2%에서 5%대로 치솟았다가 같은 해 12월 1%대로 떨어졌다.

금값 조작설도 같은 의혹에서 시작한다. 중앙은행이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기 위해 금값 하락을 부추기고,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시중은행들은 매도(숏) 포지션을 통해 이익을 챙긴다는 것이다. 영국 자산운용사 체비엇의 네드 네일러 레이랜드 투자담당 이사는 "금값이 리보처럼 장기간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3~4개월 안에 금값 조작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 역시 플래츠와 같은 민간업체들이 정하는 장외거래 가격에 기초하고 있어 조작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로비장벽에 도덕불감증

말패스는 리보 스캔들이 세계 경제에 줄 충격을 줄이려면 금융업계와 금융당국이 민첩하고 투명하게 잘못을 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금융권 자정능력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로비가 규제당국의 손발을 묶어 놓고 있는 사이 금융업계의 도덕불감증은 더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의회의 리보 스캔들 조사조차 '눈가림'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흘러나오고 있다. 다국적 컨설팅업체인 언스트앤드영(E&Y)이 지난해 5월 전 세계 최고재무책임자(CFO) 4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15%가 사업을 위해서라면 뇌물수수도 문제없다고 답했다. 지난해 같은 질문에 수긍한 사람은 9%뿐이었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회사 재무사정을 숨길 수 있다고 답한 이도 지난해 3%에서 올해는 5%로 늘었다.

E&Y는 이 조사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은 비윤리적인 관행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특히 금융권에서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비영리 탐사보도조직인 BIJ가 최근 공개한 영국 금융업계의 로비실태 보고서는 그동안 금융업계와 당국이 어떻게 궁합을 맞춰왔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해 런던 금융중심지 '시티'의 주요 은행들이 규제당국과 정치권에 쏟아 부은 로비자금이 9200만파운드(약 1630억원)에 달한다며, 금융업계는 이 같은 '경제 소모전'을 통해 일련의 정책적 승리를 거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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