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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항모 다가오자, 中 격침훈련… “대만해협, 가장 위험한 화약고 됐다”

2021.02.18 | 조회 1047

美항모 다가오자, 中 격침훈련… “대만해협, 가장 위험한 화약고 됐다”

[최유식 전문기자의 Special Report]
美·中 패권경쟁 틈바구니 대만, 동북아 화약고 될 판
국지전 발발 위험 높아져

조선 2021.02.18


/그래픽=양인성
/그래픽=양인성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나흘째인 지난 1월 23일 대만해협 인근 해상에서는 미·중 간에 한바탕 워게임이 벌어졌다.

미 7함대 소속 루스벨트호 항모 전단이 바시해협을 통해 남중국해에 들어선 것은 이날 오전 10시(현지 시각)를 조금 넘은 시점이었다. 바시해협은 대만 남부에서 30~40㎞가량 떨어져 있다. 전날부터 루스벨트호를 추적해온 중국은 신형 전략 폭격기 훙-6K(H-6K) 6대와 젠-16(J-16) 전투기 4대 등을 이 해역에 띄웠다. 460㎞ 거리까지 접근한 중국 전략 폭격기들은 루스벨트호를 상대로 대함 초음속 미사일 잉지-12(YJ-12)로 발사하는 시뮬레이션(모의) 공격 훈련을 벌인 뒤 되돌아갔다.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사격이 YJ-12의 최대 사거리(400㎞) 밖에서 이뤄져 항모 전단에 위협을 준 건 아니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첫 주에 벌어진 이 사건은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충돌의 예고편이었다. 국제 전문가들은 대만이 ‘미·중 충돌의 화약고’가 될 것으로 본다. 양국이 최대한 충돌을 피하려 하겠지만, 과거 대국 간 전쟁이 그랬듯이 우발적 요인이나 오판에 의해 국지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3개 항모 전단 인도태평양에 배치

최유식 동북아연구소장
최유식 동북아연구소장

바이든 행정부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 국방부는 걸프만에 나가있던 ******츠 항모를 철수시켜 인도·태평양 지역에 전환 배치했다. 일본에 있는 레이건호 항모를 포함하면 3개 항모 전단이 동시에 투입된 것이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더 큰 전략지정학적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 서두르는 것은 중국의 대만 공격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작년 5월 보안법 제정을 통해 홍콩을 대륙에 합병했다. 홍콩 자본주의 체제를 50년간 유지한다는 약속, 외자 유치 기능 등을 감안해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서방의 예상을 깼다.

시 주석의 주석 임기는 2023년 초까지이고, 당 총서기 임기는 2022년 말까지이다. 이미 국가주석 연임 제한 규정을 폐지한 시 주석으로서는 대만 통일이라는 마지막 관문을 넘으면 마오쩌둥 전 주석처럼 종신 집권의 길을 열 수 있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기관지인 인민정협보는 1월 30일 “대만은 그대로 놔두면 서방의 반중 세력과 결탁해 중화민족 부흥의 대업을 가로막을 것”이라며 “대만 문제 해결은 너무 끌 수 없다”고 했다.

미국 입장에서도 대만은 전략적 요충지이다. 대만이 넘어가면 남중국해가 중국의 내해로 변하면서 미군의 서태평양 제해권이 타격을 입는다. 더그 베리시모 루스벨트 항모 전단 사령관은 “이곳은 세계 무역의 3분의2가 이뤄지는 중요한 지역”이라며 “모두의 번영을 위해 반드시 규칙 기반의 질서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했다.

◇미군, 무력 개입 시간 여유 확보가 관건

문제는 대만 방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과 대만 간 군사력 격차가 워낙 큰 탓에 단기간에 승부가 나면 미군이 개입할 시간이 없다.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은 “단 하루면 대륙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3개 항모 전단을 배치한 것은 개전 즉시 개입할 체제를 갖추겠다는 뜻이다.

중국의 군사력이 예전과 달라진 점도 부담이다. 중국은 요격이 쉽지 않은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26(DF-26),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17(DF-17) 등을 개발해 배치해두고 있다. 쉬광위(徐光裕) 전 중국군 총참모부 부부장(소장)은 관영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전쟁이 나면 미국 항모는 중국 항모 킬러 미사일의 사거리 밖에 떨어져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해와 오판이 전쟁으로 이어질 것”

외교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는 연초 발표한 ’2021년 예방우선순위 조사(Preventive Priorities Survey 2021)’에서 대만에서 미·중이 충돌할 가능성을 ‘2단계(Tier2) 위험군’에서 ‘1단계(Tier1) 위험군’으로 격상했다. 전쟁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이다.

영국 리서치회사 에노도 이코노믹스의 다이애나 초이레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일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시 주석은 대만을 통일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찬 인물”이라며 “루스벨트 항모를 상대로 한 시뮬레이션 공격을 보면 양국 간 오해가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영국 외교관 출신의 정치 분석가 앨러스테어 뉴턴도 로이터글로벌마켓포럼에 “대만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화약고”라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오판의 위험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中, 매일 대만에 무력시위… 공포심 극대화해 전투 의지 꺾는 ‘회색지대 전쟁’

싸우지 않고 굴복시키는 전략

중국은 대만 무력 통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장애물이 적잖다. 국제사회에서 장기간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것을 각오해야 할 뿐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난제가 쌓여 있다.

가장 어려운 점은 대만 해안이 요새화돼 있어 상륙작전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상륙작전이 지체돼 전쟁 기간이 길어지면 미국이 개입할 여지를 주게 된다는 게 중국의 고민이다.

대만 해역을 담당하는 중국군 동부전구 소속 해군 함정들이 작년 8월 대만 북부 해역에서 실전을 가정한 실탄 사격 훈련을 벌이고 있다. /중국CCTV
대만 해역을 담당하는 중국군 동부전구 소속 해군 함정들이 작년 8월 대만 북부 해역에서 실전을 가정한 실탄 사격 훈련을 벌이고 있다. /중국CCTV


이런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이 동원한 것이 ‘회색 지대 전쟁(grey zone war)’이다. 중국 해군은 홍콩 보안법 통과가 마무리된 직후인 작년 8월부터 대만 해협 사방에서 대대적인 실탄 사격 훈련을 벌였다. 이후 거의 매일 폭격기와 전투기, 대잠 초계기, 조기 경보기 등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하고 있다.

대만 공군으로서는 중국 군용기가 들어올 때마다 긴급 발진을 되풀이해야 한다. 해군도 마찬가지이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작년 9월 이후 연말까지 중국 군용기의 대만 출격 횟수는 100회를 넘는다.

이 같은 전술은 계속되는 훈련과 군용기 급습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만군이 제풀에 지치도록 만들고 싸울 의지를 꺾어 놓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또 압도적인 군사력 차이를 보여줌으로써 대만 내부 여론을 흔들어놓겠다는 뜻도 있다. ‘싸우지 않고 굴복시키는 게 최선’이라는 손자병법의 교훈에 충실한 전략이다.

중국 내에서는 수년 전부터 대만 통일을 위해 국공내전 당시의 ‘베이핑(北平·현재의 북경) 모델’을 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베이핑 점령 때처럼 무력 위협과 협상을 통해 대만을 투항시키자는 것이다.

1949년 1월 당시 국민당 정부의 화북지역 초비총사령관이었던 푸쭤이(傅作義)는 공산당군이 화북 주요 지역을 점령하고 톈진까지 함락하자 3차례 협상을 거쳐 공산당군이 베이핑에 무혈입성하도록 길을 터줬다. 그의 휘하에 있던 25만 군대는 공산당군에 편입됐다. 중국은 이를 ‘베이핑 평화 해방’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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