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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 지구 안전 경계선 이미 넘어섰다

2015.01.28 | 조회 6235

'기후 변화', 지구 안전 경계선 이미 넘어섰다


한겨레 2015-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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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잇따르는 지구온난화 경고음


“기후변화 미래세대에 가장 큰 위협”

과학자들 지구종말시계 2분 앞당겨 

지난해 계측 사상 최고 더운 해 기록

해수면 상승도 예상보다 빨리 진행 

“현재 대응으론 재앙 막기 불충분

더운 지구 적응 인간도 힘겹다” 진단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경고음이 새해 초부터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


핵무기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들 주도로 70년 전 창간된 미국 원자력과학자회보(BAS)는 지난 22일, 자정 5분 전에 맞춰져 있던 ‘종말 시계’(Doomsday Clock)의 시곗바늘을 자정 3분 전으로 당겼다. 핵무기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른 위협이 더 심각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자정 3분 전은 냉전시대인 1984년 이후 가장 ‘종말’에 근접한 시간이다. 원자력과학자회보는 “지금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들은 재앙에 가까운 지구 온도 상승을 막기에 전적으로 불충분하다. 극적인 궤도 수정 없이는 이번 세기말까지 기후를 심각하게 변화시키기에 충분한 만큼의 온실가스가 배출돼, 인류 문명이 의존하는 핵심적인 시스템이 위협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5일 기후변화 영향으로 점점 강력해지는 태풍에 시달리는 필리핀 방문길에 “기후변화는 대부분 인간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해 인간 책임을 부인하는 주장을 일축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닷새 뒤 새해 국정연설에서 “2014년은 이제까지 기록된 가장 더웠던 해였고, 기록상 가장 더웠던 열다섯 해 가운데 열네 해가 이번 세기에 나타났다”며 기후변화를 종교 갈등, 테러, 빈부 격차 등에 앞서 “미래세대에 가장 위협적인 도전”으로 지목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항공우주국(NASA)의 분석 결과, 지난해 지구의 대륙과 해양의 연평균 기온은 20세기 평균인 13.9도보다 0.69도 높았다. 기온 계측이 시작된 1880년 대비 0.8도 올라가, 2005년과 2010년에 작성된 연평균 최고기온 기록을 0.04도 경신한 것이다.


온난화에 따른 극지 얼음의 해빙과 바닷물 열팽창은 해수면 높이를 끌어올려 해안 지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하버드대 지구물리학자 칼링 헤이가 이끈 연구팀은 지난 14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최근의 해수면 상승 속도가 기존 연구 결과보다 훨씬 빠르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확률적 연구방법론으로 기존의 해수면 상승 관련 실측 자료를 재검증해 1900년부터 1990년 사이의 연평균 지구 해수면 상승폭이 1.2㎜로 이제까지 알려진 1.5㎜보다 20%가량 작은 것을 확인했다. 1990년대 후반까지의 해수면 상승폭이 작았다는 것은 1990년 이후 최근까지 20여년간의 해수면 상승폭이 그만큼 더 컸다는 의미다. 1990년 이후 지구 해수면은 연평균 3.0±0.7㎜씩 올라간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앞으로 해수면 상승이 지금까지의 예상 시나리오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 더글러스 매콜리 교수 연구팀은 이틀 뒤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서 기후변화와 어획, 자원 채굴 등 바다에서 인간 활동의 영향으로 육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되는 바다에서도 멸종 사태가 발생할 위험을 경고했다. 바다에서의 생물종 멸종은 육지에서의 생물종 멸종보다는 덜 심각한 듯 보인다. 실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난 5세기 동안 멸종한 것으로 집계한 육상동물이 514종인 데 비해 같은 기간 멸종한 것으로 집계한 해양동물은 스텔러바다소, 카리브해몽크물범 등 15종에 불과하다. 하지만 매콜리 교수 연구팀은 화석 기록에서부터 컨테이너 운송, 어획량과 해저 채광 등의 통계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양의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지금의 낮은 해양동물 멸종률이 앞으로 닥칠 주요한 멸종의 서막일 수 있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산호초 지역이 이미 40% 가까이 줄어든 상태다. 해양 척추동물 개체수도 40년 전에 비해 평균 22%가 줄었고, 수염고래종들의 개체수는 80~90%까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같은 바다 동물들의 개체수 감소는 일부 종들에게 ‘지역적 멸종’이나 생태계 안에서 맡은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기 어려운 ‘생태학적 멸종’을 의미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기후변화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이미 넘어섰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스웨덴·독일·덴마크 등 9개 나라 과학자 18명은 지난 16일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서 기후변화, 생물권의 온전성(생물 다양성 상실), 성층권 오존 감소, 해양 산성화, 생물지구화학 흐름(인과 질소 순환), 토지 변화, 담수 사용, 대기 부유입자 부하, 새로운 물질과 변형 생물체 도입 등 지구 시스템의 안전을 좌우하는 9가지 요소를 검토해 기후변화와 생물권의 온전성, 토지 변화, 생물지구화학 흐름 등 4가지가 이미 위험한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350ppm이 안전선인 대기 중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는 396.5ppm을 넘어섰고, 100만종년당 멸종수(extinctions per million species-years·E/MSY)인 멸종률은 100~1000E/MSY(100만종 가운데 매년 100~1000종이 멸종)로 나타나, 멸종이 자연적 수준보다 최대 1000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마다 바다로 흘러드는 인(P)의 양은 22Tg(테라그램·1Tg은 100만t)으로 지구 시스템의 수용 능력인 11Tg의 두배에 이른다.


이 연구를 이끈 윌 스테픈 스웨덴 스톡홀름대 교수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사람들은 지구가 5~6도 더 더워져도 인간은 기술로 적응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섭씨 37도의 체온을 가진 큰 포유동물이 그렇게 빨리 진화할 수 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곤충들은 할 수 있지만 인간은 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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