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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로봇과 노동의 미래

2016.03.23 | 조회 4700

알파고, 로봇과 노동의 미래


허핑턴포스트 2016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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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의 발전으로 인간의 별다른 도움 없이 기계 시스템이 잠재적으로 무한한 생산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자... 수많은 인간들이 최소한의 소득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실은 1964년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민간의 전문가들이 미국의 존슨 대통령에게 전달한 공개서한의 일부다.


50년이 지난 지금, 그런 주장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제2의 기계시대'에는 '로봇의 발흥'으로 '인간은 필요 없다'는 책들이 인기다. 실제로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많은 사람들에게 우려를 던져주기에 충분하다. 인구 1인당으로 따지면 한국에 제일 많은 산업용 로봇들이 공장에서 일한 지 오래고, 이제 똑똑해진 로봇들이 의사나 애널리스트 등 전문직의 일들도 빠르게 배워가고 있다.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는데 로봇은 소비를 할 수 없으니 경기가 침체되고, 수많은 실업자들과 소수의 부자들로 사회가 갈라진다면 정말 큰일이다. 따라서 정부가 모든 국민들의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기본소득의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역사가 보여주듯 기술혁명과 함께 새로운 일자리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한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오터 교수는 코드화하기 어려운 암묵적 지식에 기초한 인간의 일을 로봇이 대체하기는 무척 어렵다고 강조한다. 사실 자동화로 인한 대량실업의 우려는 산업혁명 이후 늘 존재해왔고 60년대 초반도 마찬가지였지만, 그 공포가 현실이 된 적은 없다. 오히려 최근 몇 년 동안에는 기술혁신과 노동생산성의 상승이 과거에 비해 정체하고 있으니, 기술혁신으로 인한 실업 문제로 크게 호들갑 떨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제학자들도 대량실업은 아니지만 로봇이 가져오는 또 다른 충격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40여년 동안 실질임금이 정체되고 불평등이 심화되었으며 최근 국민소득에서 자본의 몫이 크게 증가한 현실이 기술과 관련이 크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미 기술진보가 고등교육을 받은 노동자들에게만 도움이 되고 그렇지 않은 노동자들의 처지는 악화시킨다고 보고해왔다. 또한 90년대 이후 주로 중간층의 일자리가 자동화로 대체되어 일자리와 임금의 양극화가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고급의 지식노동과 식당 서빙 같은 노동에 비해 단순사무직 같은 정형화된 노동은 로봇으로 대체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물론 불평등의 책임을 기술에만 돌릴 수는 없겠지만, 이제 이러한 불평등의 심화가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마저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결국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인해 대량실업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일부 노동자들의 실업과 불평등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흔히 교육이 해결책으로 제시되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고숙련 일자리의 수요도 줄어들었고 이공계열 대학 졸업자들도 관련 분야 직업을 얻는 이들이 절반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술이 창출하는 부와 소득의 재분배를 포함하여,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온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술혁명이 모두에게 풍요를 가져다주려면 사회제도의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역사가 잘 보여주지 않는가. 그러고 보면 알파고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기계가 인간을 이길 것인가가 아니라 인간이 기계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이며, 그 답도 인간들 사이의 관계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1964년, 시대를 앞서간 공개서한을 받은 존슨 대통령의 말을 되새겨보자. "우리의 적은 기술이 아니라 무지, 무관심 그리고 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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