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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샤오춘 회장 “손오공이 머리칼 뽑아 자신을 복제한다는 옛 이야기가 현실로”

2015.02.12 | 조회 5953


쉬샤오춘 회장 “손오공이 머리칼 뽑아 자신을 복제한다는 옛 이야기가 현실로”


우시=구자룡특파원


동아일보 2015-02-09 



7일 베이징(北京)에서 비행기로 두 시간 걸려 도착한 장쑤(江蘇) 성 우시(無錫) 공항. 자동차로 40여분 달리니 흙벽돌로 지은 토담집과 논밭이 이어지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 옆에 별천지가 나타났다. 


시(市)가 조성한 ‘생명공학 과학단지’였다. 정식 명칭은 ‘마산(馬山) 국가생명과기원(BIO-PARK)’. 20여 만 평 단지 내에 입주해있는 벤처기업들만 180여개에 달하는 중국 생명공학벤처의 산실 중 한 곳이다. 단지내 건물은 대부분 2, 3층으로 낮고 외벽은 엷은 노란 파스텔 톤이어서 마치 유럽에 온 듯했다.


보야라이프그룹(중국명 보야줄기세포집단·博雅干細胞集團)은 2만평 부지를 차지해 입주업체 중 가장 큰 기업이었다(‘보야’는 베이징(北京)대 상징물 중 하나인 ‘보야 탑’에서 따온 이름으로 베이징대와의 협력을 나타낸다). 이 회사는 중국 내 유일하게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정한 줄기세포은행을 갖고 있다. 


그룹 설립자인 쉬샤오춘(許曉椿·44) 회장이 1층 입구까지 마중을 나와 있었다. 170cm 키에 다부진 몸매, 서글서글한 눈매에 힘이 넘치는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쉬 회장은 “보야 그룹 전체적으로보면 국내외 학자나 기업 등과 갖는 학술교류 행사만 1년에 300여 차례여서 쉬는 날을 빼면 거의 매일 행사가 있다”고 말했다. 


우시에 있는 ‘국제줄기세포연합연구센터’에는 한해 6000~7000명이 찾는다고 쉬 회장은 소개했다. 주로 중국 중앙 및 지방정부 등 공공기관 관계자, 병원 의사와 관리자 등 의료진과 전문가, 그리고 신생아 줄기세포를 보관한 고객들“이라고 소개했다. 



2009년 베이징대와 중국과학원,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로슬린연구소 등 7개 기관이 함께 세운 ‘국제줄기세포연합연구센터’를 모체로 출발한 보야라이프그룹은 6년 만에 28개 자회사를 가진 거대 기업으로 컸다. 


베이징(北京), 장쑤(江蘇) 성 우시, 푸젠(福建) 성 샤먼(廈門), 좡(庄)족자치구 난닝(南寧) 4곳에 연구개발 센터를 두고 있으며 전문 연구 인력만 1000여명에 이른다고 쉬 회장은 설명했다. 줄기세포 기지도 베이징 톈진(天津) 등 6곳에 있으며 베이징대에 있는 ‘보야유전자은행’에는 혈액 조직 유전자 샘플 138만 여개가 보관되어 있다. 


우시의 센터에 보관 중인 신생아 줄기세포 수는 약 2만 여개로 1년 보관비용만 1000위안(약 17만 원)이다. 기술적으로는 영원히 보관 가능하다고 한다. 미국 캐나다 등 전세계적으로 줄기세포 기술이 확립돼 치료가 승인받은 질병은 9종, 임상실험중인 질병이 126종이지만 아직 중국은 한 가지도 치료 기술이 승인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보야센터에 줄기세포를 보관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치료 기술이 개발될 것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쉬 회장은 센터 3층에 통유리로 안이 들여다보이는 실험실을 소개하면서 ”연중무휴 24시간 가동되며 공기 중 먼지 숫자를 1㎥당 1만개 이하(일반 공기는 300~400만개)로 ‘청정’을 유지하고 있으며 에이즈 등 질환의 진단 속도도 일반적인 검사 방법보다 월등히 빠르다“고 말했다. 


-이번에 황우석 박사, 미 오리건대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박사와 함께 하는 생명공학 공동연구 내용이 무엇인가.


”1차적으로 원숭이를 통한 질병치료연구부터 시작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현재 확보한 질병 연구용 원숭이가 100여 마리에 달한다. 고혈압 치매 당뇨 등 모두 인간이 앓고 있는 질병을 가진 원숭이들이다. 중국과학원 산하 윈난(雲南)영장류생물의학중점연구실과 협력해 모두 중국 전역에서 사육 중이던 수만 마리 중에서 발견한 것들이다. 영장류 원숭이에 대한 연구 결과는 인류 질병 치료에 돌파구를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질병 연구를 위해서는 같은 질환을 가진 많은 개체의 원숭이가 필요하다. 세계 처음으로 개를 복제하는 등 복제 기술이 세계 최고인 황우석 박사와 원숭이 줄기세포 연구 최고 전문가인 미탈리코프 교수와의 협업이 그래서 필요하다.“ 


그는 ”복제 연구 중에는 세포내 핵과 세포질을 분리하는 것이 핵심 기술 중의 하나인데 황 박사야말로 동물복제와 핵이식 분야에서 세계 최고다. 한 가지 예로 황 박사는 세포에서 핵을 옮길 때 핵 주변에 세포질을 전체의 1.5%만 묻힌 채 옮길 수 있다. 보통은 30% 이상이 묻어나온다.“ 


쉬 회장의 부친은 쉬즈훙(許智宏) 중국과학원 원사이다. 원사는 중국의 최고 과학원로에게 정부가 붙여주는 칭호이다. 쉬즈홍 박사는 식물복제의 대가로 알려진 대표적인 식물생물공학자이기도 하다. 과학 분야 최고의 국책 연구기관인 중국과학원에서 1992년부터 11년간 부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1999년에서 2008년까지 9년 동안이나 베이징대 총장을 지냈다. 총장 재직시절이던 2004년 황 박사 서울대 연구실을 직접 찾았을 정도로 황 박사와 깊은 교류를 나눴다고 한다. 


”아버님은 이른바 ‘황우석 사태’ 때에도 중국 과학계에 황 박사를 격려해주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방어’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에게 황 박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었다.


”전 세계에서 많은 과학자를 만나고 있지만 누구보다 존경할 만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능력도 대단하지만 집념과 시련을 딛고 일어선 의지 역시 대단합니다. 그가 갖고 있는 과학자로서 능력에 대해 한번도 의심한 적은 없습니다. 황 교수가 ‘그 일’을 겪은 뒤 낙향해서 창고 같은 실험실을 차려놓고 연구를 계속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기관이 무려 1400만 달러(140억원)를 들이고도 성공하지 못한 개 복제를 황 교수팀은 불과 몇 명의 연구원으로 4000여 차례 실패 끝에 성공했습니다. 우리 보야그룹의 목표는 최고의 과학자인 그를 도와 함께 성공하는 것입니다.”


쉬 회장은 미국 워싱턴대의학원 면역학 박사와 에모리대 비즈니스스쿨 경영학석사 학위를 받고, 제약회사 파이자에 근무하는 등 17년간 미국에 머물다 우시 시 정부가 2006년 시작한 ‘5년 내로 30명의 해외 유학중인 최고의 과학자들을 귀국시킨다’는 이른바 ‘530계획’에 따라 돌아온 ‘회귀(回歸) 과학자’다. 파이자 근무 당시 개발에 참여한 관절염 치료 신약 Celebrex와 Bextra 등은 지금도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 합작기업을 5년 후에 나스닥에 상장할 것이라는 포부가 있다고 들었다.


”생명공학 기업의 성장은 필연이다. 지금 중국을 대표하는 10대 그룹으로 큰 은행과 에너지 기업들도 불과 20년 전에는 서구의 당시 최고 기업들에 비하면 회사 가치가 8%대에 불과했다. 전자상거래 세계 최대 기업 알리바바처럼 중국에서 세계적인 생명공학 기업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이 대목에 갑자기 ‘손오공’이야기를 꺼냈다.


”손오공이 머리칼을 뽑아 자신을 복제한다는 옛 이야기들이 현실이 되는 세상이 열릴 것이다. 또 세포 DNA 끝에 ‘남은 생명의 길이’를 알려주는 텔로미어와 줄기세포 기술이 결합하면 수명도 늘릴 수 있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와 실험도 진행 중이다.”


-한국의 생명공학 연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은 갖고 있는 잠재력에 비해 시장이 적다. 중국 같은 큰 시장과 손을 잡고 세계로 가야 한다. 세계를 주름잡는 북유럽의 강소 기업들이 나라가 커서 된 것은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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