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개벽뉴스

세균의 역습

2010.09.10 | 조회 4460

1928년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의 발명과 함께 인간이 세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듯 보였다. 페니실린은 2차대전 이후에 본격적으로 사용됐고, 1952년 거의 모든 포도상구균에 대해서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1960년대 초 미국의 공중위생국장 윌리엄 스튜어트는 “감염성 질병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감염을 완전히 쓸어서 없애 버렸다”고 큰소리를 쳤다. 천연두 등의 질병을 퇴치하는 데 항생제가 지대한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세균의 역습은 곧바로 시작됐다. 1961년 영국에서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이 세계 최초로 보고됐다. 이제 전 세계가 슈퍼박테리아 공포에 떨고 있다. 최근 일본 데이쿄 병원에서 다제내성균에 감염돼 9명이나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미 지난달 말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슈퍼박테리아가 세계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경계령을 발동했다. 심상치 않은 상황 전개다. 슈퍼박테리아는 강력한 항생제에도 죽지 않는 세균을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이라는 뜻에서 다제내성균이라고 일컫는다. 어떻게 보면 슈퍼박테리아는 페니실린과 함께 출현한 괴물이라고 할 수 있다.


세균의 생명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끈질기다. 세균은 우리가 존재하지 않았을 때에도 수십억년을 스스로 살아왔다. 금속을 녹일 정도의 진한 황산 속에서만 살 수 있는 세균도 있고, 수심 11㎞나 되는 태평양 속에 살고 있는 세균도 있다. 심지어 달 표면에 2년 동안 놓아두었던 카메라의 밀폐된 렌즈 속에서 살아남았던 연쇄상구균도 있다. 이런 세균들이 항생제에 적응하는 것은 일도 아닌지도 모른다. 세균과의 싸움에서 방심은 금물인 것이다.
슈퍼박테리아의 등장은 항생제의 남용에서 기인한다. 항생제의 남용은 세균들이 항생제에 대하여 내성을 갖도록 진화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의 항생제 소비강국이라는 점이다. 한국이 슈퍼박테리아에 특별히 취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미 다제내성 결핵의 존재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의 슈퍼박테리아 소동은 강 건너 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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