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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가 사유한 영성의 세계

2014.07.31 | 조회 2487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가 사유한 영성의 세계

연합뉴스 2014-07-30 15:44 0 


'영원의 철학' 70년만에 국내 첫 번역 소개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올더스 헉슬리(1894~1963)라 하면 사람들은 보통 소설 '멋진 신세계'를 떠올린다. 미래 과학문명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날카롭게 제시한 이 책은 조지 오웰의 '1984'와 함께 디스토피아적 미래 세계를 섬뜩하게 그려낸 양대 걸작으로 지금까지 애독되고 있다.


사실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를 쓴 천재 소설가였을 뿐 아니라 동서고금의 철학과 종교에 대해서도 방대한 지식을 보유한 사상가였다. 인생 후반부로 갈수록 그는 철학적 신비주의와 초심리학 등에 관심을 보이면서 종교적이고 영적인 주제에 몰입했고, 크리슈나무르티와 같은 영성가들과 깊이 교류하기도 했다.


헉슬리의 이런 성향은 전쟁, 정치, 경제, 윤리, 교육, 종교, 기술 등 현실적 문제를 궁극의 실재와 조화시키려는 노력으로 이어졌다. 그는 동양의 신비주의와 통합적인 삶의 예술, 서양의 과학기술과 합리적 방법론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 현대문명의 위기를 넘어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동서양과 시대를 초월한 영성을 추구한 헉슬리의 일면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저작이 '영원의 철학'(원제 'Perennial Philosophy')이다. 1945년 출간돼 지금도 아마존닷컴의 베스트셀러에 포함될 만큼 오랜 기간 사랑받고 인용돼 온 책이다. 70년 만에 김영사를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 소개됐다.


'영원의 철학'이라는 표현 자체는 16세기 이탈리아 성경학자 아고스티노 스테우코가 처음 썼다. 이후 근대 철학자 라이프니츠와 19세기 초월주의자들을 거쳐 20세기 헉슬리에 이르면서 '모든 위대한 종교의 공통된 핵심 진리', 즉 세계 대부분의 종교적 전통이 공유하는 세계관·인간관·윤리관을 뜻하는 말로 자리잡았다.


방대한 독서와 탁월한 안목으로 다져진 사유와 체험의 깊이가 27개 주제 속에 배치된 420여개의 인용문에서 드러난다. 인용된 문장들은 서양의 신비주의자, 성인, 문인뿐 아니라 장자와 노자, '우파니샤드' '바가바드기타' 등 인도 경전, 대승·소승·교종·선종을 넘나드는 불교 경전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을 막론한다.


인용문에서 알 수 있듯 헉슬리는 불교·힌두교·도교·기독교·이슬람교·신비주의 등의 여러 경전과 문학·역사·철학·심리학·과학·예술 분야의 수많은 저작을 깊이 들여다보고 자신만의 해설을 덧붙인다. 그러면서 그 바탕에 흐르는 공통된 핵심, 즉 '영원의 철학'을 모자이크처럼 구성해 나간다.


해제를 쓴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종교학 명예교수는 "현대 종교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맹신·광신·미신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종교의 표층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가를 깨닫도록 해주고 이로 인해 변화를 얻어 참된 자유를 누리도록 해주는 심층 차원의 종교"라며 "'영원의 철학'은 종교의 심층에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 중 하나"라고 썼다.


조옥경 옮김. 528쪽. 1만9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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