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문화마당

탐욕에 물든 월스트리트를 향한 분노 <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

2011.10.27 | 조회 2075

탐욕에 물든 월스트리트를 향한 분노


악마

‘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요즘 뉴욕 월스트리트는 1980년대 한국 대학가 시위 현장을 연상시킨다.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Occupy Wallstreet)’는 구호를 내건 시위대들이 아예 월스트리트 인근 주코티공원에서 먹고 자면서 수주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자신들을 ‘99%의 미국인’으로 지칭하며 금융 위기로 경제 파탄을 초래하고도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는 탐욕스러운 1%를 향해 내뿜는 이들의 분노는 독재자들을 몰아내기 위해 일어섰던 중동 시위대들의 외침과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이 모든 사태의 출발점이 된 2008년 금융 위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라는 낯선 이름으로 우리에게 닥쳤던 이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계 금융시장을 다시 얼어붙게 한 유럽 재정 위기와 월스트리트를 점령한 시위대들이 생생한 증거다. 위기는 누군가 위기가 끝났다고 해서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시작은 위기가 충분히 무르익어야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저자들은 먼저 대참사의 진원지가 된 주택저당증권(MBS)의 역사를 추적한다. 금융 재앙의 씨앗은 30여 년 전 영리하고 야심 찬 세 남자에 의해 뿌려졌다. MBS가 생긴 덕에 주택 구매자에게 돈을 빌려 준 금융회사는 재출채권을 투자자에게 팔 수 있게 됐다. 


루이스 라니에리와 랠리 핑크, 데이비드 맥스웰이 MBS를 만든 주인공이다. 이들은 MBS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것 때문에 벌어질 엄청난 위기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금융 위기가 미국을 휩쓸고 지나간 뒤 라니에리는 자신이 역사상 가장 큰 ‘폭탄 돌리기 게임’을 만들 생각이 없었지만 결국 그렇게 되고 말았다고 털어놓았다.


이 책에는 뉴욕의 금융 시스템과 투자 기법, 위기를 유발한 법률가들과 회계 책임자들, 의사결정 과정의 황당함, 투자은행들의 탐욕의 극치가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전대미문의 거품 붕괴에 따른 미국 금융회사들의 부도를 막기 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상 초유의 공적자금을 퍼부었다. 그는 국민의 세금과 미래 세대들의 피와 땀을 수탈해 가는 부도덕한 뉴욕의 금융인들을 ‘망치로 때려 주고 싶다’며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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