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문화마당

모바일 시대 따라잡기

2011.09.22 | 조회 2950

조재호 / 시스템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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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며 신문이며 인터넷까지 온통 ‘모바일’ 기사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대체 모바일이 뭐기에, 얼마나 영향력 있게 사회 흐름을 주도하기에 이리도 호들갑일까? 모바일은 ‘움직일 수 있는’이라는 뜻으로 우리가 흔히 접하는 휴대전화, 휴대용개인정보단말기(PDA) 및 요즘 인기 있는 스마트폰부터 태블릿PC까지 이동성을 가지는 모든 기기를 총칭한다. 이러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여 은행 업무를 하면 모바일뱅킹이 되고, 쇼핑을 하면 모바일쇼핑이 된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십여 년 전부터 본인이 알게 모르게 모바일 환경에 노출되어 생활해온 것이다. 근래에는 이러한 모바일 문화가 사회 전반에 걸쳐 대중적으로 전파되고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즈니스 성공학과 IT 분야 등에서 많은 집필과 강연을 해온 공병호 소장은 『공병호의 모바일 혁명』을 통해 이러한 흐름을‘혁명’이라는 화두로 풀어나간다.


◇ 모바일, 조선시대에도 있었다
영남의 선비들이 청운의 꿈을 품고 과거를 보러 가던 문경새재에는 지금도 ‘문경새재 과거길’이라는 이정표와 함께 괴나리봇짐을 어께에 메고 걸어가는 동상이 서 있다.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과거에 떨어지고 죽령을 넘으면 미끄러진다는 선비들의 금기가 있어 과거를 보러가는 선비들은 항상 문경새재를 넘었다고 전해지는 것으로 보아 그 당시 문경새재는 한양으로 올라가는 과거길의 주요 길목이었던 듯하다.


과거길을 가는 선비들이 하나 같이 메고 있는 괴나리봇짐에는 호패와 함께 붓이며, 벼루, 노잣돈 등이 들어 있었는데, 그 중에는 특이한 책이 하나 있었다. 휴대용 책자인 ‘수진본(袖珍本)’이 그것이다. 시경(詩經), 서경(書經), 역경(易經)등을 한 손바닥에 들어갈 정도 크기의 작은 책자 안에 깨알만한 글씨로 빼곡히 적어 넣고 다니며 틈틈이 한손으로 들고 읽었다(『조선 성리학의 세계-사유와 실천』 중에서). 이 수진본의 크기가 채 한 뼘도 안 되었다고 하니 언제 어디서나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는, 요즘의 모바일 도서(e-book)의 원조 격이라 할 만하다.

세종 때 처음 만들어지고 이후 조선말까지 꾸준히 제작된 해시계 중에는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4~6cm 크기의 돌이나 청동, 또는 상아로 만든 휴대용 앙부일구(仰釜日晷)가 있다. 반구형 해시계 면의 직경은 고작 2.8㎝이고 나침반의 직경 1.9㎝라 하니(문화재청 홈페이지 참고) 이 또한 모바일이며, 조선시대 과학기술의 정밀함과 우수성을 입증하는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이다.


267현대의 모바일 기기와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수진본이나 앙부일구에서 보듯 우리 선조들은 필요에 의해 실용성과 휴대성이 강조된 다양한 물건을 만들고 사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이제 지은이의 책 제목처럼 혁명과도 같이 발전한 모바일 문화가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려 한다.



◇ 혁명처럼 다가온 모바일 문화
혁명(革命)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어떤 사회적 분야에서, 기존의 관습·제도·양식·이념 따위를 근본적으로 깨뜨리고 질적으로 새롭게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모바일 혁명이란 모바일이 지금까지의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기존의 관습과 제도, 양식의 기본 개념을 근원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뜻이다. 얼마나 급격한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기에‘혁명’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했을까 하는 의문은 글을 읽어나가며 조금씩 풀려나갔다.


책의 구성을 잠깐 살펴보면 총 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1장은 모바일 혁명의 정의와 사회적 흐름, 그리고 그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2장부터 7장까지는 그러한 모바일 혁명의 예가 되는 스마트폰, 트위터, RSS, 플리커, 태블릿PC까지 다양한 모바일 분야의 활용 예를 다룬다. 실제 이 책의 모든 핵심과 결론은 첫 1장에 다 들어 있는 셈이다.


그럼, 왜 모바일 혁명인가? 지은이는 이를 이렇게 정의했다. 모바일 기기의 활성화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들로 인해 산업, 경제, 정치, 문화 등 사회의 모든 부분에 걸쳐‘혁명적’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을 정도로 변화가 급속히 일어나기 때문이다. 즉 기존의 사회적 부의 생성과 분배에 있어 큰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혁명적이고, 남의 일이 아니라 자신의 일로 봐야 하는 것이 가장 큰 핵심이다.

이러한 모바일 환경으로의 급속한 변화는 이미 우리 스스로 오래전부터 느끼고 있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인터넷뱅킹은 너무나 보편화 되었고, 기존 공장에서 똑같이 찍어 나오는 피쳐폰의 보급이 급속히 줄어들고 스마트폰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2010년 12월말까지 국내 스마트폰 보급은 이미 700만대를 넘어섰고 올해 상반기에는 약 1,000만대 이상까지 보급된다고 하니, 모바일 환경의 가장 큰 주축은 스마트폰인 셈이다. 사실상 휴대전화의 기본은 스마트폰으로 넘어온 상태라 볼 수 있다. 아이폰으로 시작된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이미 많은 사람들의 생활패턴 자체를 바꾸어 놓았다.


268◇ 모바일과 함께하는 하루 일과
지은이는 이 책에서 아이폰을 활용한 자신의 하루 일상을 상세히 기록해 놓았다. 아침 기상부터 저녁에 잠들 때까지 아이폰이 어떻게 그의 일상에 녹아들고 활용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즉 모든 일상이 아이폰으로 시작, 아이폰으로 끝나는 것이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이듯 개인사부터 업무상의 서류작업과 메일까지 기존 PC나 노트북 환경에서만 가능했던 작업들이 전국 어디에서나 즉시 처리되는 환경이 도래한 것이다. 십여년 전에는 생각조차 못했던 일이지 않은가!


정부에서는 최근 ‘2015년까지 전체 노동인구의 30%가 IT를 활용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를 구축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스마트워크 활성화 전략을 제시했고, 상당수의 대기업들은 회사 업무환경을 모바일 기반으로 확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서류결제부터 견적서, 보고서 작성 등 기업 내 모든 업무가 스마트폰으로 처리되는 모바일 환경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 모바일 혁명의 메가트랜드
너무도 급속하게 변하는 모바일 환경에 대해 크게 5가지 메가트랜드로 분류하고 그 특성을 제시한 지은이는 ▲정보와 지식의 유통 및 인간관계와 소통방식에 큰 변화 ▲네트워크와 네트워크 플랫폼 기업의 발전 ▲사람들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변화 ▲쉽게 뜨고 쉽게 지는 사회 현상 ▲마지막으로 이러한 문화가 디지털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게 될 것이라며 사회 전반의 혁명적 발전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이는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모바일 혁명 문화가 도래한 지금, 정보를 습득하고 처리하는데 있어 근본적인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필자가 보기에도 이제 세상은 모바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하는 부류와 그렇지 않은 부류로 나눠지며, 그 격차는 더더욱 커져만 갈 것으로 보인다. 이 격차의 속도 역시 지속적으로 빨라지고 있으며, 이는 결국 지은이의 표현대로 디지털 불평등 나아가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 생산의 주체로 모바일을 받아들여야
사실 얼리 아답터1)가 아닌 이상,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스마트폰과 그 기반에서 돌아가는 각종 응용 프로그램들은 일반인이 손쉽게 접근하기엔 막연한 두려움과 장벽이 존재한다. 하지만 모른다고 외면만 하고 있을 순 없지 않은가? 모르면 배워야 한다. 지은이도 자기 자녀들을 스승이라 생각하고 모르는 것은 배운다지 않았는가. 외면만 하면 언제나 모를 수밖에 없는 법이다.


누구나 한두 번은 들어보고 사용해 보았을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실제 서비스 시작은 수년 전부터이나 모바일 기기의 대중화와 함께 급속도로 사용자층을 넓혀가고 있다. 소설가 이외수 씨의 트위터는 팔로워가 60만명이 넘는다.2) 미 오바마 대통령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1천만 명이 넘는 팬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기존 미디어 환경에서 일방적이고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되던 정보가 자발적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통해 훨씬 빠르고 강력하게 전파되고 효과적인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환경으로 변모한 것이다. 이 변화에 모바일의 발전과 대중화가 큰 영향을 끼쳤음은 자명하다.


모바일이 아무리 대세라 하지만 모든 현상에는 명암이 있는 법이다. 지은이 역시 모바일 혁명의 어두운 부분에 대해 일침을 잊지 않는다. 가능한 한 오락이나 재미에 노출되는 빈도를 줄이고 지나치게 많은 즐거움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을 경계한다. 즉 소비의 주체로만 보내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모바일은 결국 우리가 활용할 도구이므로 소비가 아닌 생산의 주체로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글을 맺으며
지은이는 책 전반에서 결론적으로 이러한 모바일 혁명에서 거두어야 할 성과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가치창조’라는 면에 두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고 성과를 높이는데 적극적이 되길 당부하고 있다. 여기서의 ‘가치’는 현재의 성과를 끌어올리고 동시에 미래의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일이 된다. 동시에 현재의 행복감을 더 증진시키는 일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비의 주체가 아닌 생산의 주체가 될 때, 자신과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고 생활의 편리함과 유연함을 즐기며 스스로 가치창조의 유용한 도구로 사용할 때 모바일 혁명의 진정한 의미를 알수 있을 것이다. 모바일 환경의 시대를 앞서고 따라가느냐 아니면 뒤처지고 도태되느냐는 이제 각자의 몫이다. 결국 모바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것이고, 얼마나 생산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일 것이다.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모바일은 결코 접근하기 어려운 소수만의 신기술이 아니다. 우리 생활의 일부분으로, 마치 TV를 켜고 전자레인지를 돌리듯 손쉽게 접하고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 생각한다면, 여러분 누구나 모바일 혁명의 주역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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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얼리 아답터(early adopter)란 새로운 첨단문명이기를 먼저 사용하고 이를 공유하려는 적극적 의지를 가진 사람들을 지칭한다.
2) 트위터(twitter)는 기본 140자 이내에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올리고 이를 구독하는 1인 미디어이다. 이외수 씨의 트위터는 짧고 간결한 트위터의 특성에 소설가의 필력이 어우러져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글로 60만이 넘는 팔로워(구독자)를 끌어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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