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문화마당

가치있는 인생! 의외로 단순하고 쉽다

2011.06.02 | 조회 3742

살면서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고심해보지 않은 사람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너무도 바쁘게 살아가고, 남들보다 뒤쳐질세라 앞만 보고 달려간다. 뚜렷한 인생의 목표를 생각해볼 틈도 없이, 큰 문제없이 평범하게 살기를 바라는 많은 이들이 앞만 보고 달려간다. 달리기를 잠시 멈추고 뒤를 돌아봤을 때, 밀려드는 허무함과 회의감으로 우울해 하는 사람들…. 


지은이 전혜성 씨는 아무리 바빠도 한번쯤은 집어보아야 할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인생의 값은 얼마입니까?” 돈이 많고 높은 지위에 오르면 가치 있는 인생인가. 그것이 아니란 것은 모두가 안다. 휘트니 센터에 살고 있는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삶의 가치, 가치 있게 나이 드는 법에 대해 말한다. 앞으로의 내 삶을 가치 있고 보람되게 하는 방법은 오히려 단순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이 책을 통해, 내 삶의 방향을 되짚어보고 나의 가치를 깨닫는 시간을 가져보자.


김성란 / 중학교 교사


주어진 인생보다 더 길게 살기 위해

11먼저 지은이 전혜성 씨를 살짝 소개하고 싶다. 그녀는 미국 사회에서 우리 한국의 문화적 특성이 하루빨리 인정받기를 고대하며 지난 수십 년 동안 오직 한길을 걸어온 비교문화학자다. 여든이 넘은 그녀는 지난 10년처럼 앞으로의 10년을 살아갈 것이며, 죽는 그날까지도 하루하루를 계획하며 의미 있고 보람되게 살고 싶다며 열정을 보인다. 지은이는 팔순을 넘긴 노인 파멜라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늙고 쇠약해진 몸으로 안락하게 살면 되는데도, 파멜라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내 상황과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의미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생각해 낸 것이 랍니다. 빈 병과 깡통을 주워서 팔면 약간의 돈이 생긴답니다. 그 돈을 내가 머무는 이 센터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감사금으로 기증하고 있어요. 빈 깡통을 치우면 주변 환경이 깨끗해 져서 좋고, 또 휘트니 센터의 재정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보다 나은 환경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누릴 수 있으니, 이것처럼 의미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해요.” 정치학 교수였던 그 노인은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몸은 쇠약해지고 기력은 날로 떨어지는 상황일지라도 의미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지은이는말한다.


“삶이 지속되는 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남아 있다.”


그러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그녀는 ‘호기심’이 가치 있는 삶의 원동력이라고 한다. 세상을 탐구하고 배우다 보면 내가 세상을 위해, 누군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인생을 가치있게 살기 위해서는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픈 사람에게는 치유가 되어야하고, 지혜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지혜가 되어야하며, 사랑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감동이 되어야 한다는 것. 가치 있는 인생은 누군가에게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 준다고 말한다. 그녀는 가치 있는 삶을 살면 그 일의 성과가 남아서 인생이 계속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그 재주가 다른 사람을 위해, 세상을 위해 쓰이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100년에 불과한 인생을 무한한 길이로 늘일 수 있는 비결이 있다고 하면 모두들 귀가 번쩍 열릴 것이다. 그 답은 지극히 단순한 데 있다. 눈앞에 보이는 나 자신의 이익을 좇기보다는 사회와 다음 세대를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무엇인지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 그러면 내 삶이 끝난 다음에도 내가 사명감을 가지고 실천한 일과 그 일의 성과는 남아 있을 것이고, 그것을 통해 내 인생은 계속된다고 나는 확신한다.”



누군가에게 무엇이 될 수 있는 삶

지은이는 가치의 의미 중에 ‘보람’을 중요하게 여긴다. 가치 있게 나이 든다는 것을 보람의 크기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오래된 물건들은 비록 객관적인 상품의 가치는 잃었을지 모르지만, 삶의 가치를 담고 있는 소중한 것들이다. 가치란 그런 것이다. 가치의 사전적 의미는 ‘쓸모’와 ‘보람’이다. 사람들은 보통 쓸모가 더 맞는 뜻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보람이 더 좋은 의미라고 생각한다. 물건이 오래되면 쓸모가 없어지지만 대신 그 물건을 통해 얻은 보람은 더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낡은 물건이라도 보람이 커지면 가치를 잃지 않는 것이다. 사람의 가치, 삶의 가치도 그런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 젊었을 때보다 세상에 쓸모가 적어진 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이 들면서 찾는 보람이 커진다면 가치 있는 삶으로 존재할 수 있다. 우리가 가치 있게 나이 든다는 것은 그런 보람의 크기를 높이는 것이다.”


필자는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을 떠나, 자신의 인생을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겠다는 한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온 그녀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그녀는 적지 않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깨달은 가치 있는 삶을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


“나의 존재가 세상 누군가에게 무엇인가가 되는 삶이다.”


“이름은 그 사람을 설명하는 정체성이나 다름없다. 그 사람의 배경이 어떠하든,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돈과 권력을 지니고 살았든,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하든, 현재 소속이 어디든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그 사람의 이름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름값을 하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나 스스로에게, 또 세상에게 부끄럽지 않은 이름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야 한다. 가치 있는 삶은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사는 삶이다.”


나의 이름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과연 나에게 어떤 수식어를 붙일까 하는 생각에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그림을 그려 보게도 한다. 지은이는 동시대를 사는 사람이나 다음 세대의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면, 그것이 가치 있는 삶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스스로 소명의식을 갖고 실천하며, 스스로 보람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끊임없이 사소한 것에도 의미를 찾아내고, 자신이 해야 하고할 수 있는 일이라는 책임감과 사명감이 가득해 보인다. 

휘트니 센터에는 지은이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모두 늙고 몸이 불편하여 센터를 찾은 사람들이지만, 자신의 조그만 노력이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는 것에 성취와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전력을 적게 소모한다는 친환경 전구를 구해 가지고 와서 200가구가 넘는 센터를 가가호호 돌아다니며 전구를 직접 교체해 주는 사람, 아흔 살이 넘어 혼자서는 걷기도 힘들지만 이웃들 모르게 사진을 찍어 두었다가 깜짝 선물을 하여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사람, 병원에 있는 아이들이나 노인들을 위해 담요·모자 등을 떠서 기증하는 뜨개질 모임은 손가락만 움직일 수 있다면 참여가 가능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가치 있는 삶을 거창하게 말하지 않는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는 법이고, 누군가에게, 어딘가에 의미가 있는 일이라면 그 의미에는 경중이 없다. 일을 통해 실질적인 소득을 얻지 못할지라도 이 세상 누군가에게 작으나마 도움을 줄수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인간으로 태어나 가치있게 사는 것은 의외로 단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주위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다짐했다. 에베레스트 산도 한 줌 흙에서 시작되었다는 그녀의 말이 지금도 내 가슴에 울린다. 인복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인복(人福)은 내가 사람에게 기울이는 정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나는 지지리도 인복이 없어’라고 푸념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자기 자신의 마음에 여유가 없기 때문에 남에게 베풀 수가 없다. 베풀지 않는데 남의 베풂을 받을 수 있겠는가. 복 중의 가장 큰 복은 인복이다.”


지은이는 세상에 돈이 없어서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은 그리 많지 않지만, 사람이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것이 인복이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인복을 위해 늘 나누고 베풀며 함께 살아가고자 노력한다고 했다. 가장 큰 인복이 남편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결혼관에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물론 결혼은 사랑하는 남녀 사이의 약속이다. 하지만 사랑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내가 이 사람을 얼마나 존중하고 믿을 수 있는가하는 문제다. 사랑은 격한 감정의 변화이기 때문에 조금씩 식기도 하고 변하기도 한다. 사랑의 콩깍지가 벗겨지고 격한 감정도 수그러들고 난 다음에도 사랑하던 맨 처음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힘은, 바로 서로에 대한 존중과 믿음이다. 이 존중과 믿음 위에 함께 할 수 있는 인생의 목표, 서로 지지하고 인정할 수 있는 가치관과 생각이 더해진다면 가장 성공적인 결혼 생활이 될 것이다.”


나는 주변에 인생의 목표를 고려하여 반려자를 선택하는 경우는 별로 보지 못했다. 인생의 목표가 같다면, 서로 완벽하지 않은 두 사람이 만나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서로를 다듬어주고, 소통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게 될 것같다.



삶이 지속되는 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남아 있다

필자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삶, 욕심 없는 마음, 세상에 보탬이 되려는 지은이의 순수한 마음이 존경스러웠다. 돈이면 다 된다는 세상에 ‘가치’란 것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이 만만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지나온 삶을 돌이켜보니 조금 부끄러웠지만, 내 가치에 대한 자신감이 샘솟는다. 이 책을 통해 ‘가치 있게 나이 드는 법’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일을 스스로 찾아내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재능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쓸 때, 나의 가치가 세상의 가치를 높인다는 것이다. 여러분들도 그녀의 향기를 느끼고, 그녀가 제시하는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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