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11 과 3· 11

2011.06.02 | 조회 2422

11

개인이든 가정이든 단체든 성장할 때와 쇠퇴할 때가 있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음이 자연의 섭리며 역사의 교훈이다. 성장기에는 상승을 예고하는 사건이 있고, 쇠퇴기로 접어들면 장차 쇠퇴함을 알리는 사건이 일어난다. 국가의 운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2001년 9월 11일 미국의 심장부 뉴욕에 있는 초고층 국제무역센터 빌딩이 비행기 자살테러로 붕괴 되었던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9 · 11은 수없이 많은 사건 가운데 하나이지만 상징하는 바가 크다. 21세기를 여는 첫해에 발생한 이 사건은 초대강국 미국의 힘이 점차 쇠퇴하는 것을 예고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아직도 미국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러나 세계는 더 이상 미국의 독주시대가 아니다. 지금 대항마 중국이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으며 시간이 흐르면 그 영향력은 더욱 더 커질 것이 예상되고 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해안에서 진도 9.0의 강진이 터져 강력한 쓰나미로 인한 재앙이 닥치고 원전비상이라는 대위기를 맞았다. 침착하고 지혜로운 일본 국민들이 하루빨리 국가적 재난을 극복하고 예전의 일상을 회복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그런데 이 3 · 11 동일본 지진 재앙은 역사의 흐름으로 볼 때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고 보여 진다. 최근 일본은 오랜 경제적 침체를 극복하고 막 일어서려는 참이었다. 그런데 찬물 끼언 듯 이번 참사가 터진 것이다. 이번 3 · 11 지진이 일본과 동북아시아 그리고 세계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이미 세계는 하나의 시스템아래 움직이고 있어 그 영향이 클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10년 만에 일어난 9 · 11과 3 · 11은 숫자에서 묘한 일치를 보이고 있다. 9 · 11이 일어났던 2001년은 신사(辛巳)년이었다. 3 · 11이 일어난 2011년은 신묘(辛卯)년이다. 두 사건의 시간 간격이 10년인데 사건이 일어난 날짜가 11이다. 숫자 11이 갖고 있는 상징성은 무엇인가? 숫자는 자연의 변화성을 상징하는 철학적 의미를 아울러 지니고 있다. 1은 시작이다. 이 1이 커져서 2, 3, 4, 5, 6, 7, 8, 9까지 커 나간다. 그리고는 최대로 분열하여 더 이상 분열할 수 없는 극도의 경지로 가는데 그것이 10이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시작하게 되는데 그것이 11이다. 따라서 11은 1과 같은 것이다. 1이란 새로운 상황의 시작이며 전혀 다른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것이다. 그것이 성장이든 쇠퇴든 간에 상관없다. 두 사건은 10년의 간격을 두고 있는데 하나는 9월에 하나는 3월에 발생했다. 상수(象數)철학에서 3은 동방을 뜻하고 9는 서방을 뜻한다. 3 · 11 지진은 동양의 일본에서 일어났고, 9 · 11 테러는 서양의 미국에서 일어났다.

한편 이번 3 · 11 동일본 대지진은 지진자체로 인한 피해보다도 초대형 지진해일 [쓰나미]의 피해가 더욱 컸다. 제트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밀어닥친 거대 지진해일로 많은 사람들이 한순간에 목숨을 잃었다. 너무도 가슴이 아픈 일이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과연 한날 한시에 죽을 동일한 운명을 갖고 태어났던 것인가? 결코 아니다. 이런 국가적인 재난이 아니었다면 그들의 개인적인 운명은 다 달랐을 것이다. 아마도 장수(長壽)할 사람, 부유(富裕)하게 살 사람, 장차 선생님을 할 사람, 군인을 할 사람 등등 천태만상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왜 그들은 한꺼번에 죽은 것일까? 한마디로 말하면 개인의 소운(小運)이 국가의 운이라는 대운(大運)에 흡수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운의 문제가 등장하는데, 운에는 개인의 소운(小運)만 있는게 아니라 그 개인이 소속된 가정이나 사회단체와 같은 중운(中運) 그리고 국가의 운이라는 대운(大運)이 있다는 사실이다.

운(運)의 승부(勝負)작용에 있어, 보통 소운은 중운에 먹이고, 중운은 대운에 먹힌다. 그리고 중운은 또한 대운에 먹히게 된다. 한마디로 작은 운은 큰 운에 흡수되어 버린다. 운 중에서 가장 큰 운은 천지대운(天地大運)이다. 그것은 한 국가 차원이 아니라 더 큰 운, 지구촌의 운이다. 지금 지구촌에 일어나고 있는 있는 빈번한 자연재앙과 역사의 변혁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천지대운이 바뀌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임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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