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문화마당

[KBS] 누가 유가를 움직이는가

2009.10.28 | 조회 2556

- 오일 쇼크의 배후
◎ 방송일시 : 2008년 7월 27일 (일) 밤 8시, KBS 1TV
◎ 연출 : 이강택, 박융식 PD / 글: 이강택 PD / 나래이션 : 문성근


■ 2008년 7월, 세계 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화물차 고속도로 시위(프랑스 파리)
프랑스 화물연대 시위
붐비는 미국의 통근 열차 안
지난해에 비해 대중교통 이용자는
10% 증가했다

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배럴 당 147달러까지 치솟더니 며칠 사이 20달러가 급락하는 등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요동치는 유가에 따라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의 시대. 세계 곳곳에서는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서민들의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람들의 일상도 변하고 있다. 대중교통이 불편하고 요금도 비싼 미국은 지난해부터 대중교통 이용객이 10%나 늘고, 자동차 판매는 8% 감소했다. 제3세계의 경우는 생존의 위기로까지 다가온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서민들은 한 끼 식사마저도 줄이고 있다.

현대인의 생활 전반에 깊숙이 침투해 널리 쓰이고 있는 석유.
현대 자본주의 문명은 값싼 석유를 바탕으로 형성된 것이었다. 이제 그 기초가 흔들리고 있다.
무엇이 유가를 치솟게 만드는가. 그리고 유가는 어디까지 오를 것인가. 고유가 시대, 우리는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 유가 급등의 배후 - 월스트리트


윌리엄 엥달
석유지정학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저명한 독립저널리스트.
최근 유가상승의
60%이상이 투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NYMEX(미국 상품선물시장)
석유는 단순히 원자재가 아니라
이미 글로벌 금융상품이다.

현재 세계 2위의 석유소비국이 된 중국. 2005년에는 석유 소비량이 7%나 증가했다. 서구 언론들은 중국이 2015년 제1위의 소비국이 될 거라며 한결같이 고유가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분석들은 현재의 유가가 급등하는 진정한 이유를 제대로 조명하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석유지정학 권위자로 손꼽히는 엥달. 그는 최근 유가 급등 폭의 60% 이상이 월가의 투기 탓이라 단언한다. 미 의회 청문회에서도 현재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석유 중 실수요에 기반한 것은 고작 29%, 나머지 71%가 투기라 밝혀진 바 있다.

석유 투기의 핵심에는 서브 프라임 사태로 엄청난 손실을 입은 금융자본 회사들이 존재한다. 미리 사들인 후 예측을 발표해 급상승을 유도한 다음, 거액의 차익을 챙기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골드만삭스다. 골드만삭스는 모건스탠리와 더불어 2007년도에만 에너지부문 거리에서 15조의 순익을 냈다. 그 뒤를 따라 640 종의 헤지펀드, 연기금까지도 투기에 뛰어들었다. 유가는 돈의 힘으로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 골드만삭스 거대한 순익의 비결은?


골드만삭스 건물 외경(미국 뉴욕 맨하튼)
올해 2/4분기 순익 2조 4천억의 대부분이
원유 트레이딩에서 나왔다.
올해 2/4분기 순익만 2조원을 올린 골드만삭스. 월가의 수많은 회사들이 서브 프라임 폭풍에 쓰러져 가는 가운데 유독 골드만삭스만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골드만삭스는 엔론 파산 후 트레이더들을 대거 스카우트했다. 아준 무티를 비롯한 신화적 트레이더들이 골드만삭스의 막강한 영향력의 한축이 되어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원자재 부문에 투자된 개인, 펀드 투자가의 60%가 골드만삭스의 GSCI를 통해 이루어진다. 2005년 골드만삭스는 카트리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15억 달러의 순익을 냈다. 골드만삭스 혼자서 유가의 10%를 변동시킬 정도의 막강한 힘을 보유하고 있다.
그 원천이라 의심받고 있는 것이 바로 자회사인 J-Aron. 에너지 트레이딩 회사였던 J-Aron은 현재 골드만삭스의 원자재 거래 부문 조직으로 편입되어 있다. 월 가의 거대한 손 골드만삭스. 에너지 관련 자회사의 내부정보를 이용하고, 자회사 시설들을 활용, 그들 간의 담합으로 가격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과연 그 진실은 무엇인가.


■ 루프홀(Loophole) ICE, OTC

금융자본들이 마음껏 투기를 할 수 있는 데에는 그러한 여건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NYMEX 원유선물시장에서는 현재 구매자가 실수요자인지 투기세력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가격 조작행위 방지를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가 반드시 감독위원회에 보고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투명성은 유지된다. 문제는 영국의 ICE이다. WTI의 30%가 거래되는 이곳은 세계화, 탈규제의 바람을 타고 등장한 역외거래시장이다. 이곳에서는 거래가 오로지 전산망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누가 얼마만큼 사고파는지 알 수도 없고, 보고할 의무도 없다. 규제의 공백지대에서 익명의 스크린 거리가 주로 OTC, 즉 장외시장에서 이루어진다. 골드만삭스, BP, Shell, Total 등이 공동으로 지분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는 ICE. 지난 2년간 거래량은 무려 2.5배나 급증했다. 감시도, 보고도, 제한도 없는 투기의 현장으로 엄청난 투기자본이 몰려들고 있지만 이를 막을만한 법적인 규제는 어디에도 없다.

■ 엔론이 남긴 구멍 - 유착과 규제완화


미국 하원의원 기자회견(2008년 6월 25일)
석유 투기세력 금지법안 발의를 발표하고 있다 투기와 가격조작을 적발하고 거래의 투명성을 감독해야 할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사실상 금융회사들과 유착해 규제를 완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CFTC의 무력화에 앞장 선 것은 한 때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꼽혔던 엔론.
회장 케네스 레이는 석유와 전력 트레이딩을 주력사업으로 키운다는 방침 하에 에너지 시장에 대한 규제를 대폭적으로 완화해달라는 청원을 제출했다. 여기에는 J-Aron, BP, Mobil 등 여덟 개의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동참했다. 당시 CFTC 의장 웬디 그램이 여기에 적극적으로 동조했다.
장외시장에서의 파생상품거래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에너지 거래는 공정거래법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그 직후 그녀는 엔론의 이사가 되었다. 그녀의 남편인 필 그램은 부시의 최측근인 텍사스주 상원의원. 엔론은 그에게 거액의 선거자금을 제공했고, 그 후 부시-고어 당선 판결의 혼란 속에서 마침내 2000년 말, 투기세력에게 전면적인 자유를 허용하는 선물거래현대화법이 제출, 통과되었다. OTC 파생상품거래가 무제한으로 허용되었고, ICE가 창설, 투기세력의 인프라 매입이 허용되었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유가급등의 뿌리가 된 것이다. 엔론은 무너졌지만, 그것이 남겨놓은 구멍은 지금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 버블은 꺼지지 않는다 - Big Oil과 부시의 커넥션


석유 채굴 장면(미국 텍사스)
미국 석유 생산의 절반을 담당하나
지속적으로 생산이 줄고 있다.
엑손 모빌 주주총회장 앞 시위
지난해 순익 440조 중 400조원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

최근 유가는 120달러 선으로 후퇴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투기세력이 위축된 탓일 뿐, 유가버블은 쉽게 꺼지지 않는다. 공급이 독점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OPEC 산유국의 생산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지만 Big Oil들은 근래 사상 초유의 이익을 누리고 있다. 5대 메이저 회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55%. 10대 업체의 점유율은 82%다. 세계 도처에 유전을 운영하고, 하루에 1000만 배럴의 생산력을 보유한 이들은 탐사, 정유 시설에는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 엑슨모빌의 지난해 시설투자는 43억 달러에 그쳤다. 반면 주가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에 들어간 돈은 400억 달러나 된다.
이들은 산유국들의 자원민족주의와 미국 내 환경규제 때문에 투자를 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여유생산능력이 부족해졌고, 수급상황이 타이트해져 투기심리가 촉발된다고 한다. 증산의 책임을 중동 산유국에게로 돌리며 실제로는 공급량을 일정 수준으로 묶어두는 저생산 고유가 전략을 통해 이윤을 얻으려는 속셈이다. 이들의 평균 채굴 비용은 배럴 당 20달러. 정유, 주유 부문에는 전혀 신규 투자를 하지 않는다. 높은 정유마진은 휘발유가를 상승시키고, 그것은 자연히 원유가 상승을 초래한다. Big Oil에 의한 공급 통제는 금융 투기가 마음껏 날뛸 수 있는 호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이제 Big Oil들은 환경보존을 위해 채굴이 제한되고 있는 알래스카를 노리고 있다. 에너지업체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부시는 그 누구보다도 유전 개발에 적극적이다. 그는 연방의회에 심해 유전과 알래스카 유전 그리고 유타와 콜로라도에 광범위하게 매장된 오일셰일을 개발하도록 촉구했다. 고유가로 떼돈을 번 석유재벌들에게 세금을 추징하려던 공화당과 민주당의 계획도 로비로 흐지부지되어 버렸다. Big Oil과 부시 행정부의 커넥션 하에서 투기 세력이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 저유가 시대의 종말,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유럽은 탈석유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독일. 유럽에서 유가가 가장 비싸지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혼란은 찾아볼 수 없다. 석유 의존도를 체계적으로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태양, 풍력, 바이오의 세 가지 대체 에너지의 상호보완체계를 갖추어 석유 고갈의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이 한국의 3배인 일본은 2차 오일 쇼크 이후 극도의 에너지 절약체제를 구축했다. 198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일본의 석유 수입량은 한 방울도 늘지 않았다.
반면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 정부는 고환율 정책 등으로 서민들에게 그 고통을 떠넘기고 있다. 게다가 30년 전에 시행했던 민간 소비 절약 조치만을 공허하게 되풀이하고 있다.
석유 고갈까지의 유예 기간은 길어야 40년. 우리의 선택은 과연 어떠해야 하는가.

이번주 KBS스페셜에서는 석유업자의 변명을 여과하지 않고 그대로 보도하거나, 외신보도의 내용만 요약하는 겉핥기식 보도에서 벗어나, 생생하고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해 투기 세력의 실체와 수법을 낱낱이 밝히고, 그들의 투기를 조장하고 방조하는 세력이 누구인지, 그리고 제도적 허점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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