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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HAN이 미래다!

2014.11.20 | 조회 1686

한HAN이 미래다!


한사상
김상일 지음 | 상생출판 | 2014년 3월 | 367쪽 | 25,000원

지난 1980년대는 우리가 본래 모습을 되찾기 위한 각성을 시작한 시간대였다. 을유년 해방 이후의 혼란기, 경인년 동족상잔의 한국전쟁으로 나라가 존망이 위기에 선 시기에 가장 중요한 화두는 생존이었다. 이후 재건의 시간대인 1960-1970년대 고도 산업화시기를 지나면서 우리는 서구 일변도의 사상적 편향을 겪어야 했다. 어느 정도 경제적인 기반을 이루게 된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정체성, 역사, 민족주의에 대한 각성, 한국사상에 대한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꽉 막히거나 공격적인 민족주의가 아닌 우리 사상의 특수성과 함께 세계적인 보편성, 그와 함께 우리 역사의 참 모습을 되찾으려는 시도들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그 흐름들 속에서 오늘 소개하는 김상일 교수의 『사상』 등이 발간되었다. 한 세대의 시간이 흐른 지금, 새롭게 출간된 『사상』은 지금까지의 오류를 바로잡고 좀 더 쉽게 우리의 참된 시원역사와 고유사상을 밝혀주면서, 대립과 분열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이 겪는 지금의 문제에 대한 원인과 해답을 제시해 줄 보물 같은 저서이다. 그는 머리말에서 “한은 여기서 우리 한민족의 멋과 힘과 꿈과 사랑이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이 한을 포기한다는 것은 우리의 삶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서 이 한이 강했을 때는 나라도 강했고 한이 약해졌을 때는 나라도 약했었다.”고 역설하고 있다.

책은 어떤 구성과 특징을 지니고 있는가

이 책은 총 3개의 부와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역사 속의 ‘한사상’에서는 수메르문명과 우리 한국문화의 관계를 역사 속의 ‘한사상’으로 엮은 것으로, 인류문명의 기원과 한의 문명이 같이한다는 점을 밝히려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수메르문명의 시원을 찾는 작업을 통해서 분명하게 전하고 있는 사실은 수메르-한국-아메리칸 인디언으로 연결되는 인류문명의 맥이 선명하게 밝혀 세워지지 않는 한 절대로 어느 학문도 신학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여기서는 문명과 문명 간의 유기적 관계성, 그리고 세계문명의 시원이 어디인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인류 초고대문명인 수메르인의 언어가 바로 우리의 언어와 가지는 친연성에 주목하면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의 사관은 민족주의 사관이라 해도 좋으며, 한의 사관이 지향하는 목표는 종교 간의 화해, 국제질서와 평화, 남성과 여성의 양극화 극복,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의 조화 등으로 차축시대1) 이래로 심화되어 온 대립과 갈등의 양극화 간격을 좁히고, 그것을 초월하여 어디에도 매임이 없는 자유인 상을 성취하는데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제2부 ‘한철학’적 신학에서는 ‘한’의 맥락에서 기독교를 재조명한 것이다. 특히 개인주의적이고 민족과 역사의식이 없는 무례한 기독교를 불가적인 개념인 ‘소승적 기독교’라고 하고, 기독교는 ‘대승적’ 차원에서 앞으로 내다보아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이 부분은 평소 지은이가 강의실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실려 있다고 하니 그 현장성에 주목해 볼 만하다). 그러면서 지은이는 그동안 숨겨졌던 ‘한사상’에서 나타나는 인격신 ‘하나님’을 재발견한 장본인을 기독교로 보고 있다(기독교를 제외하고는 유교나 불교에서는 인격신 신개념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사상을 종교적 입장에서 볼 때에는 기독교와 한사상의 관계가 일단은 긍정적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면서, 기독교와 한국문화 사이가 그렇게 상극이 된 원인을 기독교를 전파한 인간들의 문제로 보고 있다. 즉 오리엔탈리즘의 화신으로 인종차별주의자들인 서양 선교사들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신들 것 외에는 다 미개하고 없어져야 한다는 이분법적인 사고방식과 폭력적인 성향을 지닌 그들은 분쟁의 씨앗을 지니고 있어 늘 대립과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우리 언어로 푸는 여러 신학적 철학적 개념들과 민족종교와 ‘한사상’과의 관계를 서술한 부분은 우리의 시야를 좀 더 넓고 깊게 열어준다.

제3부 삶 속의 ‘한사상’은 우리 주변에 가까운 자료들로 평이하게 쓰여 있다. 한철학이 무엇인가를 알고 싶은 이는 이 부분을 먼저 읽는 게 좋다는 지은이의 추천이 있을 정도로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까운 우리들 실제 생활 속에 나타난 한사상을 응용한 부분으로 우리 문화를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을 읽다보면 우리 문화, 생활 그 자체가 한류임을 알게 된다. 우리의 땅, 언어, 시간관념, 멋, 맛, 음악, 의복 문화 등 한사상이 아닌 게 없음을 알게 되면서 노老석학의 혜안에 감탄을 하게 된다. 


그 중 ‘한의 꼴’이란 부분에서는 왜 우리들이 꼬이는 꼴(직선이 아닌 곡선, 더 나아가 나선의 꼴)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 고찰하고 있으며 우리 한복바지를 예로 들고 있다. 이 모습은 흡사 수학의 ‘뫼비우스 고리’로 그 의미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위상수학에서 다루는 뫼비우스 고리는 2차원적인 평면이 아니라 3차원적인 입체의 원리라고 한다. 즉 ‘꼬임’은 2차원의 천으로 3차원의 인체가 들어갈 수 있게 한 것으로, 서양식 양복은 2차원의 평면을 겹으로 마주 붙인 것에 불과하여 기거활동에 불편하다고 한다. 반면 3차원의 우리 한복 바지는 3차원의 인체가 그대로 들어가 있어 아무런 불편을 못 느낀다고 한다. 이런 꼬임의 미학은 현대물리학과 생물학에 나오는 소립자의 구조나 DNA구조도 나선형이고 은하계 역시 나선형의 꼴이라는 점에서 이는 적어도 수천 년의 시간을 두고 터득한 지혜라 말하고 있다.

또한 ‘한과 한恨’을 서술한 부분은 평소 우리의 정서를 잘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지은이는 한恨이 착한 마음씨와 관계없이 그에 상응하는 행복이 따라오지 않을 때에 생기는 수동적인 의미를 지닌다면, 원寃은 인생을 살아가려는 의지가 타인의 의지와 마찰을 빚어내어, 그 타인의 의지에 나의 의지가 무참히 짓밟힐 때 생기는 적극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서 증산 상제님의 ‘해원’의 가르침을 적시하고 있다. 즉 맺힌 한은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풀어주어야 즉 해원시켜주어야 진정한 우주적 그리고 사회적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이 맺힌 자는 ‘두고 보자’는 무서운 선언을 마음속에 내리고 보복의 대상을 찾아 “대대손손 씨를 남기지 말라”고 칼을 갈게 된다는 부분은 척신의 문제도 언급하고 있다. 또한 맺힌 한을 하늘의 하나님을 쳐다보고 푸는 것이 기도이고 예배라고 하면서 “맺힌 ‘한’은 하늘과 땅, 하늘과 인간이 맞닿을 때에 풀려진다. 하늘과 땅이 ‘하나’가 될 때 ‘한’은 풀어진다. 바로 여기에 한사상의 한이 ‘한恨’과 만나지게 된다. ‘한恨’이 맺혀진 것이라면 한은 푸는 것이다. 여기서 맺혀지고 풀려진다 함은 결코 시간상의 전후가 아니다. 한을 품었다 함은 이미 하늘을 품은 것이요 하늘은 동시적으로 이미 ‘한’을 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하늘과 사람의 마음이 완전히 ‘하나’가 되는 상태 바로 그것이다.”(321쪽)라는 탁견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다 부록에서 아메리칸 인디언에서 보이는 한사상의 모습도 담고 있어 지은이가 얼마나 성실하게 한사상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는지 알게 해준다. 전체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 되는 한사상으로 홍익인간 하는 인간중심의 사상과 원융 회통하는 통일사상이 가장 인상 깊었다. 지은이가 제시하는 한사상의 시작과 완성에는 『환단고기』와 증산 상제님의 진리에 힘입은 바가 크지 않을까 한다(책 본문 곳곳에 이런 가르침들이 녹아 있다). 

한사상의 개념과 내용은 무엇인가

그럼 한사상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좀 더 부연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한사상의 ‘한’은 ‘한국’, ‘한겨레’, ‘한글’, ‘하느님’, ‘한얼’ 할 때의 한으로서(韓, 桓, 汗, 恨, 咸, 丸 등으로 표기 가능) 국가, 민족, 사상, 생활 전반에 걸쳐 우리의 정체성正體性Identity를 규정할 때 쓰인 말이다. 한사상의 철학적 측면2)에서 ‘한’의 중요한 의미로는 1.하나(one), 2.많음(Many), 3.같음(Same), 4.가운데(Middle), 5.얼마, 대략(About) 등이 있고, 이 밖에도 무려 22가지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이 중 One/Many의 문제는 ‘일자一者’와 ‘다자多者’의 문제로 유교, 불교, 서양철학에서 풀려고 하는 숙원의 문제이다. 이는 보편과 특수, 신과 세계의 문제, 불교 삼론종에서 나오는 진제眞諦와 속제俗諦의 문제로 동서철학 공통의 해결 과제였다.3) 이는 철학의 문제를 떠나 교육, 신학, 경영이론, 수학 등 어디에나 부딪히는 문제인데 한사상은 이를 서양사상처럼 One/Many의 양극화를 심화시켜 오거나, 동양철학처럼 Neither/nor의 논리로 중용Middle의 길을 택한 게 아니라, 이마저도 파괴시키고 비결정적인 ‘어떤, 대략About’으로 넘어서는 데에 한사상의 극치가 있다고 한다. 이는 이미 전체가 완숙하여 파열됨으로써 개체 속에 전체가, 전체 속에 개체가 자유자재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동경대전』에 나오는 기연불연其然不然과 같은 사상이다. 그렇다 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는, 전체가 매 상황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사상은 한민족의 구성원들에게 삶의 의미, 가치의 표준, 희망, 꿈을 담고 또한 그것을 주기 위한 사상이다. 그러면서 철학을 역사학에서 분리시키지 않으면서 종래의 과학적 객관적이라고 하는 서구의 실증주의사관을 비판하고 있다. 즉 실증주의 사학자들이 말하는 과학적이라는 의미는 고전 뉴턴 물리학적 개념과 데카르트적 세계관으로서의 ‘과학적’이라는 점인데, 이미 뉴턴 물리학은 아인슈타인과 현대 양자물리학에 의해서 부정되어 버렸다.(1927년 코펜하겐 선언)4) 데카르트적 세계관도 현재의 포스트 모더니즘적 사상 흐름이나 동양사상으로 본다면 그 졸렬함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는 현재 드러난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에서도 역사란 역사를 서술하는 주관의 개입 없이는 불가능함을 알 수 있는데, 아직도 실증에만 매달리는 국내 역사학자들의 오류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역사사료와 사건을 배우고 연구한 후에 사관史觀이 생기는 법인데, 이를 뒤집어 나중에는 마치 자기 사관으로 객관적인 사실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드는 오만함을 보인다. 그래서 『환단고기』, 『규원사화』를 비롯한 우리 고유의 선가 계통의 역사자료를 현 국사학계에서는 일언지하에 신빙성 없는 자료들로 취급해 버린다. 그렇다면 이들 기록은 누가 무슨 목적으로 왜 기록했는지, 이들 기록들 사이에는 어떤 일관성이 있는지, 현재 우리 역사 영역 속에 넣을 순 없어도 우리 역사 영역을 넘어선, 또 다른 역사를 말하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질문을 가능케 한다. 현재도 그들은 여기에 확실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지은이는 『환단고기』에 나타나는 언어와 사상체계, 종교양식, 정치제도 같은 것을 차츰 발굴되어지고 있는 동아시아 고고학의 연구결과(홍산문명 등)에 맞추어 보고, 나아가 근동아시아(수메르 문명 등)에까지 확장하며 더 나아가 아메리카인디언에까지 한국학의 범위권에 넣고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시도 없이 쪼그라진 식민사관5)을 가지고 한국 상고사를 함부로 매도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한사상’은 역사학을 하는 태도에 있어서 이 작은 지구 위에 사는 인종들의 차별이 대동소이한 것으로 보고, 그 이유가 한 우주질서 속에서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 근거로 한국고대사와 수메르문명의 관계성, 고고학적인 발굴 결과와 함께 우리들 자신이야말로 가장 값진 실증 자료라고 한다. 우리는 우리들 자신이 역사 연구의 주체인 동시에 대상이며 우리의 잠재의식 원형Archetype 속에 이미 환단시대(단군성조의 옛 조선 이전의 환국과 배달시대)에 형성된 원형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언어와 행동관습으로 나타난다고 한다(이에 대해서는 제3부 삶 속의 ‘한사상’에 다양한 주제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문화의 상한선은 엄청나게 올라가는데, 역사 상한선은 소위 한사군, 기자조선으로 잘라버리면 서로 평행선이 길고 짧은 결과가 생기지 않겠는가 하며 무당은 엄연하게 존재하는데, 단군시대가 없다고 하는 것은 문화와 역사가 길고 짧아 절름발이 걸음을 걷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가 라며 비판하고 있다. 나와 우리를 하나로 보게 해주며 우리 됨을 확고하게 해주는, 그럼으로써 나와 너 우리가 하나 되게(HAN) 해주는 이 책을 열매 맺는 풍성한 가을에 열린 생각으로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정리 / 이해영(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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